정부의 기초단체간 행정통합 추진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공공서비스는 극히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80% 이상은 주민생활 밀착형 서비스이므로,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인위적인 행정통합은 대단히 위험스러운 발상"이라는 학계의 주장이 본격 대두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4개 시범 통합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는 경기 수원권(수원-화성-오산) 중 오산시 의회가 25일 시민들을 대상으로 행정통합에 따른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전문가 강연회를 가졌다.(사진)

오산시의회가 주관한 이날 강연회에는 지방자치 전문가인 대전대학교 안성호 교수가 초청돼 현 정부의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한 통합의 배경과 문제점 등을 집중 거론했다.

이날 강연회에서 안 교수는 "모든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道를 없앤다'. '통합시 체제로 추진한다'라는 미명하에 진행되고 있는 현재 정부 주도의 지방행정체제 개편 논의는 한마디로 중앙집권적 발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안 교수는 "이는 주민의 청원 해소, 발전 동력이 사라지는 등 지방자치와 풀뿌리 민주주의의 후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그는 "지방행정체제 개편과 자치행정체제와는 법률상 엄연히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법 인격 있는 자치단체에 비해 행정기관은 당사자 적격에 있어 결여의 문제가 원천적으로 있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특히 "이론적으로나 경험적으로, 수많은 전문가들의 수십년간에 걸쳐 이뤄진 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인위적인 대규모 통합으로는 행정의 효율성을 도저히 기대할 수 없다"며 "이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론에 이르러 안 교수는 "지방자치 선진국의 예를 보면 일선 기초단위 정부가 우리처럼 대규모는 없을 것"이라면서 "이번 행정통합 추진은 일선 자치정부의 강점과 장점을 깡그리 무시한 것이다. 아울러 법제도상 맹점, 미비점 등은 광역정부와의 협약이나 위탁 등을 통해 충분히 보완해 나가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산시의회(의장 윤한섭)는 이날 통합과 관련해 "인위적 통합 이후 자칫 불균형으로 인한 성장속도의 장애를 입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정부의 일방적이고 강제적, 획일적 통합 추진보다는 행정구역 경계조정 등 다각적인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며 정부의 전향적인 통합방향 전환을 주문했다.

특히 오산시의회는 "이번 통합 논의는 15만 주민의 의견과 입장을 최대한 존중, 정책결정에 반영해야 하는 등 충분한 시간을 갖고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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