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발굴을 맡은 연구원의 임원과 직원들이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받는가 하면 하지도 않은 설문조사 비용을 빼돌리는 등 문화재 발굴을 둘러싼 온갖 비리 행태가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울산경찰청은 거래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문화재 발굴 공기업 A연구원 G씨(62) 등 2명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출연연구원의 설립및운영에관한 법률위반, 뇌물수수 등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L씨(36) 등 다른 직원 3명과 이들에게 뇌물을 준 T중기업체 대표 K씨(49) 등 5명을 뇌물수수 및 공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G씨는 2005년 2월께 문화재 발굴 현장에서 T중기업체 대표 K씨에게 "높은 임대료로 장비사용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명목으로 250만원을 받는 등 여러 업체로부터 17회에 걸쳐 현금 1480만원을 받은 혐의다.

G씨와 함께 사전구속영장이 신청된 M씨(38)는 2006년 9월 인쇄물 납품업자 O씨(49)에게 "인쇄물을 높은 단가에 계속 납품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명목으로 950만원을 받는 등 여러 업체로부터 19회에 걸쳐 현금 1830만원을 받은 혐의다.

불구속 입건된 L씨 등 2명은 울산국립대 설립과 고속철도 역세권 기본구상 설문조사시 실제 설문조사를 하지 않았음에도 지인을 내세워 설문조사를 한 것처럼 서류를 위조하는 등 2회에 걸쳐 설문조사비용 230만원을 빼돌린 혐의다.

T중기업체 대표 K씨 등 2명은 문화재 발굴시 자기회사 중장비를 높은 임대료를 받고, 계속 사용해 주는 등 공사 편의를 봐 달라며 G씨와 직원 M씨에게 뇌물 490만원을 주고, 정관신도시 문화재 시·발굴현장 중장비 투입일수를 부풀려 237만원을 되돌려 받아 B대학교 학예사 K씨에게 제공한 혐의다.

공구업체 S씨는 문화재 시·발굴 현장에 사용되는 호미 등 공구를 계속 납품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명목으로 G씨와 M씨에게 140만원을 제공한 혐의다.

부동산업자 S모씨는 A연구원에서 아파트 부지 개발에 따른 문화재 표본조사 업무용역을 수행하는 것을 알고, 부동산 개발 정보제공을 조건으로 M씨에게 300만원을 준 혐의다.

경찰은 입건된 공기업 직원에 대해 이를 통보조치하는 한편 문화재 시·발굴공사 용역을 의뢰받은 기관에서 연구비, 출장비, 인건비 등을 허위로 청구하는 행위가 더 있는지 수사를 확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