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KBI, 원장 유 균)은 지난 7월부터 ‘비정규직 보호법’의 전면 시행으로 방송사들의 인력 운영 전략의 변화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대상과 규모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됨에 따라 방송산업 비정규근로의 실태와 문제점을 파악하고 정책과제를 제시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방송산업 비정규 근로의 실태와 문제점

보고서는 방송인력의 고용이 발생하는 노동시장을 크게 방송사 내부 노동시장과 방송사 외부 노동시장인 독립제작사 부문의 두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하고, 그동안 신고된 독립제작사 종사자 수와 방송산업실태조사 및 인구주택조사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추정한 방송산업 비정규직 규모는 개략적으로 41.7% 이상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보고서는 이어 방송산업 비정규직 대부분이 구체적인 노동계약서 없이 원시적인 고용관행에 따르고 있는데 이는 전반적인 고용의 질이나 안정성을 저하시키는 주요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또 고용의 해지가 고용자의 의사에 의해 전적으로 결정되는 문제와 불규칙적인 초장시간 노동, 과도한 임금격차, 임금 지급방식의 무원칙성 등을 주요한 문제점으로 꼽고, 특히 방송사 비정규직의 일부는 4대 보험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어 사회 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는 심각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시사점 및 정책과제

보고서는 ‘비정규직 보호법’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촉진하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비정규직 대량해고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어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존재한다면서 당장 해당 법률의 적용대상이 되는 300인 이상의 대규모 방송사업자들은 부담 경감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상시적 업무에 대한 외주화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독립제작부문의 영세성 개선 없이 외주시장의 외형적 확대가 이루어질 경우 프로그램 수준의 저하나 양질의 인력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독립제작부문의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외주단가의 현실화, 독립제작사의 저작권 보장 등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비정규직이 정당한 근로조건을 확보할 수 있는 법제도적인 방안으로 비정규직 해고에 대한 규제 강화, 특수고용관계 비정규직의 차별 해소를 위한 다양한 입법보호방식 강구, 비자발적 비정규직을 위한 사회안전망 강화 등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방송산업 비정규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과제 개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방송산업 노동시장의 정확한 규모와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정기적인 실태조사가 선결되어야 하고, 이에 앞서 방통융합환경에서 방송산업의 영역과 개념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기 실태조사의 경우, 전체 노동자의 근로실태와 비교 가능하도록 기본조사항목을 구성하여 방송산업과 관련산업 분야의 노동시장 상호연관성에 대해서도 검토할 수 있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