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희 의원에 대해 동아일보 기자들이 고발장을 접수한 뒤에도 최 의원이 자신의 거취문제에 대해 여전히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때맞춰 최 의원은 20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의원직을 유지한 채 법정 투쟁을 고수했다. 이날은 동아일보 여기자를 성추행하고 잠적한지 22일째이다.

그 동안 최 의원으로부터는 성추행과 관련해 아무런 공식 반응이 없었다. 이러다 보니 최 의원과 관련돼 확인되지 않은 온갖 소문만 난무하고 있어 혼란만 가중시켜 왔다.

당초 동아일보측은 최 의원이 사과와 함께 의원직을 사퇴하면 법적인 책임은 묻지 않겠다는 뜻을 누차 최의원측에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최 의원이 이에 응하지 않은 것을 보면 최 의원의 침묵은 곧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자는 강한 의지로 해석돼 왔다.

"소송 대비 사건 정황 파악...소송에는 의원직이 유리"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이와 관련해 "최 의원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항변할 엄두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본인 스스로 법적 대응을 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당직자는 "최 의원이 사건을 법정으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의 한 보좌관도 "최 의원이 법적대응 수순에 접어든 것은 상식선에서 판단할 수 있는 일"이라고 당연시했다.

최 의원이 이계진 대변인 등 사건 목격자들에게 당시의 여러 정황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 것도 소송에 대비한 차원이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제 최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를 하면서 본격 법적 공방에 맞대응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그러나 법적 공방을 피할 수 있는 길이 최 의원과 동아일보 사이에 아직 열려있는 만큼 속단은 이르다는 예측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