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에 참석하려는 시위대를 원거리 출발지에서부터 제지하는 것은 정당한 공무집행이 아니라는 취지의 법원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청주지법 제천지원은 한미 FTA반대 집회에 참석하려다 경찰과 마찰을 빚어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과 공용물건손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제천농민회 회원 김모씨(48)와 또 다른 김모씨(32)에게 각각 벌금 300만원과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들에게 적용된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범죄행위가 목전에서 행해지고, 그 행위가 인명이나 재산에 위해를 끼칠 긴급을 요하는 경우라는 구성요건을 갖춰야 한다”면서 “그러나 당시 집회가 서울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불법집회에 참가라는 범죄행위가 목전에서 행해졌다고 볼 수 없고, 금지된 집회에 참석하려는 행위가 인명이나 재산에 위해를 끼쳤다고 보기도 어렵다”면서 이 같이 판결했다.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하기 위해서 공무원의 공무집행이 적법해야 하지만 경찰의 상경집회 원천봉쇄는 부당한 공무집행이라는 취지다.

김씨 등은 지난 3월10일 제천지역 농민 30여명과 함께 서울에서 열린 한미 FTA 저지 범국민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상경하려다 경찰이 제천톨게이트 입구에서 제지하자 맨홀뚜껑을 경찰 지휘차량에 던져 차유리 파손하고, 김모(33) 경장에게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