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의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과테말라를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경쟁 국가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프레드 구젠바워 오스트리아 총리와 한국시각 4일 오전(현지시각 3일 밤) 제119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총회 개막식장에서 만났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현지 브리핑에서 "노 대통령이 구젠바워 총리와 가볍게 인사를 했고 푸틴 대통령과도 가볍게 포옹하듯 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소치는 준비 잘되고 있느냐'고 푸틴 대통령에게 인사했고 푸틴 대통령은 '아주 준비가 잘 되고 있다. 오랜만에 뵈서 반갑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과테말라시티에서 IOC 위원들을 상대로 올림픽 자국 유치를 위해 소리없는 경쟁을 펼치고 있는 3국 정상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만난 것은 이날이 처음.

천 대변인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이날 행사 후 리셉션 장소를 돌며 IOC 위원 60여명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고, 이중 20여명과는 포즈를 취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한 자리에 서서 자국 IOC 위원이 데리고 온 IOC 위원들과 인사를 나눠 노 대통령과 대조를 이뤘다.

특히 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먼저 자리를 뜬 뒤에도 "우리 국민들이 열광적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고 누구보다 잘할 것"이라며 IOC 위원들을 상대로 득표활동을 펼쳤다.

노 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장웅 IOC 위원과도 만나 반갑게 인사를 건넸고, 장 위원 역시 노 대통령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천 대변인은 또 "(대통령이 주로)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시는데 밤 11시가 넘어서까지 호텔 로비 바에 있는 위원들을 만나 인사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등 대화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종 개최도시는 한국시각으로 5일 아침 8시(현지시각 4일 낮 5시)에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발표할 예정이며, 노 대통령은 숙소에서 TV로 로게 위원장의 발표를 지켜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