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4일 "(이 총리의 거취와 관련)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이후 종합적인 보고를 받은 후 시간을 가지고 생각을 정리한 후 말씀이 있을 것으로 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총리는 이에 앞서 "부주의한 처신으로 누를 끼쳐 다시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노 대통령에게)사의를 표명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40분경 관저에 도착, 총리와 수석보좌관들과 대화를 나눴고 이후 총리의 요청으로 별도로 노 대통령과 이 총리가 20분 가량 면담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는 이병완 비서실장과 문재인 민정수석이 동석했다.

▲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은 14일 귀국하자마자 이해찬 총리와 만나 이 총리의 거취 등 정국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총리는 이날 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노 대통령은 이와 관련 청와대 참모진의 의견을 수렴한 후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30분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을 마치고 서울공항에 도착, 헬기편으로 청와대로 이동해 오전 10시쯤부터 청와대 관저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 총리를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들과 만났다.

청와대측은 이날 노 대통령과 이 총리의 회동에 대해 "통상 대통령의 해외순방 이후 청와대에서 `귀국 인사'를 가져왔으며, 이번에도 그런 차원에서 자리가 마련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이 총리가 노 대통령과 면담에서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노 대통령이 이 총리의 거취와 관련해 어떤 결단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귀국 직후 공항에서 부터 '골프파문' 내용 파악

노 대통령은 서울공항에 도착한 직후 이병완 비서실장으로부터 `골프 파문' 등 국내상황에 대한 간략한 구두보고를 듣는 등 `골프파문'에 대한 내용 파악에 들어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이 총리와 면담 직후 이병완 비서실장과 문재인 민정수석 등으로부터 `골프파문' 이후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여론 추이 등을 보고받을 계획이다.

▲ 이해찬 국무총리

특히 3.1절 골프파문에 대한 조사를 담당했던 문재인 민정수석은 이번 사태가 `내기 골프는 인정되나 로비 골프는 아니다'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 수석은 이와 관련 "그동안 이 총리가 골프를 통해 로비에 휘둘리지 않았다는 점은 우리가 여러차례 밝혔었고, 내기 골프 등 다른 사안에 대해선 맞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평소보다 30분가량 이른 오전 8시쯤 정부 중앙청사로 출근했고 오전 9시에 국무회의를 주재한 후 노 대통령과의 귀국인사를 겸한 면담을 위해 9시40분쯤 청와대로 향했다.

이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농림부의 수입쌀 시판과 관련된 구두보고를 받고 당부의 말을 했지만 골프파문과 거취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