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5.3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후보 선정 방식을 둘러싸고 논란을 벌였다.

13일중앙당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허태열 사무총장)가 여론조사 등에서 후보간 지지도가 현저하게 차이날 경우 경선을 건너뛸 수 있도록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자 일부 의원들이 경선 원칙에 위배된다며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허 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심사위가 결정한 광역단체장 및 기초단체장의 후보 선정 방침을 보고했다.

1단계(서류심사 및 ARS 설문조사)와 2단계(면접·후보간 토론·여론조사)를 통해 후보군을 추린 뒤 3단계에서 경선을 실시토록 한 것이 골자다. 공천심사위는 또한 각 단계별로 후보간 지지도에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경우 공천심사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시 예외적으로 경선을 거치지 않고 후보를 선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경선 배제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러나 이같은 조건부 경선 배제는 현재 당헌·당규상 광역단체장 후보 선정은 전략지역 등을 제외하고 경선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것과 배치된다. 당헌상 경선 참여자를 3인 이내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출마자가 난립하는 지역의 경우 후보군 압축은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경선 절차 자체를 생략하는 것은 당헌·당규에 명백히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경기지사 출마를 준비중인 김영선(고양 일산을)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당헌 당규에 명시돼 있는 경선 원칙에 배치되는 처사”라며 강력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희룡 최고위원도 “후보군을 좁히는 것이야 문제될 게 없지만 경선 배제는 당원과 대의원들의 권한을 침해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결과가 불보듯 뻔한 지역조차 경선을 실시하는 것은 소모적인데다 경선 과정에서 후보간 신경전 등 불필요한 불협화음만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는등 논란이 일자 공천심사위는 이런 방침을 좀 더 가다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