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채권추심업자에게 범인의 위치를 수시로 알려주고 뇌물을 받은 경찰이 무더기 검거됐다.

울산지검 특수부는 7일 부도 이후 도피생활을 하고 있는 한사랑투자금융 기획실장 유모(39)씨의 소재를 알려주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부산남부경찰서 조모 경감과 해운대경찰서 정모 경사, 마포경찰서 배모 경위를 구속기소하고 마포경찰서 김모 경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유씨를 다섯차례나 납치 감금해 폭력을 휘두르고 결국 피해자를 숨지게 한 혐의로 부산 모 관광호텔 회장 안모(58)씨와 납치에 가담한 조직폭력배 등 8명을 구속기소, 4명을 수배,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수사결과 조 경감은 안씨로부터 유씨에 대한 소재수사를 청탁받고 2002년 6월 유씨의 위치를 알려주는 대가로 45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다. 또 지명수배 중인 유씨의 소재를 파악해 놓고도 경찰로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도 추가됐다.

정 경사는 2002년 8월 안씨로부터 청탁을 받고 채권 회수금의 15%를 받는 조건으로 칠성파 조직원 2명(여모,27 외 1명)을 소개해유씨를 체포 감금하도록 방치한 혐의다.

이밖에도 마포경찰서 배모 경위는 750만원의 뇌물을 받고 부하직원 박모 경사와 김모 경장과 함께 허위의 사기첩보 수사를 명목으로 5차례에 걸쳐 유씨 가족들의 통신자료를 조회하고 건강보험 급여내역 등을 조회하는가 하면 유씨의 소재를 촬영해 안씨에게 제공하고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수사기록을 소각하는 등 사실상 불법채권추심업자들의 심부름 역할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관련 경찰들은 뇌물은 대가성이 없는데다가 정당한 수사진행을 했다며 혐의내용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유씨는 99년 3월부터 9월까지 부산에서 한사랑투자금융 기획실장으로 있으면서 전국의 15개 지점을 통해 2만여명으로부터 2,584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지명수배돼 도피생활을 해오다 안씨에게 5차례나 납치폭행을 당해오다 지난해 8월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