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용석 편집국장

국가 공기업 감사 21명이 지난 14일 멀리 중남미로 세미나를 하러 외유길에 나섰다가 여론의 질타가 빗발치자 급거 귀국길에 올랐다는 소식이다.

이들은 공공기관 감사업무 혁신을 위해 만든 감사포럼 첫 행사를 관광지인 ‘이과수 폭포’로 문화 탐방차 떠났다는 것인데 그러나 명목만 ‘공공기관 감사 혁신포럼’일 뿐, 실제로는 남미 여행을 포장하기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는게 중론이다. 게다가 1인당 여행경비만 800만원, 이는 전부 소속 공기업·공공기관에서 부담한 것.

더구나 이들 당사자들의 법적 지위는 낭비성 경비를 감시해야 할 감사들이 아니었던가?

감사들 스스로 공기업의 경비로 해외 여행을 즐기고자 외유길에 나섰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현 정부의 공기업·공공기관의 감사 자리가 보은성 인사의 핵심자리인 것을 감안하면 기강 해이의 정도가 아니라 무식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기업의 감사는 소속 기관의 회계감사와 직무감찰이 그 책무이다. 정부 산하 공기업-공공기관을 위시해 지방공기업까지 방만한 운영과 도덕적 해이로 인해 국민적 지탄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해당 기관의 감사가 제 역할을 담당하지 못한 것에 크게 기인할뿐더러, 특히 감사는 해당 공공기관의 비효율적 운영, 부패와 도덕적 해이를 견제해야 할 중심에 있으며 그 책임 또한 막중하다.

따라서 이번처럼 공기업 감사들이 ‘예산낭비’를 조장한 행태는 자신의 직무를 망각함은 물론 국민들로부터 비난받아 마땅하다.

지난 외환위기 당시 IMF와 IBRD등 국제기구들은 한국 공공기관의 상임감사 제도를 없애라고 충고한 바 있다. 하지만 정치권과 관료들은 공공기관 인사의 주도권과 퇴직 이후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공기업 감사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실정.

이번 사태와 관련해 주무부처인 기획예산처는 공기업 감사들의 외유성 출장과 관련, 출장의 성격과 경위 등을 파악해 구체적인 처리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현재 사실관계 확인과 함께 적절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도 인사권자인 노대통령의 공개 사과와 함께 공기업 감사의 전문성 유지를 위해 공기업 감사 정치인 참여제한을 위한 입법발의를 추진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서민들을 생각한다면 도저히 있을수 없는 일이다.
대우좋은 공기업의 그것도 기관장 다음으로 2인자인 감사직! 

물의를 빚은 감사 대다수가 억대의 연봉을 받고 있다고 한다. 산업은행 등 일부 금융공기업 감사는 연봉이 무려 4,5억이라고 한다. 평범한 소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상상도 못할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다.

공기업이 이렇게 물이 좋다 보니 오죽하면 '신이 내린 직장'이라고 불리겠는가? 

일련의 몰염치 행각은 그야말로 ‘신이 내린 죄악’일 뿐.

가진자들이여! 제발 겸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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