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씨는 한나라당을 탈당할까?

탈당할 수도, 안할 수도 있다.

탈당을 재촉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손학규씨와 한나라당의 주류는 이념적, 지역적으로 거리가 있다. 그래서 손학규씨가 한나라당에서 1등 하기는 어렵다. 문밖에서도 가출을 유혹하는 냄새가 솔솔 난다. 여당 후보감 1위는 결코 떨쳐버리기 쉬운 유혹이 아니다.

잔류하도록 붙잡는 요인도 만만치 않다.

손학규씨는 한나라당의 전신인 민자당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따지고 보면 이명박씨, 박근혜씨보다 손학규씨가 한나라당에 뿌리가 깊다. 손지사의 이념적, 지역적 기반이 여권의 주류와도 일치하지 않는다. 손학규씨는 중도적이고 통합적인 반면 그들은 훨씬 좌파적이고 원리적이다.

안에서 당기는 힘이 클까? 아니면 밖에서 당기는 힘이 클까?

현재로서는 양쪽의 크기를 정확히 비교할 수는 없다. 앞으로 펼쳐질 정치상황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손학규씨에게 유리한 두 개의 상황이 가능하다.

하나, 여권이 완전히 사분오열되고 대통령 후보조차 낼 수 없는 상황.

마치 4.19 직후 자유당이 몰락하고 그때까지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구파 신파로 갈라졌던 상황처럼.

이 경우 손학규씨는 부담 없이 중도적인 영역으로 뛰쳐나가 나만의 집을 지을 수 있게 된다.

둘, 여권이 힘을 얻어 박빙승부의 국면이 도래하고 박근혜씨와 이명박씨는 지리한 공방 속에서 동반하락하는 경우.

2002년에 이회창씨가 한나라당의 후보로 선택되자 마자 여권은 집중포격으로 이회창씨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자신들의 후보를 영웅으로 만드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이런 상황이 다시 올 수도 있다. 이때쯤이면 한나라당 지자들의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한나라당에 플러스알파를 가져다 줄 참신한 후보로 손학규씨를 선택하는 전략적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손학규씨가 진가를 발휘하게 되는 때이다.

그렇다면 손학규씨의 선택은?

문제는 위의 두 상황이 진짜 도래할 건지, 도래한다면 어느 케이스가 될 건지가 본 게임이 임박한 아주 늦은 시기에나 윤곽이 드러난다는 점이다. 그래서 손학규씨는 너무 빨리 링 위에 오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한나라당 경선이 끝나는 순간 상황은 다시 시작된다. 지금 판을 뒤집기 위해 혼자 애쓸 것이 아니라 나중에 판이 뒤집힐 경우 모두가 기꺼이 손학규 리더십을 다시 음미할 수 있도록 사전작업을 해 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본인은 때가 올 때까지 열심히 서민의 눈물을 어루만지며 블루오션을 항해하고 있으면 된다.

손학규씨를 가까이 지켜본 지식인들은 한결같이 상품성을 최고로 친다.

균형 잡힌 생각, 굽힐 줄 모르는 인내력, 어떤 이야기도 순하게 듣는 큰 귀, 국가 최고지도자로서 지녀야 할 소중한 덕목들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기회만 온다면 이 소중한 자산들이 반짝반짝 빛날 것이다.

시사타임  webmaster@sisati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