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화성서부권의 현안을 대하면서, 줄 곧 드는 한가지의 생각이 있다. 그것은 바로 불균형이다. 마치 아이가 세상에 나와 빠르게 세상을 익히며 머리가 성장해 가는데, 그 머리를 받치고 있는 몸에 살이 붙지 않고 메말라가며 급기야는 성숙해져가는 머리를 감당하기 버거워 보일정도로 나약한. 그래서 무언가 불안하고 불균형한... 그런 불편한 마음이다.

최근 남양권 온라인카페를 가장 뜨겁게 달군 것은 바로 남양에 새로이 들어서는 레미콘공장에 관한 내용이다. 사실은 내용을 확인해 보니 새로이라고 적었지만 기존에 허가된 공장을 레미콘으로 업종 변경하여 추가 승인된 상황이었다. 카페에 몰린 민원과 청원의 분위기에서 보듯. 우리 사는 인근에 아니 코앞에 레미콘 공장이 들어선다는 것은 참으로 고통스런 현실이다. 대형레미콘 차량이 쉴 새 없이 오갈 것이고, 인근에는 온통 그 희뿌연 가루가 켜켜이 쌓여가고,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먼지와 분진이 내 가족과 고사리 같은 아이의 몸 안에 해로움을 입힐 것이 자명하여 밤잠을 못 이룬다는 청원이 빗발친다.

이것은 최근 각종 매체에서 다루는 남양 뉴타운의 비젼과는 사뭇 다른 청사진이다. 남양은 풍부한 역사적 전통위에 새롭게 거듭나는 그야말로 뉴타운이다. 그런 도심 가운데에 기존레미콘업체에 덧대어 새로운 레미콘공장이, 흔한 환경영향평가 한번 없이 승인되었다는 사실은 입주민과 뉴타운 입성을 앞둔 주민들에게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변경승인에 관한 법적 테두리만으로 시민의 원성을 피하기는 어렵다. 그 어느 것에도 앞서야 할 시민의 행복할 권리 앞에, 낡은 행정편의가 낳은 비극이다.

연관된 모든 관계자들은 지금이라도 주민의 생활권과 밀접하지 않은 새로운 이주터를 찾아 이동 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해득실과 현실적인 여러 문제들에 봉착하겠지만 뉴타운 개발로 인구 유입을 앞둔 신도시에서 피할 수 없는 성장통이다. 반드시 관철시켜야 할 시급하고도 시급한 사안임을 명심해야 한다. 

얼마 전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동탄 부영아파트 부실시공건으로 긴급기자회견을 한 적이 있다. 화성시는 동탄에 즉각 이동시장실을 개소하여 적극 해결의 의지를 보였다. 그런데 이 부영아파트가 향남에도 있다. 온전할 리 없다.  어찌 보면 사태가 더 심각해 보였다. 부영2차 입주민들의 온라인 카페에 들어가 보면 화장실에서 타일이 와르르 쏟아지고, 벽이 갈라지고, 벽면 선반장이 떨어져 유리가 쏟아지는 사진들을 볼 수 있다. 베란다가 틀어지고 바닥이 솟아올랐다는 게시물도 있다. 최근 보도된 신문매체기사에는 7~8개월 가까이 무서워서 화장실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인터뷰 기사도 있는데, 집이 그야말로 휴식처가 아닌 흉기가 되어 무섭다고 호소하고 있다. 

그에 반해 책임자급인 부영과 화성시의 대처는 서운할 정도로 미온적이다. 시민들에게서 자연스레 임대아파트에 대한 차별이 아니냐는 볼멘 서운함이 나오는 것을 결코 탓할 수 없다. 하루빨리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배치하고, 체계적인 피해조사와 더불어 안전사고에 대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더 이상 시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기업이익만을 앞세운 구태적 기업정신으로는 지역에서 주민과 상생할 수 없게 된다. 결국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은 시민의 행복과 안전 그리고 재산권을 보존하는 시민중심주의로 지방행정과 기업정신의 변화가 있어야 모두가 꿈꾸는 새로운 화성. 사람이 먼저인 (신) 화성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시민의 상처가 깊어지기 전에. 모든 관계 인원들은 문제해결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2017년 11월 21일

더불어민주당 화성갑 지역위원장 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