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1.15대책을 시작으로 1.31대책까지 연이은 부동산 안정화 대책으로 수도권 아파트값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전셋값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도권 전셋값은 거침없는 상승세다.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www.DrApt.com)는 정부가 집 사지 말고 기다리라고 한 11.15대책 이후부터 올해 2월 9일 까지 수도권 전셋값을 조사한 결과 이 기간 수도권 전셋값은 평균 2.30% 오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005~2006년 비슷한 기간(05.11.15~06.2.10)에 조사된 수도권 전셋값 변동률(1.68%) 보다 0.5% 포인트 이상 높은 것이다.

11.15대책 이후 2월 초까지 전셋값 오름폭이 가장 큰 곳은 인천이다. 평균 3.74%가 상승했다. 이어 경기가 2.75%, 서울은 1.95%, 신도시는 1.65% 순이다. 인천은 연수구(8.75%)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크게 올랐다. 송도금호어울림 55평형 전셋값은 11.15대책 발표 당시 평균 2억2천5백만원 선 이었지만 2월 초 조사에서는 1억원이 올라 3억2천5백만원을 기록했다.

경기도에서는 안산(11.57%), 의왕(4.64%), 의정부(4.63%) 순으로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했다. 특히, 안산의 경우 사동, 성포동, 선부동, 원곡동, 고잔동 등은 전셋값 상승률이 10% 이상이다.

서울은 금천구(3.98%), 성북구(3.34%), 중구(3.25%) 순으로 전셋값 상승이 컸으며, 신도시는 평촌(3.18%), 중동(3.07%), 일산(2.20%) 등에서 신도시 평균 상승률을 웃도는 변동률을 기록했다.

11.15대책 이후 거침없이 전셋값이 오르는 이유는 한마디로 수요에 비해 전세물건이 없기 때문이다.

시장에 전세물건이 없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재계약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집값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청약가점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으로 지금보다 저렴하게 아파트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현재 전세세입자들이 전세계약 기간을 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지난해 10~11월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집을 구입했기 때문이다. 이 당시 집을 구입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수요자로 전세 물건이 시장에 나오지 않고 있다.

세 번째 이유는 재건축 이주수요에 따른 것이다. 경기 의왕, 과천의 경우다. 특히 의왕의 경우 1천가구가 넘는 대우사원 아파트가 이주를 하고 있어 의왕시의 전셋값이 들썩이고 있다.

전세도 억대 상승

조사기간 동안 50평형대 이상 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억대로 오른 단지들도 등장했다. 용산구 한강로3가 대우트럼프월드3차 57평형은 11월 중순 전셋값이 4억3천5백만원에서 현재는 6억3천5백만원으로 2억원 이상 올랐다.

용인시 보정동 죽전자이 2차 59평형의 전셋값이 1억3천만원 올라 2월 초 현재 2억8천5백만원 시세이며, 안산시 사동 금강1차 54평형은 전셋값이 1억 올라 2억6천5백만원 선이다.

억대 전셋값 상승의 경우, 서울은 실제 거래된 가격보다는 호가인 경향이 높은 반면, 경기와 인천의 경우는 실제 거래되면서 전셋값이 오른 경우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닥터아파트 이영호 리서치팀장은 “현재 아파트 시장은 매매보다는 전세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있는데다 지난 해 무리한 매수 수요 때문에 전세 물건이 부족해 전셋값 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