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업무보고 받아

시사타임l승인2006.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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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대통령입니다.' 2002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한 때 유행했던 슬로건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 슬로건과 꼭 맞는 방식으로 국민고충처리위원회(고충위)의 올해 업무보고를 받아 화제다.

노 대통령은 13일 고충위를 직접 방문해 민원을 제기한 적이 있는 국민들과 함께 올해 고충위의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날 업무보고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민원을 제기했던 국민 대표들이 노 대통령과 함께 업무 보고를 받는다는 점 외에도 대통령이 주재하는 올해 첫 업무 보고라는 점 때문이다.

청와대는 올해부터 서면 보고로 부처의 업무보고 방식을 바뀌고 개별 부처의 보고 행사도 생략키로 했으나 고충위는 특별히 노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따로 대면 보고를 받기로 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국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창구라는 점에서 고충위 활동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고충위를 잘 이용하고 활성화한다면 행정 서비스가 더욱 적극적으로 제공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고충위 업무보고는 대표로 참석한 민원인들이 자신의 사례를 발표한 뒤 대통령과 고충위 위원장, 관련 부처 장관들이 토의를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민원인의 사례 발표에는 고충위를 통해 잘 해결된 민원도 있지만 고충위 자체의 한계로 원활하게 해결되지 못한 내용도 섞여 있어 다양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말소등록, 고충 많습니다

민원인 박순철씨(61)는 사업 부도로 차량 2대가 채권자 손에 넘어갔음에도 자동차 명의가 이전되지 않아 자동차세 등 관련 부담금을 계속 부과 받고 있었다. 박씨는 고충위에 민원을 제기, 차량 2대가 없어진 사실을 인정 받아 자동차세 취소 결정을 받을 수 있었다.

지난해 고충위가 처리한 민원 2만3211건 가운데 자동차 관련 민원이 2088건이었다. 이 중 자동차 말소등록에 관한 것이 1561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 외에 자동차 관련 민원은 자동차세와 환경개선 부담금 관련이 많았다.

자동차 말소등록은 자동차 번호판을 반납하고 폐차증명서 등 말소등록을 증명하는 서류가 있어야 가능하다. 자동차가 없어진 상태에서는 말소등록이 어렵다. 문제는 말소등록이 되지 않으면 자동차세, 환경개선 부담금 등 관련 부담금이 계속 부과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고충위는 건설교통부에 자동차 말소등록 제도 개선을 권고, 자동차가 없는 상태에서도 해당 시도지사가 여러 가지 정황을 판단해 말소등록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도록 했다.

또 고충위 권고사례를 참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체적으로 자동차 말소등록 관련 민원을 처리하도록 조치했다.

다가구주택 6세대에 국민주택은 1채만 공급

민원인 한상국(37세)씨는 6세대가 함께 사는 다가구주택이 단독주택으로 분류돼 재개발에 따른 철거의 대가로 국민주택 1채만 공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민원을 제기했다.

고충위는 한씨의 민원이 합당하다고 판단, 해당 구청에 한씨가 살던 다가구주택 6세대에 국민주택 6채를 공급해주라고 권고했으나 해당 구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현재 행정소송 중이다.

고충위는 1994년 발족한 이후 12년간 7475건의 민원에 대해 시정권고를 내렸으며 이 가운데 3.8%인 282건만이 이번 경우처럼 피신청기관에 수용되지 않았다.

고충위의 권고가 수용되지 않은 이유는 법령 해석상 차이가 있거나 소송·심판 결과가 다르거나 공익정책 목적상 수용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고충위는 행정기관이 감사원 감사시 지적될 것을 우려해 법령해석을 소극적으로 해 고충위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감사원 감사시 행정기관의 시정권고 불수용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점검과 지도를 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고충위는 이번 민원과 관련, 서울시에 대해 다가구주택도 다세대주택과 똑같이 세대별로 국민임대 주택 입주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수사,  민.형사 사건은 고충위가 처리 곤란

지난해 고충위에서 처리한 2만3211건의 민원 중에서 24%인 5591건은 고충위가 직접 해결하지 못하고 관계기관에 이송·이첩했다. 이송·이첩한 민원 가운데 3277건이 민사, 형사, 법무 관련 민원이었다.

고충위는 이러한 민원은 조사가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해당기관으로 이송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민원이 제 3의 기관이 아닌 민원을 유발시켰던 기관으로 이송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민원을 발생시켰던 기관이 고충위로 갔다 되돌아온 사안의 시시비비를 직접 가려야 하기 때문에 불합리한 측면이 있으며, 자칫 민.형사 사건의 경우 권리구제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고충위는 관련부처와 협의해 해당기관에 독립적인 성격의 민원처리 기구를 설치되거나 고충위 관련 법을 개정, 권리구제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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