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의 사생활 침해 장소에 교사들의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설치된 CCTV를 훼손한 것은 무죄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장모(53)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인 원심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2012년 대전의 모 센터내 어린이집 학부모들은 보육실 내에 CCTV를 설치할 것을 센터 소장에게 요청했고, 이에 따라 교사들의 반대에도 일방적으로 보육실과 복도 등에 총 20대의 CCTV를 설치했다.

그러나 CCTV는 교사들이 출입하는 화장실 입구와 교사의 개인 사무공간, 교사가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컴퓨터의 모니터 까지도 촬영할 수 있는 위치에 설치됐다.

이에 노조 지부장을 맡고 있던 장씨는 CCTV 설치가 단체협약을 위반한 것이라며 교사들에게 비닐봉지로 카메라를 가리라고 지시했고, 소장이 비닐봉지를 제거할 것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하자 장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1심은 "CCTV 설치에 절차상 하자가 있더라도 어린이집에 다니는 원아들의 안전을 위해서 설치·운영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당사자들의 동의나 단체협약없이 CCTV를 설치했고 장씨는 노조 지부장으로서 교사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CCTV에 비닐봉지를 씌운 점 등을 감안할 때 정당성이 인정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보육은 영유아의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제공돼야 한다"면서도 "CCTV 설치를 통해 확보되는 영유아의 이익이 교사들이 일방적으로 CCTV 촬영 대상이 되지 않을 이익에 무조건 우선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결국 대법원도 2심 판결에 손을 들어줘 최종적으로 무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