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오포 인.허가 비리 ‘파편’ 어디까지 튈 것인가

청와대 · 감사원 개입 이유가 초점 권용석 기자l승인200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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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광주 오포읍 전경
 

경기 광주시 오포읍 아파트 인.허가 비리사건이 권력형 게이트로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 인사수석실과 감사원이 건설교통부에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속속 드러나 검찰의 조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이 사건은 건설업체들이 한나라당 출신 지역 국회의원과 광주시장, 경기개발원장 등에게 거액의 뇌물을 주고 불법을 저지른 토착비리로 치부됐었다. 그러나 뒤늦게 전 청와대 실세가 개입한 정황이 밝혀져 사건의 몸통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사건은 먼저 건교부가 오포지역 개발계획에 대해 ‘불갗에서 갑자기 ‘승인’으로 입장을 바꾼 것은 ‘권력의 외압’을 들지 않고선 설명키 어렵다.

구속된 건설업체 브로커는 평소 알던 정찬용 당시 청와대 인사수석에게 아파트 인허가와 관련한 민원을 제기했고, 인사수석실에서 건교부 담당국장에게 인허가가 가능한 지 묻고선 ‘불갗라는 대답을 듣자 담당국장을 청와대로 불러 그 이유를 설명케 했다는 것이다.

감사원 역시 ‘처벌’운운하면서 건교부측에 인.허가를 내주도록 종용을 했다는 게 검찰 조사 결과다. 이쯤 되면 압력의 수준을 넘는다. 아무리 소신있는 공직자인들 공무원 인사와 징계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인사수석실과 감사원의 압력을 어떻게 뿌리칠 수 있었겠는가. 실제로 이 담당자는 불가를 고수했다간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게 뻔해 승인해 줬다고 밝혔다.

정 전 수석이 자신의 업무와는 전혀 무관한 아파트 사업에 끼어든 것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정 전 수석이 브로커의 청탁을 받고 “청와대 민원실에 접수하라고 했다”는 해명과 달리 청와대 조사결과 접수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난 것 또한 석연치 않다.

더구나 오포지구 현지에서는 여권실세의 개입설이 끊임없이 나돌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이 정 전 수석과 감사원 관계자들의 위법여부는 물론, 또 다른 권력실세의 개입설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에 대한 서면 조사를 실시해 한현규 경기개발연구원장으로부터 빌린 돈 5000만원의 대가성 여부를 조사하였다.

지난달 28일 검찰 관계자는 “추 장관이 장관 취임 두 달 전인 올 2월 한씨로부터 빌린 5000만원의 대가성 여부와 건교부의 오포읍 지구단위계획 변경과정에 영향을 끼쳤는지 등을 서면으로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와 함께 강동석 전 건교부 장관과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도 조만간 불러 감사원 감사 이후 지구단위계획에 대한 건교부 입장이 바뀌게 된 경위와 지구단위계획과 관련된 민원을 받은 경위를 각각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번 사건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개발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오포읍 일대 건설공사와 관련,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이 지역 국회의원과 시장, 시의원 등이 건설업체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줄줄이 구속 기소됐다.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개발연구원의 한현규 원장이 지난달 4일 구속된 것까지 포함하면 지금까지 5명의 정.관계 인사, 건설 브로커 등이 구속됐고, 돈을 건넨 시행사 대표 2명이 불구속기소됐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이 주고받은 뇌물.부당 이득 액수만도 50억원에 이른다.

오포읍 지역은 분당과 맞닿아 있고, 용인 수지와 광주를 연결하는 국도가 관통하는 등 개발 수요가 큰 곳이다. 판교 신도시와도 5㎞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그러나 '수질오염총량제' 등 정부의 개발 규제 정책으로 지난 5년간 개발이 억제돼 왔다.

수질오염총량제는 환경부 장관이 오염물질 배출총량을 정한 뒤 해당 시.군수가 이를 지킬 수 있는 한도 안에서 해당 지역의 아파트 등의 건축을 허용하는 제도다.

광주시는 2007년까지 아파트 8000세대를 추가로 짓기로 지난해 환경부와 합의했다. 이 물량은 업체들이 광주시에 짓겠다고 신청한 4만 세대의 20% 수준이다. 광주시는 8000세대 중 일부를 각 업체별로 배분했다. 결국 업체들은 아파트 건축 인허가를 받기 위해 치열한 로비전을 펼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포 비리, 전 청와대 인사수석 다음엔 누구?

광주 오포 일대의 아파트 건설을 둘러싼 비리 의혹이 차츰 권력의 실세, 권력의 중심으로 번져 가고 있다. 지난해 여름 정찬용 당시 청와대 인사수석이 정·관계 인사에 대한 로비를 맡은 건설회사 브로커의 청탁을 받았다는 사실, 감사원이 개입해 건설교통부를 흔들어 당초의 ‘허가 불갗를 ‘허가 갗로 돌려놓았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 밝혀져야 할 의문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인사수석실이 자기 업무도 아닌 아파트 개발사업에 왜 끼어들었고, 얼마나 개입했느냐는 것이다. 인사수석실은 공식 민원 처리 절차를 밟지 않고, 과천에 있는 건설교통부 담당 국·과장을 청와대로 불러들여 직접 설명을 들을 정도로 건설회사의 청탁에 ‘성의’를 보였다.

둘째, 감사원과 관련된 문제다. 당초 오포 지역에 2000여 가구의 아파트를 짓겠다는 계획에 대해 건교부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이 허용하고 있는 면적(20만㎡)을 넘어선다는 이유로 불가 방침을 밝혔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실제 아파트가 들어설 택지 면적만 따지면 문제가 안 된다며 건교부 담당자들에게 징계 위협까지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이 개별 지역 특정 사안의 허가 여부를 놓고 이렇게 강하게 나온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래서 특정 지역 출신으로 정권 핵심부와 감사기관 등에 포진한 여권 실세들이 움직였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셋째, 청와대와 감사원 문제가 왜 그동안 묻혀 있었느냐는 점이다. 오포 개발과 관련해 박혁규 전 한나라당 의원과 역시 한나라당 출신 광주시장이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고, 1심 재판까지 끝난 상태다.

정 전 수석에게 청탁한 이씨도 ‘청와대 고위 공직자’에 대한 청탁 대가를 받은 사실이 인정돼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또 최근 손학규 경기도지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을 구속하는 등 야당 인사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온 것과는 달리 정작 이번 사건의 ‘몸통’일 수도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손을 대지 않은 채 미적거렸다. 검찰이 이런 의문에 답해야 할 때다.

오포비리' 관계자들 줄줄이 소환

이번 사건과 관련 이미 박혁규 전 한나라당 의원과 김용규 광주시장, 최근 구속된 한현규 경기개발원장 등은 모두 해당 지역의 아파트 건설시행사인 J.L건설 등으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았다. 여기에다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이 한현규 경기개발원장으로부터 5천만원을 빌린 것이 확인 돼 떳떳치 못한 돈의 출처로 인해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게 됐다.

경기개발연구원은 광주시의 의뢰로 아파트 건축 물량을 업체에 배분하는 방식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왔다. 검찰은 업체들이 박 전 의원과 한 원장 등을 통해 중앙부처와 다른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를 벌인 단서를 캐고 있다. 검찰은 또 지구단위계획 변경, 수질오염 총량 배정 등의 과정에서 관련 부처들이 이권을 챙겼는지를 수사 중이며 계좌 추적을 통해 구체적 증거를 찾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 23일 감사원 실무자들을 소환해 건교부를 상대로 한 감사 착수 배경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브로커 서모(47ㆍ구속)씨의 처남인 이모 감사관을 비롯해 감사원 실무자 3∼4명을 불러 오포 지구단위계획 변경 과정의 문제점, 브로커 서씨와 접촉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으며 또한 아파트 건설 시행사인 정우건설 부장 김모(42)씨가 올 7월 2일 자신의 신분을 `토지소유주'로 속인 채 이 감사관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민원을 제기한 배경도 확인했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충남ㆍ경기팀을 맡았던 이모 감사관이 충남 아산 출장소 전화로 민원을 접수한 것은 맞지만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민원내용만 접수철에 기재토록 돼 있어 토지소유주라고 속인 김씨의 신분을 알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오포 지역 주민들이 금년 9월 24일 감사원장 앞으로 보낸 건교부 감사촉구 탄원서에도 김씨의 신분이 토지소유주로 기재돼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검찰은 감사관 이씨와 브로커 서씨가 민원 제기에 앞서 건교부에 압력을 가하기 위한 모종의 대책을 논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점을 감안해 ‘청부 감사’ 가능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J건설의 오포읍 아파트 부지 31만㎡에 대해 건교부가 2004년 5월 ‘20만㎡ 이상은 지구단위계획 수립 불갗라고 통보했다 그 해 10월 ‘규모에 관계없이 지구단위계획 수립 가능’이라고 번복한 경위는 물론 이 사업과 관련해 J건설 로비스트 이모(53)씨로부터 민원 청탁을 받은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이 건교부에 외압성, 혹은 청탁성 전화를 한 사실이 있는지 등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오포 지역 주민들이 감사원장 앞으로 보낸 탄원서에 포스코건설이 법무법인 3곳으로부터 받은 지구단위계획 관련 의견서가 첨부된 사실도 확인, 포스코건설의 로비 개입 의혹도 파헤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올 7∼8월께 포스코건설의 조용경 부사장을 한차례 불러 정우건설의 부지 매입자금 지원 배경을 조사한 데 이어 이 회사 고위 간부들의 추가 소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지구단위계획 등 도시개발계획안을 심의했던 경기도 도시계획위원인 교수들을 이달 21일 소환 조사한 결과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이 확인돼 이들을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경기도 도시계획위원인 교수 3∼4명은 포스코건설로부터 자문료를 받은 것 외에 브로커를 통해 돈을 받은 정황이 있어 배임수재죄ㆍ뇌물죄 등으로 사법처리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 감사원 개입 이유가 초점

광주 오포읍 ‘고산 1지구’ 개발비리 의혹과 관련, 청와대와 감사원이 왜 이 사건에 개입했는지 의문이 일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지난 2002년 5월 경기도에 고산 지구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수립’ 승인 의사를 전달했지만 지난해 5월 이를 번복, “수립 불갚의사를 경기도에 통보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시까지 진행되던 개발사업은 전면 보류됐다. 그러나 이 때쯤 감사원의 감사 착수 및 건교부 직원에 대한 문책 지시가 내려가면서 지난해 10월 건교부는 또다시 “사업을 추진해도 좋다”는 의견을 경기도에 내리게 된다. 즉, 건교부가 5개월 만에 ‘사업 불갗에서 ‘사업 승인’으로 입장을 바꾼 데에는 감사원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는 해석이다.

이 때문에 ‘감사원의 압력을 받은 건교부가 5개월 만에 입장을 180도 바꿔버렸다’는 세간의 의혹이 일고 있는 것. 더군다나 통상 ‘왜 허가를 내줬는갗라는 문제를 놓고 감사를 벌이는 경우가 많은 감사원이 왜 하필 고산 지구에 관련해서는 ‘왜 허가를 안 내줬는갗라는 문제에 초점을 맞췄는지에 대해서도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시선이 많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감사원은 최근 들어 ‘기업애로센터’를 만드는 등 민간기업들이 관의 잘못된 행정처리로 손실을 보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며 “고산 지구에 대한 감사 착수도 그 같은 배경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즉, 기존의 감사와 달리 이번 건은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이 문제가 됐기 때문에 감사에 착수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감사원은 또 지난해 6월 건교부가 경기도에 대해 ‘승인불갗로 입장을 바꾸는 바람에 민간 기업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됐으며, 이 문제가 당시 지역신문을 비롯해 일부 언론에 보도됐기 때문에 감사원으로서도 방치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청와대의 경우 건설사들의 부탁을 받은 브로커 이모씨의 민원을 듣고 정찬용 전 인사수석이 이 사건에 개입하게 됐다는 것이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정 전수석이 어떤 방식으로 건교부에 압력을 행사했는지는 아직까지 청와대조차 경위를 파악하고 있지 못한 상태다.

청와대 실세, 행담도 개발 의혹 이후 또 다시 ‘직권남용’ 제기

청와대가 자체 진상조사에 착수했고, 검찰도 수사를 진행 중인만큼 좀 더 지켜볼 일이겠지만, 정찬용 전 수석에게 쏠리는 의혹은 '직권남용'이다. 행담도 개발 의혹사건 이후 또 다시 ‘직권남용’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역대 정부의 예를 기준으로 삼을 경우 대통령의 최측근이 연루된 ‘권력형 비리’는 정권의 레임덕을 부르는 ‘풀무’가 된다. ‘오포 비리’가 참여정부의 심장을 겨누는 뇌관일 수도 있다는 얘기는 이래서 나온다.

광주 오포 아파트 평당 5만6600원은 로비 자금으로 쓰인 셈

'오포 비리'에서 오간 돈은 적지 않다. 이를 열거해 보면 한나라당 박혁규 전 의원 10억 5천만원, 한나라당 소속 김용규 전 광주시장 5억원, 한현규 경기개발연구원장 10억원, 최정민 전 광주시의원 1억원(상당의 외제차), 브로커 이모 씨 2억6천만원 등등. <중앙일보>가 검찰의 발표액수를 종합해 지난달 7일자에서 보도한 내용이다.

이들 외에 광주시 공무원들, 그리고 이모씨 외에 또 다른 브로커에게도 돈이 전달됐다고 하니 로비 자금은 더 많을 것이지만 일단 제쳐두자. 검찰에 의해 공식적으로 밝혀진 로비 자금만 해도 29억1천만원이다. 물론 모두 정우건설이 준 돈이다.

정우건설이 오포읍에 건설하는 아파트 물량은 2023가구, 뚝 잘라 2천가구로 잡을 경우 한 가구당 145만 5천원이 로비 자금으로 들어간 셈이다. 이를 다시 전용면적 25.7평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로 환산하면 평당 분양가 가운데 5만 6600원이 로비 자금에 쓰였다는 얘기가 된다.

여야 막론하고 분양원가 전면공개 반대하는 이유는

문제의 심각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원가연동제가 처음으로 적용된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의 우미·제일건설 컨소시엄이 내놓은 전용면적 25.7평 이하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734만원, 풍성주택은 754만원이었다. 지난 8월 포스코건설의 평당 분양가 785만원과 비교하면 원가연동제가 시행돼도 30~50만원 밖에 인하 효과가 없다는 얘기다.

따져보면 원가연동제를 시행해 분양가를 낮추려 해도 그 효과가 평당 30~50만원에 불과하다. 다른 곳이긴 하지만 음성적으로 지출된 로비 자금은 현재 확인된 것만 평당 5만원이 넘는다. 오포읍에 원가연동제가 적용된다고 가정할 경우 그만큼의 금액이 원가를 구성하는 요소 어딘가에 숨게 된다는 얘기고, 로비를 안 한다면 그 액수만큼의 분양가 인하 효과가 있다.

원가연동제에 따른 인하 효과의 6~10%를 차지하는 금액이 검은 돈이고, 그 돈이 대부분 정관계로 흘러간 사실은 시중의 속설을 입증한다. 대통령 공약사항이기도 했던 분양원가 전면공개를 여야 가릴 것 없이 한사코 반대하는 이유가 바로 정관계와 건설업계의 유착 때문이라는 속설은 이번에도 그대로 적중할 것인지 주목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권력 실세들, 비리 연루된 광주 오포는>

지난 2004년 12월 15일 광주시 오포지역의 조합아파트 인허가 비리와 관련해 구속 수감된 김용규 경기도 광주시장. 그는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지난 2002년부터 건축 인허가 청탁 관련, 4차례에 현금 5억원을 받은 혐의다.

문제의 오포읍 일대는 2000년에도 광주시 공무원들이 조건부개발 사업을 내줘 무더기 징계를 받았던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신도시가 들어서는 성남 판교에서 불과 5㎞ 남짓 떨어져 있다. 분당신도시 바로 옆이어서 ‘제2의 분당’으로 불린다. 때문에 오포읍 인구는 2001년 2만7천여명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5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 지역은 ‘삽질’만 시작해도 순식간에 금싸라기로 변해 수도권 지역에서 ‘개발압력’이 가장 높은 곳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특히 지난해 광주시가 오염총량제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하면서 아파트 신축이 가능해졌고, 이를 전후해 ‘개발 광풍’이 불고 있다.

실제로 광주시에 허갇신청된 아파트는 현재 40여건에 4만여가구를 넘어서고 있는데, 이 가운데 13개 단지 9천여가구가 오포 일대에 몰려있을 정도다.  이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얼마 전까지 오포지역은 보존녹지가 평당 230여만원선에 거래됐다”면서 “아파트 건축허가가 날 경우 거래가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현규 경기개발원장은 누구?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 시러큐스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취득한 경제분야 전공자다. 건교부에서 주택국 사무관, 기획예산담당관, 건설경제국 국장을 거쳐 고속철도건설기획단 단장을 지냈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 청와대 행정관으로 분당·일산신도시 건설 계획을 입안해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대통령 건설교통비서관과 경기도 정무부시장을 역임한 후 한 원장은 지난 2004년 4·15총선 당시 수원 영통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 40대 기수론을 내걸고 ‘행복한 영통 건설’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현 교육부총리인 김진표 후보와 막판까지 접전을 벌였으나 결국 낙마, 이후 손학규 경기도지사의 배려로 경기개발연구원장에 취임했으나 이번 사건으로 지난달 10일 사직했다.

<유사사건 판결로 본 광주 오포읍 아파트 인·허가 비리>

법원 “승인하면 법규정 사문화” 불가

건교부 · 법원 의견 일치.. 감사원만 ‘가능’ 판단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아파트 인허가 비리 의혹이 점차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이와 유사사건에 대해 법원이 ‘개발 승인불갗 결정을 내린 사실이 확인되면서 ‘가능’ 의견을 낸 감사원과 정면으로 배치돼 주목을 끌고 있다.

감사원은 건설교통부 감사에서 해당지역에 대단위 아파트 건설이 ‘가능’하다고 지적했지만 법원은 광주시와 다른 건설업체간 분쟁에서 이와 정반대 판결을 내렸다.

법원, “규제 범위 초과, 허용 불갚

수원지방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이종석)는 지난 1월 19일 ㅇ개발이 경기도 광주시장을 대상으로 제기한 주택건설사업계획신청 불허가 처분취소 소송에서 “경기도 오포읍에 아파트 건설을 불허한 광주시의 조치는 적법하다”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ㅇ개발은 지난 2002년 12월 경기도 광주시에 오포읍 문영리 주변에 24만1989㎡에 912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짓기 위해 준농림 지역을 준도시지역(취락지구)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국토이용계획 변경을 신청했다.

그러나 광주시는 ㅇ개발이 사업을 신청한 같은 날짜에 ㅅ건설이 3건의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신청하자, ㅇ개발과 ㅅ건설의 5건의 주택건설사업을 하나의 계획으로 판단했다. 또 △수도권정비계획법상 택지조성 6만㎡ 이상 입지 불가능 △오포하수종말처리장의 처리용량 부족 등을 이유로 들어 ㅇ개발의 주택건설사업 신청을 불허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각 사업계획의 내용, 신청부지의 위치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실질적으로 하나의 사업으로 평가되는 경우 전체면적을 합산해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규제면적의 저촉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이 사건 신청은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정한 택지조성사업의 규제범위를 초과한 것이므로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실질적으로 하나의 사업임에도 합산규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별도사업으로 평가해 사업시행 여부를 결정한다면 수도권정비계획법 규정이 사문화될 수밖에 없다”며 “피고가 연합개발방식의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하고 국토이용계획변경결정을 스스로 해왔더라도 종전 관행은 위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사원 “근거없이 개발행위 면적 제한 안돼”

건설교통부와 광주시는 이번 법원의 판결과 일치한 조치를 취했으나 감사원만 달리 판단했다. 수도권 정비계획법에는 자연보전권역 내 개발행위는 3만㎡이하로 허용하고 3만~6만㎡는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돼 있고, 광주시처럼 수질오염 총량관리제를 도입한 곳은 20만㎡까지만 가능하다.

하지만 정우건설을 시행사로 내세운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3월 이 지역 31만㎡를 개발하는 내용의 지구단위계획 승인을 경기도에 요청했고, 승인 여부 질의를 받은 건설교통부는 같은 해 5월 개발면적이 초과된 점 등을 들어 ‘사업 불갗를 통보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지난해 6~8월 건교부에 대한 민원처리 실태 공개감사를 벌여 “지구단위계획구역 안의 여러 주택건설사업의 면적을 합산해 규제할 수 있는 법령상 근거가 없다”며 “수도권 정비계획법에서 규정한 개발행위 면적은 아파트 ‘사업승인 면적’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감사원은 “법령을 잘못 해석해 예산낭비를 불러왔다”며 건교부 담당 공무원 3명에게 ‘주의 촉구’ 지침을 내렸다.  감사원 관계자는 “2003년 1월1일부터 법 개정으로 국토이용계획 변경이 없어지고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개발행위를 하게 됐는데 이는 ‘계획’이어서 충분한 기반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하는 만큼 근거도 없이 개발행위 면적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한현규(51·구속) 경기개발연구원장에게도 로비를 벌인 것으로 수사결과 드러난 정우건설은 감사원의 유권해석으로 지난해 12월24일 지구단위계획 결정·승인을 받아 2000여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건설을 할 수 있게 됐다.


권용석 기자  webmaster@sis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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