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 일부 간부공무원이 현직 시의회 부의장의 남편에게 음주 상태에서 반말과 욕설섞인 비하 발언까지 퍼부은 것으로 확인돼 공직기강 확립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 사건에서 불과 몇일 사이에 공직내부는 물론 지역사회에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큰 물의를 빚고 있다.

앞서 오산시는 지난 8월 을지훈련 당시 야간 당직자들이 모두 자리를 이탈해 언론에 대서특필되면서 간부공무원 다수가 경기도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이며, 뒤이어 터져 나온 이번 공무원의 어처구니 없는 행태가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21일 오산시와 피해자 한모씨에 따르면, 오산시청 윤모 교육과장과 김모 체육계장이 오산시의회 최인혜 부의장의 부군이 경영하는 북카페에 온 날은 지난 15일(화) 저녁 9시 30분경으로, 앞서 윤과장과 김계장은 부부동반으로 반주를 곁들인 저녁식사를 마친 후 들른 것. 

간단한 차류와 식사 외에 주류를 취급하지 않는 북카페에 들어오자 마자 이들은 술을 찾았으며, 주인 한씨가 이곳에서는 술을 취급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설명했음에도 끈질기게 요구해 어쩔수 없이 식구들이 먹을려고 사다 놓은 맥주를 내주었다.

한씨는 "당시 손님도 없었고, 시간도 늦은지라 당일 영업을 끊낼 생각이었다. 그러나 웬지 시 공무원들에게 너무 홀대하는 느낌이 들어 행사때 남은 맥주를 마음의 선물로 무료로 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계장이 한씨에게 앉으라면서  “어디 출신이냐”고 물었고 이에 한씨가 “대구출신”이라고 대답하자 다짜고짜 “경상도 보리문둥이 놈이구만” 이라고 퉁명스럽게 욕설섞인 비하 발언을 했다.

이에 한씨가 "난 초면인데 나를 잘 아는냐"라고 물었더니 "아뇨"라고 비꼬면서 "아무래도 뭐가 있다"라는 등 줄곳 시비조로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씨가 웃으면서 "네"라고 하자, “나는 '네'하고 대답하는 XX가 제일 싫어”라고 또다시 욕설섞인 발언으로 일관했다.

황당해진 한씨가 주방쪽으로 자리를 피해 있자 윤과장이 다가와서 "술을 더 줄 수 있는냐"라고 물어와 "앞으로 저런 예의없고 양아치같은 사람 안데리고 왔으면 좋겠다"라고 의사를 전달한 것.

마침 이 소리를 들은 김계장이 "그래! 나 양아치 맞다"라고 소리치며 그대로 문을 박차고 나가면서 이날 공무원의 횡패는 일단락이 됐다.

한씨는 "안면이 있는것도 아니고, 처음보는 사람이 와서 다짜고짜 욕설섞인 발언을 하는데 황당하다 못해 속에서 열불이 났다"면서 "내가 참았던 것은 내 아내가 현직 시의회 부의장으로 공인이기 때문이었다"라며 당시 감내해야 했던 극도의 불쾌함을 토로했다.

오산시의회 최인혜 부의장은 "고도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공인들의 어이없는 처사에 대해 더 이상 할말을 잃었다"며 노 코멘트를 원했다.

가뜩이나 민선5기 들어 집행부 공무원들의 구태의연하고 부적절한 일들이 반복되면서 일련의 사건들이 끊이지 않자 오산시 공무원들을 포함해 안팎에서 비난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편 문제의 공무원은 "편안한 상황에서 편하게 얘기한 것인데 오해가 있었다"라고 일부 신문에 해명해 당사자들로 하여금 실소를 자아내게 하고 있으며, 비보(?)를 접한 곽상욱 오산시장이 대노하고, 심기보 부시장은 부의장실을 방문해 직접 사과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출신 A모(남, 오산동)씨는 "곽상욱 시장의 조직 장악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될만한 사안"이라고 진단하고 "집행부는 늘 그랬듯이 제식구 감싸느라 바쁘고 자체 감사부서도 아예 그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라면서 "오산시의 공직기강을 다잡을 수 있는 강력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