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55사단 공병대대는 최근 용인 지역의 장애인 복지단체인 ‘한울 공동체’로부터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지난 12년간 한울공동체에서 묵묵히 봉사활동을 해 온 공병대대 장병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영상편지가 바로 그것.

55사단 공병대대는 한울공동체가 개원한 지난 1999년부터 지금까지 12년 동안 끈끈한 인연을 이어왔다. 대대장병들은 매월 정기적으로 한 두차례씩 기관을 찾아 지적장애인들의 목욕을 돕고 빨래감들을 세탁해주는 것부터 식료품을 전달하고, 공병대대의 장기를 살린 시설물 보수까지 해오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지난 5월에는 한울공동체의 건물 중 일부가 화재로 소실되어 큰 곤란을 겪던 중, 공병대대가 선뜻 새로운 보금자리 건설에 나서 그 어느해보다 보람된 활동을 펼쳤다. 대대는 화재현장을 정리하고 민간자선단체가 기부한 건축자재를 이용하여 지난 6월부터 공사를 시작한 후 최근 공사를 마무리 짓고 입성식을 가졌다.

새로 지어진 건물에는 장애인들의 예술 교육을 위한 공작실과 숙소, 매점, 사무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설치되고 공간 확장이 이루어져 이전 시설에 비해 쾌적한 보금자리가 완성되었다.

한울공동체를 운영 중인 전도사 안상준 씨(45세)는 “젊고 건장한 장정 여럿이 능숙한 솜씨로 망가진 건물을 새것처럼 고쳐내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며 “매번 봉사활동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이렇게 건물까지 지어주니 감사할따름”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55사단 공병대대 장병들은 오히려 한울공동체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도우면서 장병들이 ‘이타적인 삶’의 의미와 보람을 깨달았기 때문.

공병대대 최우영 이병(24세)은 “처음에는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 다가서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장애인들과 형동생처럼 친한 관계가 되었다”며 “봉사활동을 통해 배려심이 많이 생긴 것 같아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철수 행정보급관(상사, 51세) 역시 “봉사활동이 타인보다는 자신을 우선시하는 신세대 장병들에게 ‘실천하는 인성교육’의 기회를 마련해주었다는 점에서 대대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특히 55사단 공병대대의 봉사활동단은 전입신병을 위주로 편성된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이제 막 군생활을 시작한 전입신병들은 부모님의 따뜻한 보살핌에서 벗어나 익숙하지 않은 통제된 생활을 경험하게 되어 군생활에 불만을 품기 쉽다.

그러나 공병대대의 전입 신병들은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군생활 대한 불만을 버리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을 뿐 아니라, 나아가 군 복무 역시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봉사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깨닫고 군생활의 의미와 보람까지 찾게 되었다고 한다. 봉사활동이 복지기관에는 물론 대대에까지 ‘일석이조’의 긍정적인 효과를 낳은 것.

이렇게 봉사활동을 통해 신병때부터 ‘남을 도우는 기쁨’을 배운 대대 장병들 가운데는, 매월 월급의 10%를 한울공동체에 기부하는 장병들도 상당수 생겨났다. 또한 이들 중에는 전역후에도 한울공동체와 연락을 주고 받으며 기부금을 납부한 인원도 있다고 알려져 훈훈함을 더했다.

55사단 공병대대 나용희 대대장(중령, 학사19기)은 “정부의 지원도 없이 어렵게 시설을 꾸려오고 있는 한울공동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다행이다”라며 “앞으로도 한울공동체와의 끈끈한 인연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다짐을 밝혔다.

권수정 기자  mybk48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