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국장 권용석

몇일전 박신원 전 오산시장이 퇴임 후 관사에서 이사가면서 시 예산으로 매입한 장롱과 세탁기 등 관사 물품을 싹쓸이(?) 해 갔다는 보도가 신문지상과 방송 등 전 메스컴이 난리나 난것처럼 일제히 나간 이후 13만 오산시민은 물론 전국민들 조차 일제히 분개하고 나섰다.

이번 보도가 파장을 불러 일으켰던 것은 전임 시장이 관사에서 쓰던 물건을 살짝 도둑질해 간 것 처럼 비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부 공무원이 일조, 시민의 소중한 재산을 부도덕한 공인들이 공모하에 싹쓸이했다는 것일게다. 뉴스의 재미(?)가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기자도 오산시에서 20년 이상을 거주하고 있는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이번 사태를 취재하며 제일 먼저 수치심을 느끼지 않을수 없었다. 기자는 사안의 본질을 알기 위해 지난 11일 오산시청을 방문, 본격 취재에 돌입했다.

이번 사태의 중심인 오산시장 관사는 시 관내 오산동 신도시 지역인 운암지구내에 위치한 D아파트(38평형)로서 시에서는 지난 2003년 시장 관사 용도로 이 아파트를 보증금 1억천만원, 계약 기간 2년에 임대차, 지난 2005년 재임차해 왔던 것으로서 지난 6월 중순 소유주가 아파트 매도를 위해 계약 해지를 요구해 와 시가 보증금을 환수하고 관사 물품을 양도받은바 있다.

관사 물품 중 장롱 등 일부 소모품은 박 전 시장이 개인 소유 아파트로 이사하며 가져간 것이 사실이며, 일부는 시청 지하 주차장에 임시 반입 조치해 공매 절차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바로 이 과정에서 이번 사태의 단초가 제공된 셈.

규정상 관사의 물품은 시 예산으로 매입한 것이므로 시장 개인의 소유가 아닌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불용 재산(관용 물품 포함)의 매각 등 처리에 있어서는 소정의 절차를 거쳐 공매 처분해야 함에도 불구, 시에서 위법부당한 행정을 자초한 것이다.(관계법령 : 지방재정법, 공유재산관리조례, 물품관리 규정)

물론 시 관계 부서에서 전임 시장이 이사하는데 있어 5년이 지난 사소한 소모품까지 규정 운운하며 따지듯이 원칙을 제시하면 인간적(?)이지 못하다는 야박한 소리를 듣기 괴로웠을 것은 짐작이 간다. 그러다보니 구입한 지 오래된 일부 물품은 감가상각에 의해 재산형성적 가치를 잃었다고 판단된 일부 물품은 이사짐에 따라 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가 돼 징계위에 회부된 담당 공무원도 이 부분은 시인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오산시민들은 현재 부도덕한 전임 시장과 일부 공무원에 의해 전국적으로 망신을 당했다는 자괴감에 빠져 있다. 식당, 편의점, 공공청사 어디든 시민이 모이는 곳이면 이구동성 시장 관사 얘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기자는 중앙일간지는 물론 지상파 방송의 9시 뉴스에 나올 정도로 이 건이 국가적으로, 사회적 경종을 울려야 할 사건이었는지에 대해선 다시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언급한 바와 같이 이 건은 행정기관에서 흔히 범하는 절차상의 하자 내지는 오류로서 법행정을 어느 정도는 안다고 자처하는 기자의 경험칙상 이 정도는 사건, 사태라고 칭할 수 없는 행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아주 사소한 부주의에서 비롯됐다고 보여진다.

위법, 불법, 편법 등 중대한 행정상 하자, 오류가 무수히 많은데도 불구하고 이 정도 사소한 건이 9시 뉴스에 나올 정도라면 본 기자가 주로 법전만을 들고 취재하는 위,불법 건들은 매일같이 메인뉴스에 방송되어야 된다고 단정한다.

일례로 시사타임이 지난달 19일 "얼빠진 경기도, 공증없는 사무 민간위탁 남발" 보도의 경우, 경기도가 지자체 고유사무를 민간에 위탁. 시행해 오면서 법적으로 반드시 받도록 되어있는 공정증서(공증, 公證)를 받지 않은 채 남발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방자치법, 행정권한의위임및위탁에관한대통령령, 자치단체 민간위탁촉진에관한조례 위반)

이 건의 경우 문제는 국가나 지자체 고유사무가 민간에 위탁돼 시행되었을시 민.형사 사건으로 비화될 때는 법적 책임이 100% 수탁기관에 귀책 책임을 묻기 힘들어 결국 단체장들이 1차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자칫 결국 자치단체에서 사무 넘겨주고 예산 지원해 주고 뺨맞는 격.

이 건은 지난달 말 김문수 경기도지사 인터뷰 당시 문제 제기해 현재 도가 이를 급히 보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비단 경기도와 수원시, 용인시, 화성시뿐만 아니라 오산시 역시 시설관리공단 및 사회복지관 등 약 20여개 사업들이 현재 공증없이 사무 민간위탁돼 겁없이 시행되고 있다.

만약 오산시설관리공단에 지금 민.형사 사건이 발생해 제소(소송 제기)시에는 형식적으로는 수탁기관장인 오산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모든 책임을 진 채 피고가 되어야 하나 이는 공증을 받지 않았기에 형식적 지위에 불과, 결국 오산시장이 피고가 된 채 1차적 책임을 져야 하는 사태로 비화될 수 있기에 사안의 중요성과 심각성이 여기에 있다.

오산시는 물론 전국적으로 부실 행정이 현재 진행형에 있는 것이다. 물론 오산시도 기자의 지적에 현재 관련 협약서 등 서류를 보완중에 있다고 밝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의 가치는 취재기자의 시각과 이를 접하는 독자(시.청취자)의 시각에 따라서 틀릴지 모르나 분명한 것은 국가의 존립과 안보, 국민의 재산과 생명, 우선에 기초해야 한다고 보여지며 이에 따른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업무는 오직 시민에게 직결되는 것이므로 더더욱 중요하다 하겠다.

여기서 기자는 (결과적으로 잘못된 것이지만) 전임 오산시장이 이사하면서 일부 비품을 가져간 것이 9시 뉴스에 나올 정도로 중대한 사안인지, 국가나 지자체의 고유 사무가 민간위탁되면서 당연 법률행위인 ‘공증없는 협약서’를 남발하고 있는 것이 사안이 중대한지 언론의 보도 메카니즘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일개 지역의 동네신문 사회면 가십에 나올법한 건을 갖고 지상파 방송의 메인뉴스에 보도했다는 것에 대해 실망을 금치 못한다. 방송의 존립 근거 및 사회적 위상에 걸맞는 보도를 재삼 촉구하고 싶다.

덧붙여 전, 현직 오산시장에게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박신원 전 시장은 지금 당장 꺼져있는 자신의 휴대폰을 켜고 즉각 기자회견장으로 나와야 한다. 박 전 시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오산 지역의 정치 거물이 아닌가.

그동안 그는 20년 이상 도의원, 국회의원, 시장 등을 두루 거친 지역의 원로 정치인으로서 나름대로 지역발전에 일조해 온 것이 사실이며 오산시민이라면 다수가 인정하는 바이다.

그런 박 전 시장이 치졸하게 화장실 비데가 탐이 나서 가져갈 사람이라고는 언뜻 상상이 안간다는 것도 시민들의 중론이기도 하다. 따라서 박 전 시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오산시민들에게 사과할 부분이 있다면, 혹은 해명할 부분이 있다면 시민들에게 떳떳이 밝혀야 할 것이다.

지역의 정치적 위상이나 무게로 보더라도 그렇고, 그를 지지해 준 유권자들의 바램 역시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박 전 시장 자신의 향후 정치적 인생을 위해서도 더더욱 그러하다.

또한 이기하 오산시장도 이번 사태에 대해 과정은 차치하고 현직 시장으로서 오산시민들에게 즉각 사과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문제의 일부 공무원들은 감사관실에서 조사후 경기도에 징계를 요구했다. 물론 행정 절차상 부당 처리한 것에 대해서는 문책은 당연하며 담당 공무원들도 자성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일부 공무원들의 무지로 인해 발생한 건이긴 하나 시정의 총책임자이자 수장으로서 전국적으로 실추된 오산시의, 오산시민들의 훼손된 자존심을 어루만져 주어야 할 책임 역시 현 시장에게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 시장이 “내가 뭘 잘못했다고 사과해야 한단 말이냐”고 반박할 수도 있으나 이는 시장으로서 13만 오산시민들에 대한 예의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시장으로서 당연히 지적하고 시정 조치해야 할 사안이었다는 것도 다 이해된다. 그러나 이미 꾸겨질대로 꾸겨진 오산시민들의 자존심과 명예는 어찌 회복할 수 있단 말인가?   

항간에는 이번 사태도 전임 시장과 현 시장의 감정싸움 혹은 힘겨루기의 연속이라는 등 별의별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 이 소문들이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결국 오산시의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은,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두 전,현직 시장은 좀 더 전향적으로 대의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시민들은 전,현직 시장들이 시정을 풀어감에 있어 서로 자주 만나 의견을 나누고 상호 협조해 오산시민을 위해 상생 협조 관계를 유지해 주길 기원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길 바란다. 

경기 광명시의 경우 최근 시장의 실언 한마디에 시민은 물론 국민들이 분개하고 있으며, 시민.사회단체등의 주도하에 주민소환까지 대두되고 있다는 점은 단체장들의 일거수 일투족, 언행이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지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진정 오산 시민들은 전임 시장과 현 시장이 시정 발전을 위해 다정히 의견을 나누는 전향적인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실기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두 전,현직 시장의 빠른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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