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정현안 토론회’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규제완화 등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노 대통령은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해야한다고 역설하면서 국가균형발전은 곧 수도권에게도 좋은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김문수 경기지사는 연천지역  주민들의 현황과 규제로 공장증설이 묶여 애로를 겪고 있는 기업현황을 예로 들어 반박했다.

 당초 4개 주제로 각 부처별 장관들이 나와 발표시간을 갖는 것도 생략한 채 노 대통령은 “자유스럽게 대화를 나누자”고 제안했고 이에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된 토론회는 오찬까지 자유토론으로 진행됐다.

 일부 시,도지사들은 2분씩 배정됐던 발언시간을 10~15분가량을 사용하면서 지역현안과 노 대통령에게 바라는 사항을 여과 없이 전달했다.

 수도권과 지방 `상생'(相生)‘해야

 노 대통령은 먼저 수도권 집중현상을 해소하는 등의 국가 균형발전을 통한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相生)을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 단체장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국정에 있어 유기적으로 긴밀히 연관돼 있기 때문에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라며 당부로 말문을 열었다.

 노 대통령은 "균형 발전을 놓고 보면 수도권과 지방 사이에 다소의 대립 갈등이 있는 것 같고, 당장 눈앞의 이익을 놓고 보면 다소 이해관계가 상충되고 그로 인한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조금만 멀리 보면 모두를 위한 것"이라며 "수도권을 위해서도 균형발전 정책이 꼭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선진국의 경우 수도권도 비교적 넓은 공간에 여유롭고 쾌적한 삶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소개하며 "한국의 경우엔 그런 점에서 수도권 일부 집중 현상을 해소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앞으로는 살기좋은 지역이 경쟁력의 핵심 요건"이라고 지적한 뒤 "지식기반사회에 있어 경쟁력은 지적 수준이 높은 경쟁력이 있는 사람들이 살기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최고의 인재들이 모이게 되고 그 인재들이 모여야 그다음 사람들이 모여 살 수 있는 경제가 형성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점에서 한국 전체의 비수도권 생활환경 경쟁력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이대로 가면 (비수도권의) 생활환경 경쟁력은 낮은 것 아니냐"고 우려를 표명했다.

 노 대통령은 "앞으로 더 과밀해지고 지금의 상황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수도권의 경쟁력이 얼마나 가겠느냐"며 수도권 과밀에 따른 경쟁력 저하도 거론하며 "국가 균형발전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가 함께 상생하자는 정책으로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살기좋은 지역'의 첫번째 요건으로 `일자리'를 꼽은 뒤 "일자리는 기업이 가야 하는데 경쟁력 있는 기업이 필요한 것은 인재며, 인재가 필요한 첫번째 환경은 경쟁력 있는 학교"라며 "지방에서는 이것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지방이 교육환경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방과 후 학교라는 것은 균형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이것을 성공시키면 지방발전에도 도움이 되고 공교육을 정상화시켜 낼 수 있는 핵심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무조건 나누지 말아야

 김문수 경기지사는 이날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무조건 나눠서는 안된다’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노 대통령에게 경기도 연천 등이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각종 규제에 묶여 주민들이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을 설명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또 “평택에 미군기지가 옮겨오는데 2500억원 가량의 예산을 여러 부처가 나눠서 집행하다보니 지원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지적한 뒤 “노 대통령이 확실히 책임지고 신속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

 일자리와 관련해서도 하이닉스 공장 등의 사례를 예로 들어 “수도권 규제로 인해 공장증성이 안되고 그러다 보니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못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관심을 가져야 장관들, 부처에서도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달했다.

 김 지사는 토론 분위기에 대해서도 “당초 2분씩 말해 달라고 했지만 길게 이야기 했다”면서 “노 대통령에게 경기도에 자주 들러서 현장을 보고 정책을 만들고 시행해 달라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각 참석자들이 앞으로 대통령과 만나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 달라고 공동건의 했다”고 덧붙였다.

 행사를 준비한 행자부 관계자는 “난상 토론은 아니었지만 각 지사들이 노 대통령에게 지역현안을 알리고 건의하는 자리가 됐다”며 “분위기는 내내 좋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