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4일 제 3기 방송위원회 위원들에게 "언론의 기능과 역할이 정말 크다고 생각하는데 거기에 조직 이기주의가 나타나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며 이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어려운 문제를 원활히 풀어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방송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방송사 이기주의 또는 직원 이기주의 내지 노동조합 이기주의가 너무 중심이 돼 정부 못지 않은 사회적 기능을 하는 기관이 그런 경향을 보이고 거기에 마땅한 통제수단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언론은 제도적으로 시민사회 영역에 속하는 권력이어서 함부로 정치권력이 개입할 수도 없고 시민사회의 통제도 어려운 애매한 권력이다. 영향력은 막강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언론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정부가 정책을 두 번 세 번 하거나 중간에 그만두는 경우도 있고, 좌절을 겪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정부의 관계에서만 그렇겠지만 정부 외에 일반 국민과 관계에서 영향이 오죽하겠나"라며 언론의 막강한 영향력을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거버넌스를 얘기하는데 분권화돼 있는 자율과 협상이 오늘날 사회 운영의 한 원리로 돼 있는데 언론의 기능과 역할이 정말 크다고 생각한다"며 "거기에 조직 이기주의가 나타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방송위가 부닥친 어려운 문제를 원활히 풀어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또 방송과 통신의 융합 문제를 언급하며 언론과 산업 발전의 측면에서 잘 정리해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 한국 사회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제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회 현실은 이미 방송과 통신을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가벼렸고 소비자도 구분없이 접속하는데 국가 제도는 2가지로 나뉘어 있는 것이 현실에 안 맞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문제의 경우 "신속하게 해서 언론의 측면에서도 효율성 있게 가야 하지만 산업 측면에서도 발전에 지장이 없도록 정리해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걱정되는 것은 방송위원이 되더니 어쩐지 방송 이기주의 같은 경향이 나타나는 것 같다(는 지적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노 대통령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것이(방송 이기주의 같은 경향이) 문제를 푸는데 어렵게 되는 경우도 있고 요즘 그 전에는 별로 보지 못했는데"라며 방송사 이기주의 또는 직원 이기주의, 노동조합 이기주의를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함께 비판하되 상대방의 인격과 권한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모두들 의견이 다를 수 있고 비판하는 것도 보장된 권리지만 비판하고 문제제기하는 것도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고 헌법이나 법률에 정해져 있는 각자의 권한을 존중해서 의사를 표시하고, 비판을 표명하는 것도 민주주의 사회에 맞게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절제된 의사표시 같은 것이 필요하다"며 "대통령이든 국회든 권한을 부여받은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 부여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비판도 받아야 하지만 존중도 받아야 한다"며 "굳이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방송) 내부에서도 이런 갈등이 있을 수 있게 돼 있으니 이 과정에서도 서로를 존중하고 주어진 권한 범위 안에서 항상 합리적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