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짧게 굴리고, 가급적 안전 자산에 투자하라.’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으로 상반기 재테크 성적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가운데 시중은행 PB팀장을 비롯한 시중재테크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안전 자산 위주로 투자할 것을 권했다.

금리·환율 및 경기 불투명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하반기 투자전략은 ‘안정성’이 키워드가 될 것이라는 조언이다. 주식 관련 상품이 여전히 유망하지만 좀더 안정적 상품에 투자할 것과 인플레이션·고금리 시기의 틈새 상품을 노려볼 만하다는 관측도 있다.

재테크 변수 ‘금리’

하반기 국내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거의 없다. 한국은행의 정책금리 인상 폭도 연 0.25%포인트에서 많아야 0.50%포인트 정도일 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이 국내 금융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이 연방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경우 세계적인 금리 인상을 낳게 되고,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 위축 현상이 발생하면서 안전 자산 위주로 자금이 이동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시장 유동성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세계 경기가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환은행 정연호 PB팀장은 “미국 금리와 관련해 시장 변동성이 증폭되고 있어 3분기에는 변곡점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금리 인상에 대비해 돈을 짧게 굴리면서 자산가치 등락이 작은 안전 자산에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그래도 ‘주식’이 유망

대체로 상반기 주식시장이 주춤거렸지만 주식 관련 상품이 하반기에도 여전히 유망할 것으로 전망한다.

국민은행 조우석 재테크팀장은 “정기예금과 채권의 기대수익률을 감안할 때 하반기 재테크 시장도 뚜렷한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며 “결국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팀장은 안정성을 중시하는 고객이라면 ▲주가지수연동예금(ELD) ▲주가지수연동예금과 특판예금을 묶은 복합형 지수연동예금 ▲주가연계증권(ELS) 및 주식형 펀드를 투자 유망상품으로 꼽았다.

최근의 시장 변동성을 좋은 투자 기회로 보고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 한도 내에서 2∼3년 이상 장기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안전자산 운용 중시

경기 자체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로서는 투자전략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는 금리 변동 등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을 때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머니마켓펀드(MMF)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에 자금을 단기간 예치해 두는 것이 속 편할 수도 있다.

고금리 특판예금도 여전히 유망한 상품으로 꼽힌다. 신한은행 한상언 올림픽선수촌지점 PB팀장은 “안정적인 고금리 수익 확보를 원한다면 연 5%대의 특판예금이 유효하다”며 “일부 판매 한도가 있는 특판예금은 투자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되도록 빨리 가입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최근 은행권에 수익성 제고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고금리 특판예금 경쟁이 조만간 사그라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가치주나 배당주 펀드가 유망 상품으로 추천되고 있다. 우리은행 박승안 PB팀장은 “안전하게 수익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배당주펀드를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월 일정액을 투자하는 적립식펀드는 투자시기를 가릴 필요가 없지만, 1년 내외의 기간에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거치식으로 투자하려 한다면 시기를 늦추는 것도 요령이다.

특히 3분기 중반쯤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완전히 확인될 때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