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웃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인간이 동물에 비해 우월한 이유도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정치풍자코메디의 개척자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가장먼저 떠오르는 희극인이 있다. 얼마전 4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웃음의 전도사’ 故 김형곤씨일 것이다.

김씨는 생전에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과 ‘시사터치 코메디파일’등 많은 정치풍자코메디를 남겼다. 1980년 TBC개그콘테스트 은상을 수상하며 방송계에 데뷔한 그는 “잘되야 할텐데”와 “공자 가라사대”등 많은 유행어를 만들었고, 작년에는 자신의 웃음철학을 담은 에세이집 <김형곤의 엔돌핀코드>를 출간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됐던 ‘현대판 노예’ 사건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던 개그맨 강성범씨가 이번에는 故 김형곤씨를 연상케하는 시사성이 강한 개그를 선보여 화제가 되고있다.

SBS 웃찾사의 ‘형님뉴스’코너에서 그가 말한 몇마디가 시청자를 속시원하게 만들어준 것이다. 그는 8일 방송에서 현 정부의 세금폭탄 정책을 나열하며 “교통난을 해소하겠다, 국민들 건강을 위해 흡연률을 줄이겠다, 집값을 내리겠다” 등 여러 가지 정책이 있었지만 그 방법이 무엇이었냐고 되묻고 “교통난 해소하려면 기름값 올리면되고, 흡연율 줄이려면 담배값 올리면 되고, 집값 내리려면 세금을 어마어마하게 올리면 된다”며 현 정권의 무능함을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그는 이어 “세금 올라가면 국민들 고통도 올라가는 법”이라고 반문하고 “우리같은 놈들도 그런 정책은 내것소!”라며 단순하고 무식한 형님뉴스를 통해 현 정부의 실패한 정책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이날 방송이 나간후 웃찾사 게시판에는 많은 시청소감이 올라와 있다.

아이디 rkc35는 “대한민국을 이끄는 국민모두와 정치인과 대통령이 봤어야한다”며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고 격려의 글을 남겼다. 또다른 아이디 wlsgks2는 “제대로된 용기있는 말 한마디에 감격하고 시원하고 박수와 찬사를 보냅니다”는 글과 함께 형님뉴스팀의 지속적인 정치풍자를 지지했다.

반면 부정적인 내용도 만만찮게 올라왔다. 아이디 zzugy27이라는 시청자는 “세금폭탄을 이해는 하고 있냐”며 “국민들 감정을 자극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또한 goodpark90이라는 아이디는 “시청율이 20%를 기록하는 인기프로는 정치적 발언은 신중해야 한다”며 신중하지 못함을 질책하는 부정적인 반응도 올라와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비록 개그로 선보였지만 답답한 마음을 속시원히 뚫어줬다는게 전반적인 평가다.

정치풍자의 대가인 故 김형곤씨는 “밤10시 넘어서는 정치인들 얼굴이 절대 방송에 안나오게 해야한다”며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편안한 잠자리를 보장하라”고 입버릇처럼 주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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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열 기자  sisatime62@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