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토론 현장중계)IMF 10년 한국경제 어디로 가나?

동북아 금융허브를 추진해 자본시장 개방의 이득을 적극적으로 누려야 한다. 이흥섭 기자l승인200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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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6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는 열린우리당 김혁규, 정봉주, 김태년, 김형주, 이인영 의원의 주최로 장하준 (켐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홍종학 (경원대 경제학과) 교수 그리고 조원동 (재경부 경제정책국장) 등 이 토론자로 참석한 가운데 IMF 10년 한국경제 어디로 가나? 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장기 불황에 접어든 한국경제를 진단하고, 앞으로의 전망과 극복 방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1987년 민주화의 시대적 흐름을 거쳐, 97년 외환위기 이후 10년을 맞이한 시점에서 앞으로 새로운 10년을 맞이해야하는 지금 한국 경제의 비전을 마련하기 위한 각계 전문가들이 집중적인 분석을 통해 문제에 접근 한다는 취지의 토론회로 그동안 국회에 이러한 유형의 토론회가 빈번하게 있었음에도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으나 이번 토론회는 많은 관심과 참여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열린우리당 조정식 의원은 토론에 앞서 우리 사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급격히 심화된 ‘사회 양극화’ 로 보고 이런 현상의 심화 원인을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정책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신자유주의’ 의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공정거래위원회의 세무조사로 촉발된 외국금융자본의 공공성 논란과 금산법 개정이라든가 출자총액제한 등 국내 기업지배구조와 관련된 논의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우리 사회가 양극화를 경제 구조적으로 어떻게 극복해 나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해 문제의 해결에 접근해 나가는 방식의 논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번 토론회의 주제발표자로 나선 장하준 교수 (켐브리지 대학 경제학 교수) 는 한국이 외환위기 이후 한국경제에 대한 문제를 불러 일으켰다고 밝히고, 이에 정부와 민간 그리고 학계 전문가들이 한국경제의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전망과 향후 경제정책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 곳으로부터 시작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0. IMF 10년 한국경제 어디로 가나?

장하준 교수는 토론에 앞서 우리는 세계경제의 추세를 바르게 인식해 선진국 모범사례를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말하고, 우리 산업의 문제는 우리나라의 좌파나 우파 모두 같은 진단과 우려를 하고 있다는데 동의 하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주장의 근저에는 ‘신파식 경제성장 이론의 기존 가정은 경제 요소투입의 증가와 기술발전을 분리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맞지 않는 이론으로 현대 자본주의에서 대부분의 기술은 기계화되어 있기 때문에 투자와 기술발전을 분리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가 기술 발전의 모태가 된다는 주장을 펴고, 특히 한국은 지금 과거에 이룬 경제성장을 폄하하고, IT 산업 부문에 지나치게 편중된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어 일부에서 우리나라의 과거의 경제성장은 ‘독재와 인권탄압‘ 특히 노동자들의 희생을 통해 이룬 것이기에 의미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것은 일부 ’개혁론자‘들이 가진 견해로 보고 있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

즉, 그는 불행히도 자본주의, 사회주의를 막론하고 산업화 초기에 민주주의를 하면서 인권을 보장하고 화목하게 발전한 나라는 없다 역사적으로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의 반민주주의나 인권탄압은 별로 심하지 않은 편에 속한다는 견해를 폈다.

0. 우리나라의 성장이 저하된 것은 경제발전에 따른 자연적인 현상으로 걱정할 것이 아니 다. OECD 국가로서 4~5% 경제가 성장하면 잘 하는 것이다.

한 나라를 볼 때 경제가 발전하면서 (기술혁신 비용을 들이지 않고 선진국의 기존 기술의 수입을 통해) 이익 이 줄어들고 노동력의 공급이 줄어들면서 경제 성장이 둔화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장교수는 이것이 우리 경제의 성장 둔화의 이류라면 성장둔화가 경제의 성숙에 따라 서서히 일어났어야 하는데, 지금 우리나라의 경우는 이것이 외환위기 이후 갑자기 나타난 현상인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정책과 제도의 변화가 성장을 저해하는 주원인이라는 결론을 자신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 했다.

그는 그 원인으로 무엇보다 외환위기 이후 금융 및 기업에 관한 정책과 제도가 변하면서 투자가 종전의 2/3~3/4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는 점으로, 기술은 대부분 자본제에 체화 되어 있기 때문에 후진국의 입장에서 투자가 줄면 이익도 그만큼 줄어 들어 외환위기 후에 일어난 정책과 제도의 변화와 성장저하는 분명히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부는 흔히 ‘OECD' 국가로 4~5% 성장은 매우 긍정적으로 본다는 것은 궤변이며, ’OECD'에서 멕시코 등 가입자격이 없는 나라를 빼면 가장 소득이 작은 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성장을 빨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른 나라와 비교가 아니라 우리의 잠재력과의 비교가 필요하다고 역설 했다.

장 교수는 우리나라의 미래의 추이에 대하여 이제 제조업의 시대는 끝났으며, 금융업을 비롯한 서비스업의 시대가 왔기 때문에 우리도 동북아 허브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 하고, 자본의 국적은 중요하지 않은 것이지만 세계화에 따라 이 추세는 강화되고 있고, 또한 외국자본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지금 우리나라는 기로에 놓여있고, 우리의 과거에 대한 지나친 폄하나 세계경제 추세에 대한 잘못된 이해, 선진국에 대한 환상 때문에 외환위기 이후 잘못된 개혁적 정책이 많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0, 시장개혁과 한국경제의 비판과 논쟁.

정승일 국민대 경제학부 교수도 장 교수의 시각과 크게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정 교수도 저성장은 경제구조 선진화에 따른 자연적 현상이라고 우리나라의 최근 저성장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우리나라의 경제는 고도 성장기를 끝내고 중 성장기로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자본과 노동력의 대량 투입과 후발자의 이익 (기술수입과 모방) 에 기초한 고도성장기는 끝났으며, 투자의 양적투입보다 생산성 증가가 중요하고, 그리고 인적자원의 투자 증대가 더욱 중요하다고 밝혔다.

0. 자본시장 개방의 문제에 대안이 있는가?

우선 정 교수는 자본시장 개방 자체를 되돌릴 수는 없으며, 이미 자본시장이 완전히 개방되어 있는데 이것 또한 되돌릴 수 없고, 금융과 무역의 세계화는 범세계적 대세이므로 이에 맞설 수 없어 동북아 허브를 추진함으로써 자본시장 개방의 이득을 적극적으로 누려야 한다고 주장 한다.

선진국의 경우 표면에서는 자본시장이 완전히 자유화, 탈규제화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내면에는 가령 적대적 기업사냥을 적절히 규제하기 위한 5퍼센트 콜, 엑슨-플리오리 법률, 차등 의결권과 같은 눈에 잘 띄지 않는 대안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선진국의 경우 매우 강한 금융감독을 통해 금융시장을 규제하고 있으며, 이러한 좋은 대안들을 심중히 검토할 생각은 안하고 무조건 비관주의에 빠질 일이 아니라 미친 듯 내달리는 개방된 자본시장을 적절히 틀어 쥘 고삐를 마련하는 일은 선진금융 국가로 가기 위한 초석으로 선진국의 표리부동 (表裏不同)에서 배워야 한다고 밝혔다.

0.우리나라 재벌 감시와 견제를 받아야.

정 교수는 대기업 집단으로의 경제력 집중 가령 ‘삼성공화국’ 과 같은 재벌 문제에 대해 모든 기업들 특히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은 시민사회의 감시와 견제를 받아야 하고, 재벌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을 자본시장과 주식투자자들이 전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주주자본주의적 견해를 배제하여야 하며, 이를 전제할 때 삼성 뿐 아니라 모든 재벌들은 우리사회의 적극적인 감시와 견제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왜냐하면 그들의 휘하에 있는 기업들이 차지하는 경제적 비중이 상당해 재벌그룹과 그 계열사들이 잘못될 경우 우리 사회와 경제가 부담해야할 피해가 크기 때문에 재벌은 시민사회와 정부로부터 감시와 견제를 받아야 하는 존재라고 우리나라의 재벌에 대한 규제와 감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따라서 정 교수는 우리나라의 재벌이 시민사회와 정치권, 나아가 국민이 던지는 삼성에 대한 비판을 견제와 간섭이 아닌 적극적인 의사소통과 질적 비약을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재벌들의 편법상속문제에 대하여 후계자들이 재산과 경영권이 이전되는 과정에서 상속세법을 우회하는 혐의가 있다는 것은 모든 국민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특히 비상장 계열사를 이용한 편법적 상속과 증여는 조세 형평성에 문제 등 법적 문제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것에 관한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 했다.

0, 한국경제 정책방향에 대한 시각.

조원동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은 장하준 교수의 경제정책관에 대해 경제정책의 페러다임은 대체로 경제를 개방과 경쟁을 주요소로 하는 시장에 맡기기보다는 정부가 뚜렷한 정책목표를 가지고 금융 등 자원배분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야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히고, 이러한 장 교수의 주장에 기술혁신을 위해 투자는 필요하며, 이상적인 기업의 소유지배구조가 반드시 개별기업성과는 물론 국가경제의 잠재 성장률 증대에 필요한 투자를 보장해 준다는 근거는 없다고 반박했다.

소위 선진국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산업정책을 구사하고 있으며, 자본의 국제이동을 통제하고 있고, 분배문제도 궁극적으로는 성장증대를 통해 해소가 가능하고, 이를 위해 생산성을 높이면 노동시간을 줄여 생활의 질도 높일 수 있다는 점 등을 제시하고 있는 것에 대해 97년 말 외환위기에 대해서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장 교수는 외환위기가 우리경제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되었기 보다는 외적 요인과 거시경제정책 실패에서 찾고 있는 것으로 보여, 이 관점에서 장 교수는 금융, 거시 정책 수정 이외에 경쟁과 개방요소를 가미 했던 IMF 처방이 우리 경제 활력을 저하시키고 있는 요인으로 본 견해로 이해한다고 평가 했다.

조 연구원은 경제정책의 至高至善을 따지기 어려우며, 판단의 잣대는 오히려 경제정책의 현실 적합성이라고 보고, 경제학자들 간에도 경제정책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확실한 결론은 없었다며,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반까지 미국 경제의 침체와 일본 경제의 약진 과정에서 자유주의적 패러다임이 우월한가 아니면 싱가폴, 한국 등 정부 주도적 패러다임이 옳은가에 대한 논쟁이 있었으나 이러한 패러다임에 대한 판단은 정책의 유산으로 남아있는 오늘의 경제문제로 국제경제환경의 변화 추이 속에 우리 경제의 입지라는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0, 맺음

1997년 우리나라의 외환위기의 원인과 이후 IMF 처방에 대해 IMF 평가에 대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금융과 거시정책의 실패부분은 지적되었고, 특히 금융감독, 자본자유화 과정에서 단기자본 자유화를 장기자본에 앞서 실행했던 시차의 문제, 그리고 원화의 과도한 평가절상 지속 등이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의 실패만으로 우리나라의 외환위기를 설명 한다는 것에 대해 부족한 점이 있다.
국가가 대규모의 공적 자금의 투입이 불가피한 정도로 누적된 금융부실의 또 다른 측면은 기업의 중복 투자와 과잉 투자로 인한 투자의 효율성이 저하되고, 고임금과 고이자 등 고비용구조를 단순히 금융과 거시정책의 실패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겠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과정을 통해 기업경영의 불투명성, 의사결정구조의 비합리성, 재벌기업의 계열사간 교차보조가 우리 경제에 어떠한 부작용을 낳았나를 여실히 증명해 주는 사례는 많이 있었다.
이러한 구조에서 우리나라의 외환위기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로 기업의 부실을 초래했던 결정적인 과잉투자에 대한 고율의 이자부담과 기업은 잉여 노동력을 안고 있으면서 임금은 생산성 이상으로 계속 증가하는 왜곡된 비용구조가 환율의 고평가 지속과 맞물려 기업의 부실을 부추긴 것이 우리나라의 외환위기를 불러온 가장 핵심적인 문제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들 토론 참석자들은 아래와 같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즉, IMF 처방에 따른 금융감독의 강화와 고평가 환율시정 등 금융 거시정책의 수정이외에도 우리경제의 많은 부분에서 글로벌 스텐다드가 강조되고 실제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 평하고, 이를 IMF 의 요구 때문만이 아니라 단정 짓는 것은 분명히 무리가 있음을 지적하는 한편, 외환위기 발발직전에도 글로벌 스텐다드의 도입이 강조되고, IMF 처방에 대해 일부 잘못을 인정한 측면이 있지만 그 전반적인 내용은 우리 경제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작용했던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토론자들은 이러한 평가보다 중요한 것은 이제 글로벌 스텐다드는 우리 경제의 확고한 기틀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그로벌 스텐다드 도입은 기업 금융의 평가 시스템을 혁신하여 부채비율이 높고 이자보상비율이 낮은 기업들이 무너지고 심지어 은행도 문을 닫게된 것을 보고 또한 정부도 더 이상 기업들의 부실투자에 위험 동반자가 되어주지 않음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자세도 한층 신중해지고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그래서 끝으로 우리경제의 최선의 선택은 국제환경변화에 순응하면서 우리경제의 생산성을 향상 시키는 것이어야 한다고 보고 이러한 관점에서 과학기술과 교육의 중요성과 함께 새로운 수익 모텔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여건을 갖추어 나가는 것이 더욱 강조 되어야 한다고 토론의 끝을 맺어 IMF 이후 한국 경제를 올바로 분석하고 향후 우리경제의 발전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이 있었다.


(월간지 용)
이흥섭 기자  leesol04@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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