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된 공간에서 자위행위를 보여 주면 강제추행죄가 적용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이 사건은 8세 여아를 강제로 아파트 옥상으로 끌고가 자위행위를 보여주던 20대 청년이 강제추행죄로 800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된 사건.

사건의 발단은 대략 이렇다.

지난해 9월 광주의 한 아파트에 음식을 배달하러 온 박모(남, 26)씨는 배달을 마친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서 내리려다 A(8)양을 발견한 후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지 않고 A양과 단 둘이서 탑승한 뒤 16층에서 내리는 A양을 붙잡아 아파트 옥상으로 통하는 18층 비상문 쪽으로 데려 갔고 겁에 질린 A양은 박씨를 피해 아파트 옥상 비상구 문을 열고 도망치려 했으나 문은 열리지 않았다. 이때 박씨는 A양이 보는 앞에서 자위행위를 했다.

이후 박씨는 성폭력범죄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붙잡혀 기소됐으나 1심 법원은 `A양과 별다른 신체적 접촉이 없었다'며 박씨에게 공연음란죄만 적용,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이에 불복한 검찰은 `신체적 접촉이 없었더라도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의 감정을 느끼게 했으므로 강제추행에 해당한다'며 항소했고, 결국 항소심은 검찰의 손을 들어줬고 벌금 역시 1심보다 많은 8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박씨가 피해자를 비상구 쪽으로 강제로 데려 간 점, 범행장소가 퇴로가 없는 폐쇄된 공간이었던 점 등으로 미뤄 박씨는 어린 A양이 꼼짝 못하도록 만든 뒤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를 한 것이므로 강제추행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