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지방선거 '지자체 재정 파행 현실화'

권용석 기자l승인200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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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인 선거 비용 때문에 금년도 지자체 몫의 주민복지 사업이 크게 위축받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권한은 행사하고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무책임한 자세를 버리고 비용 부담을 같이 고민하고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5월 지방선거 비용을 놓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간에 보였던 갈등이 지자체 재정 운용의 파행이라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선거 비용은 고사하고 당장 내년 1월부터 두배 가량 인상되는 지방의원들 급여마저 지자체 능력으로는 감당이 안 되는 형편이다. 지방의 재정운용 파행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정부와 정치권이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의원 급여, 주민복지 예산서 매워야할 판”

중앙선관위와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협의회)가 추산하고 있는 제4회 지방선거 관리비용은 많게는 2천억원 가량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단순히 선거 실시에 따른 기초 비용으로 전국 234개 지자체가 편성한 예산은 총 2천900억원. 2002년 제3회 선거 기초비용에 1천억원 정도 증가한 규모다.

또 일정수준 득표한 후보자에게 지자체가 보전해줘야 하는 선거 경비도 약 5천400억원이다. 여기에 기초의원의 유급화에 따른 비용 2천억원까지 합하면 지방선거 실시로 인해 지자체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대략 1조원 이상이라는 게 협의회의 주장이다.

그러나 234개 지자체 중 선거 기초비용을 제외하고 보전경비와 유급화에 따른 비용을 내년도 예산에 반영한 지자체는 전체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내년도 편성 예산 중 고정적인 경상비를 제외하고 공공사업 투자의 축소 등 대형사업의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상당수의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에서는 대형사업은 물론, 주민복지 사업의 전면적인 축소나 폐지마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협의회 주용학 전문위원은 “1월부터 지급해야 할 의원들의 급여도 의회 예비비에서 지출해야 할 판”이라며 “그나마 재정 상태가 양호한 지자체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지자체에서는 의원 급여를 주민복지 사업 등 다른 예산으로 매우는 방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의정활동비와 회기수당 정도를 받고 있는 지방의원에게 유급제가 처음 도입되면서 광역의원이 지자체로 부터 지급받을 금액은 연간 7천만-8천만원, 기초의원은 5천만-6천만원이 예상된다.

지방의회 의원의 급여 수준이 과거보다 두배 가량 늘면서 정치 신인들의 대거 참여가 예상됨에 따라 후보자들의 선거보전 비용도 덩달아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후보자의 선거비용 보전은 지방선거의 가장 큰 변화이면서 또 지자체와 중앙정부간의 갈등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개정된 공직선거법에 따라 15% 이상을 득표한 후보자에겐 영수증만 첨부하면 항목에 관계없이 전액 돌려주도록 돼 있다. 또 10-15%을 얻어도 50%를 보전해준다. 특히 2-4명 선출의 중선거구제가 도입되는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지자체와 정부의 입장이 확연히 갈라진다.

행자부와 선관위는 많은 후보들이 뛰어드는 만큼 낙선자들이 10% 이상의 득표를 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면 협의회측은 과거 선거결과 양상에 비춰 한 후보가 30% 이상의 몰표를 얻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며, 오히려 보전 비용이 늘 것이라는 상반된 입장이다.

협의회측 관계자는 “예를 들어 5명의 후보가 나서 당선자가 30% 안팎의 득표율을 보일 경우 최소한 3명의 득표율은 20% 안팎을 보일 것”이라며 “비용이 줄어들 것이란 주장은 이러한 사정을 무시한 궤변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공직선거법 개정·지방교부세 확대 등 대안 회의적

협의회측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공직선거법의 개정과 지방교부세의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주용학 위원은 지난해 지자체장의 공직사퇴 시한 논란에 대한 위헌 판결 이후 국회가 바로 개정 작업에 착수한 예를 들며 “내년부터 예상되는 지자체의 파행 운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또 현재 교부세율이 19.13%인 지방교부세를 5% 가량 상향 조정, 25% 수준으로 확대해 지자체 운용의 연착륙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용석 기자  webmaster@sisat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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