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로부터 김문수, 전재희, 김영선 의원

한나라당 전재희·김영선·김문수 등 경기지사 경선 후보 3명은 20일, 수도권 모 일간지 주최 후보토론에서 '경험과 경륜', '경기도 디자이너', '수도권 규제 철폐'를 각각 주장하며 경선 출마 배경을 밝혔다.

6일간의 경선 운동을 마친 후보들은 지친 모습이었으나 모두 승리를 장담하고 최선을 다했다는 표정이었다. 이들은 경선 결과에 대해서는 깨끗하게 승복하고 지방선거는 물론 2007년 대선 승리를 위해 손을 맞잡을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후보들은 지상토론에서 공통질문과 후보자 상호 토론에서 한치도 물러섬없이 열띤 공방을 벌였다.

▲ 김문수 의원

<다음은 공통질문>

-본인이 반드시 도지사가 돼야하는 이유는.
●김영선=경기도는 대한민국의 발전을 책임지는 중심축이자 마케팅 전진기지이다. 도정을 책임질 국정 CEO형 지사가 필요하다. 높은 도전의식과 열정을 가지고 영국을 재건한 마거릿 대처와 같은 ‘강한 추진력’으로 최첨단 경기도를 디자인할 '경기도 종합 디자이너' 로 자격이 있다고 자부한다.

●전재희=거대한 조직의 경기도를 이끄는 도지사는 행정의 메커니즘을 알고, 조직을 움직여 목표를 달성하는 노하우를 아는 사람이라야 도지사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 지난 30년 동안, 중앙행정과 지방자치 그리고 정치를 두루 경험했다. '행정을 알고 경기도를 아는' 전재희가 수도권규제 철폐, 경기 남북부 균형발전 등 경기도의 산적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이다.

●김문수=김문수는 수도지키기투쟁위원장으로서 '수도 이전이 위헌'이라는 판결을 받아냈다. 작년 12월에는 국회의원 51명과 함께 악법중의 악법 '수도권정비계획법'을 폐지하고, '수도권의 계획적 관리에 관한 법안'을 국회에 발의했다. 수도권 규제를 풀고 수도권의 경쟁력을 높일 확실한 대안을 가지고 있다.

-타후보와 차별화된 본인만의 도정 목표가 있다면.
●김문수=제일 먼저 수도권 규제를 철폐하겠다. 수도권 규제를 풀면 첨단 외국기업과 국내 대기업이 수도권에 더많은 투자를 해서 경제 성장과 일자리 만들기를 동시에 해 낼 수 있다. 그리고 남북간 외곽순환 도로 완공과 더불어 제2 순환도로와 순환철도, 팔당 상수원 보호구역 중복 규제, 구도심의 '경기 뉴타운' 등 3대 불균형을 해소하겠다.

▲ 김영선 의원

●전재희=부유한 경기도가 아니라 행복한 경기도를 만들고 싶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베드타운 도시가 아니라 자체 지역 내에 일자리가 있고 교육, 보건, 여가, 편의시설을 두루 갖춘 자족적인 성장거점 도시를 권역별로 집중 육성하겠다. 또한 경기도의 역사, 문화로 인해 도민이 자긍심을 느끼고, 이를 보고 체험하기 위해 외부인들이 찾아오고 싶어하는 경기도를 만들겠다.

●김영선=인구 1천만의 경기도에 첨단 산업 벨트를 조성하는 것이 시대적 과업임을 확신한다. 구체적으로는 IT·BT벨트, IT영상벨트, 지식기반산업벨트, 환경문화벨트, 첨단부품소재벨트 , 웰빙휴양벨트, 통일기지벨트 등 권역별로 집중 육성해 동북아의 핵으로 부상시킬 복안을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여성 일자리 보육공단’ 설립, ‘교육비 반액 정책’, ‘경기도-사회책임연대은행’ 발족, '경기 순환 철도망’ 확충 등 경기도민이 필요성을 느끼는 정책을 추진하겠다.

-열린우리당 진대제 후보와의 경쟁력을 자평한다면.
●전재희=진대제 후보는 자수성가한 기업인으로 행정 경험까지 갖춘 훌륭한 분이다. 그러나 수도분할을 주도한 열린우리당 후보이고, 부유층 이미지가 강해 도민들의 반감 또한 강하다. 이러한 진 후보에는 서민적 이미지에 행정 경험을 갖추었고 수도 분할에 반대해 단식투쟁을 한 전재희가 대항마로서 경쟁력이 있다.

●김영선=진대제 후보는 사기업의 이익을 위해서만 일해 온 반도체 전문가인 반면 나는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이익을 위해 일해 온 3선의 국회의원이자, 반도체를 포함한 IT 전 영역의 전문가로 활동해 왔다.

●김문수=지난 10년간 국회의원이 벼슬이 아니라 국민의 머슴이라는 초심을 잃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해 왔다. '돈 버는 것이 목적이었던 CEO’형 인물이 애국심, 국가관, 공인정신을 가진 사람을 따라갈 순 없다. 지난 10년간 부패에 연루된 적이 없고 청빈하게 살아왔다.

-수도권 규제 철폐의 걸림돌인 '수도권' 대 '비수도권' 갈등 해소 방안과 차별화된 실천 전략을 밝혀보라.

●김문수=지금은 지방과 수도권 사이에 대결을 하는 시대가 아니다. 지방과 수도권이 발전적으로 경쟁해야 한다. 수도권의 발을 묶어서 지방을 발전시킨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이다. 수도권 경제를 중국 베이징이나 상하이 이상으로 발전시켜야 대한민국도 발전하고 지방도 발전할 수 있다.

▲ 전재희 의원

●전재희=빼앗기식 분배가 아니라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에게 도움되는 상생의 균형 발전을 이루어내겠다. 비수도권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에는 최대한 협조하겠다.
●김영선=지금보다 더욱 수도권을 집적화시켜 질적 향상을 이뤄냄으로써 수도권이 전국으로 피와 살을 공급하는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으로 박동하도록 하겠다.

-본인이 도지사가 된다면 4년 임기 후 경기도와 도민의 삶은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 비전을 밝혀주시기 바란다.
●김영선=먼저 수도권 규제 완화를 통해 희망 일터가 건설된 기업하기 좋은 경기도를 만들겠다. 또 순환형 광역 교통망 확충, 전통문화 계승 및 '한류' 승화 등 편안한 쉼터를 조성해 머물고 싶은 경기도가 돼 있을 것이다. 사회 안전망 구축을 통한 복지 경기 건설로 더불어 사는 경기로 거듭날 것이다.

●전재희=서울에 의존하는 경기도가 아니라 자족적인 경기도가 될 것이다. 경기도민은 쇼핑, 문화, 병원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서울이 아닌 인근의 성장거점 도시로 발길을 돌릴 것이고 경기도의 기업들은 수도권 규제 철폐로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게 되고, 그 경제적 과실은 성장거점 도시에서 지역간 연결망을 타고 경기도 구석구석으로 파급돼 모든 도민이 혜택을 보게 될 것이다.

●김문수=중국보다 더 빠르고 서울보다 잘사는 경기도 시대가 열릴 것이다. 많은 일자리가 경기도에 생길 것이고, 경기도내 남북간 동서간 신도심-구도심간 불균형 문제가 해소되고 아이 키우기 좋고 노후 걱정없는 행복한 경기도가 될 것이다.

-상대 두 후보의 장단점을 평가한다면.
●김문수=김영선 후보는 정말 열심히 하시는 분이다. 전재희 후보는 원칙을 지키시는 분이다.

●전재희=김문수 후보는 명석하고 대중친화적이며 또한 정치적 리더십과 조직 능력을 갖춘 장점이 있다. 다만 경기도와 같은 거대한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기에는 행정 경험이 부족하고 노동운동가 출신의 강성 이미지를 갖고 있어 합리적 조정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영선 후보는 부지런하고 열정과 패기가 있지만 조직을 움직이고 의견 조율을 통해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도지사의 역할과는 거리가 있다고 본다.

●김영선=김문수 후보는 한때 노동운동가로서 활동했던 노동 전문가로서 성실성과 우직함이 장점이다. 굳이 단점을 지적하자면 급변하는 시대적 흐름에 대처하는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지 않나 생각된다. 전재희 후보는 여성분야 개혁자 중의 한사람이므로 소신과 일관성이 있다고 본다. 반면 유연성이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다.

<다음은 상호질문> ◇김영선→전재희=5·31 지방선거의 여성 참여는 매우 저조한데, 이에 대한 견해와 정치인으로서 여성의 장점은 무엇인가. ●전재희=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나 경기도 여성 참여율은 4.3%에 불과하다. 여성 정치지도자의 성공적인 모범 케이스를 많이 만들어내고 미래를 내다보고 차세대 여성지도자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저변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김문수→전재희=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이 통과되었을 때 13일간 단식 농성을 하는 것을 보고 대단한 분이라고 느꼈다. 앞으로 수정법 폐지와 대체입법의 국회 심의를 위해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전재희=수정법 폐지가 비수도권 발전을 가로막지 않는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 수정법 폐지의 목적이 지방의 것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 난개발을 막고 토지 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임을 지속적으로 설득해 나가야 한다. ◇김영선→김문수=일부에서 진대제 후보가 오히려 김문수 후보보다 더 한나라당 후보 같다는 얘기가 있는데,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진 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이 있는가. ●김문수=진대제 후보는 위장한 한나라당 후보이다. 노무현 정권 아래서 수도권 규제에 대해 한마디도 못할 사람이다. ◇전재희→김문수=경기도 남부와 동북부의 경제력 차가 커서 분도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현재 경기도는 균형발전을 위해 ‘경기 동북부 특화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도권 규제 철폐 외에 후보님이 구상하는 균형발전 정책을 제시해 달라. ●김문수=지금은 분도론에 앞서 서울 경기 인천을 통합한 광역행정으로 베이징 도쿄 상하이와 맞서 수도권 경쟁력을 높여야할 시기이다. 다만 경기도 3대 불균형 해소에 주력하겠다. 첫째는 교통 인프라 구축 및 남북 불균형 해소이고 둘째로 팔당상수원 보호구역 중복규제 해제와 동서 불균형 해소이며, 셋째는 경기도 뉴타운 지원 및 신구도심 격차 해소이다. ◇김문수→김영선=민생 현장을 두루 다니면서 경기도를 어떻게 성장시켜야 할지, 잘사는 경기도 건설을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김영선=1천만 도민의 꿈이자 미래 대한민국의 희망인 경기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수도권 규제를 완화시키고, 권역별 순환형 산업벨트를 구축하여 재래식 구조를 첨단구조로 변화시켜야 한다. 수도권 집적화 경기도 리모델링 추진으로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우수학생을 위한 교육비 반값 정책과 경제적 약자를 돕는 '경기도-사회책임연대은행' 건립을 실행하겠다. ◇전재희→김영선='IT 지사'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계신데 현 경기도 IT 산업의 과제와 그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김영선=경기도는 우리나라 지식 기반 사업의 40%가 집중돼 있고 정보통신의 67%, 연구개발인력의 35%, 첨단산업의 45%를 보유하고 있다. 능력있는 인적자원과 풍부한 시장 잠재력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하이테크 경기’를 구축해야 한다. 따라서 IT, BT, NT 등 첨단 산업 중심의 클러스터를 유치함으로써 경기도내 고부가가치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대한민국의 고속 성장을 책임질 수 있도록 하겠다.

이기영 기자  lgy92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