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부산지방에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부산 김해공항으로 착륙을 시도하다 기상악화로 인천공항으로 회항하던 국제선 항공기가 천둥번개 속에서 난기류를 만나 승객 20여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19일 낮 1시 40분쯤 승객 151명을 싣고 상해에서 부산으로 오던 대한항공 876편이 부산 김해국제공항의 악기상으로 인천공항으로 회항하던 중 대구 남쪽 18km 상공에서 천둥번개와 함께 난기류를 만나 승객 김모(57)씨 등 항공기 뒤편에 타고 있던 승객 21명과 승무원 3명이 목 부상 등을 입었다.

이 가운데 목뼈 손상이 의심되는 김씨 등 2명은 이날 오후 2시 20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한 직후 인하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나머지 승객 10여명은 인천공항 인하대 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은 뒤 버스를 이용해 19일 부산으로 귀가했다.

사고 당시 항공기에 탑승하고 있던 한 승객은 "회항을 하겠다는 안내방송이 나간 뒤 비행기가 세 번 정도 갑자기 급강하했다"며 "이 때문에 비행기 뒤쪽 승객들이 튀어올라 목과 얼굴 등에 상처를 입었고 승객들이 대부분 공포에 떨었다"고 말했다.

부상 승객 가운데는 중국인 관광객도 9명 포함돼 있었으며 이 가운데 중국인 Z (51)씨는 의료진의 CT 촬영 의견에도 불구하고 일행과 함께 관광을 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내 부산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승객들은 항공사측의 보상을 요구하며 항공기에서 직원들과 20여분 가량 항의소동을 벌였으며, 항공사측에서 치료비 등을 부담하기로 약속을 받은 뒤 항공기에서 내렸다.

대한항공 측은 이번 사고에 대해 승객들의 진료비를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에 사고를 일으킨 난기류는 "기상레이더에도 잡히지 않아 조종사들이 미처 대처하지 못했다"며 "난기류가 발생할 경우 승객들은 놀이동산의 바이킹을 탄 것과 같은 경험과 함께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을 경우 골절상 등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승객들은 "당시 기류가 좋지 않다며 승무원들이 안전벨트를 맬 것을 몇 번이나 종용해 대부분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말해 항공사측의 설명과 다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