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오후 한명숙 국무총리 내정자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24일 이해찬 국무총리 후임에 한명숙 열린우리당 의원을 지명했다.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국무총리에 한명숙 의원을 지명하고 헌법 제 84조 규정에 따라 국회에 임명 동의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 총리 지명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해 총리로 기용되면 '헌정 사상 첫 여성 총리'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노 대통령은 한 지명자와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을 두로 막판까지 고심했으나 마지막에 여당이 강력히 지지하고 있는 한 지명자로 결단을 내렸다.

노 대통령은 정책의 연속성을 고려하면 참여정부 정책 전반을 총괄해온 김 실장이 더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으나 지방선거와 대선 등을 앞두고 여당과의 관계 및 첫 여성총리라는 간판이 갖는 위력 등을 감안해 '한명숙 카드'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한 지명자는 여당의 강력한 추천을 받은 동시에 한나라당에서도 열린우리당 당적만 버린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수준의 지지를 받아왔다.

여권은 특히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할 경우 '한명숙 총리'와 시너지 효과로 인해 지방선거에서 여성 표를 결집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지명자는 게다가 김대중 정부에서 여성부 장관을 지냈다는 점에서 '김대중 정부와의 연속성'이라는 상징성을 지닌다.

'여성 총리'라는 카드는 노 대통령에게 임기를 2년 앞둔 상황에서 국면 전환용으로 유효하다. 일단 첫 여성 총리의 탄생으로 참여정부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여성 총리' 발탁을 계기로 노 대통령은 향후 국정운영 기조를 안정·화합에 두고 여당 지도부의 의사를 존중하는 당·청관계를 꾸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지명자는 국무위원과 여당의 최고위원을 두루 거치면서 내각과 당 지도부 경력을 쌓았기 때문에 당정청 관계를 조화롭게 이끌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노 대통령이 견지해온 분권형 국정운영 기조와 책임총리제는 다소 퇴색될 것으로 보인다. 참여정부의 국정운영 철학이나 정책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이 전 총리나 김 실장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