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지방노동청 근로감독1과장 박정웅

명절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단어는 ‘고향’과 ‘차례’ 일 것이다.  수구초심이라는 말이 있듯이 누구든지 명절이 다가오면 고향과 조상을 떠올리고, 찾아갈 고향이 없는 이들은 고향 쪽을 바라보면서 망향의 한을 달래곤 한다.

고향을 북녘에 둔 실향민, 외국인근로자, 소년소녀 가장 등 불우한 처지에 있는 이들에게 명절이 다가오면 기쁨 보다는 서글픈 감정이 앞서지 않을까?  아마 명절을 앞두고 이들을 위로하는 행사나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하는 발걸음이 잦아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인 것 같다. 

행정기관도 명절을 앞두고는 각 분야별로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행정을 대폭 강화하고 있고, 노동청에서도 임금체불의 예방과 발생된 임금체불의 해소를 위해 근로감독관을 비상근무조로 편성하는 등 별도의 대책을 수립. 시행해 오고 있다.

임금체불과 관련하여 업무를 수행해 오면서 임금이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정리해 보면, 임금이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임금, 봉급, 기타 어떠한 명칭으로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이라고 정의 내릴 수도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보면, 근로의 대가가 아닌 노조전임자의 월급은 임금이 아니며, 사용자 이외의 자가 지급하는 금전지급도, 근로자가 아닌 임원에게 지급하는 월급도 임금이 아니다. 

따라서 임금은 사용자와 근로자를 연결해 주는 가장 중요한 고리이다.  근로기준법에서는 임금지급과 관련해 크게 두가지를 규정하고 있다. 

첫번째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두번째는 임금지급의 4대 원칙을 정하고 있다.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며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자를 지정하여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통화불의 원칙, 직접불의 원칙, 정액급의 원칙, 정기불의 원칙이 그것이다. 즉 임금은 통화 이외 현물로 지급하거나, 근로자에게 직접 지급하지 않고 노동조합을 경유하여 지급하거나, 임금의 50%만 지급하거나, 정기가 아닌 부정기적으로 지급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사항을 위반할 경우에는 근로자는 사용자를 노동관서에 진정 또는 고소할 수 있으며, 근로감독관은 이를 조사하여 행정처리 또는 사법처리를 함으로써 취약계층인 근로자를 보호해 오고 있다.

 이번에도 여느 명절과 마찬가지로 경인지방노동청에서는 추석을 앞두고 9월10일부터 9월 21일까지 12일 간을 체불임금 청산 집중지도 기간을 설정하고, 추석대비 체불근로자 보호대책을 마련해 시행한다.  그 내용은 근로감독관으로 구성된 비상근무조 편성․운영, 체불임금 일일상황 유지와 신속대응, 체불임금취약사업장에 대한 사전 예방활동 강화, 발생된 체불임금에 대해 추석 전 청산지도로 이루어진다.
 
 또한 근로복지공단에서는 노동청에서 도산기업 퇴직근로자가 임금, 휴업수당,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한 경우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하여 일정범위의 체불임금을 체당금으로 지급하기도 하고, 2개월 이상 임금체불사업장 소속 근로자에 대해서는 생계비 대부사업을 전개하는 것과 동시에, 노동청의 지원 아래 대한법률구조공단에 의한 무료법률구조서비스를 실시한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이 모든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소, 해결 할 수는 없겠지만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대책들을  꾸준히 시행하다 보면 ‘가랑비에 속옷 적는다’ 는 말이 있듯이 임금체불사건들이 한건, 한건 해결되는 과정을 거쳐 궁극적으로는 사회 전반적으로 임금체불이 발생하지 않을 날이 올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임금체불, 특히 명절에 있어서의 임금체불에 대한 노동청의 입장은 한사람의 근로자라도 근로자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임금이 체불되지 않도록 예방하고, 설혹 임금체불이 되었다 하더라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해소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노사간의 관계가 ‘비온 뒤에 땅이 더 굳듯이’ 더욱 공고해 지고, 이 땅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주들은 사업주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로 사업체가 아무리 어렵더라도 근로자의 임금만큼은 제때, 제대로 지급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기를 바란다. 

일년내내 그렇겠지만, 특히 명절을 앞두고는 단 한건의 임금체불도 발생되지 않게 되고, 다가오는 국민소득 2만불 시대에 사용자와 근로자가 함께 하는 세상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