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사람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있다!

황진 기자l승인2006.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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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애들아, 비타민’ 아침 식사가 끝나면 마치 만병통치약인양 비타민 한 알과 냉수 한잔을 내미는 주부의 모습은 ‘사려 깊은 현모양처’의 이미지처럼 여겨져 왔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당신이 오늘 아침 가족에게 권한 그 비타민이 무익할 뿐 아니라 때로 ‘유해’하기까지 하다면? 주부들이 가족의 건강을 챙긴다며 반드시 챙기는 비타민. 나른함과 피곤함을 느낄 때도, 감기가 걸렸을 때도, 심지어 가볍게 주고받는 선물이나 보험이나 미용실 홍보물로도 비타민이 붙어 오고가는 게 요즘 풍경이다.

하지만 단 한번이라도 나와 우리 가족이 비타민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있는가. 혹시라도 필수 영양소라는 비타민이 오히려 내 몸에 ‘독’이 된다면?

비타민의 과다 복용에 대한 경고가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인에게 ‘만병통치약’처럼 대접받는 비타민이 골다공증과 기형아 출산, 혈중 지방 수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것. 병에 걸린 환자가 회복기에 비타민을 복용하면 부상당한 근육의 회복을 지연시키고, 아스피린과 비타민 C를 함께 복용하면 귀울림과 어지러움 등이 생겨날 위험이 있다.

서울대 의대 유태우 박사는 “때론 비타민 자체가 '독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핀란드에서 석면공과 흡연자들을 대상으로 고단위의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A를 투여하자 폐렴 발생률이 급증했다”고 말한다.

또 피리독신(비타민 B6)을 과다 투여하면 밤중에 자신의 다리가 어디 있는지 모르는 ‘감각신경병증’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그래도 영양제를 복용하면 최소한 영양소 결핍에 대해 예방 효과는 가져다주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득보다 해가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인체가 필요로 하는 영양소의 종류와 양은 인체 자신만이 판별할 수 있으며, 그 능력은 다양한 종류의 식품을 섭취할 때 생기기 때문. 정제된 비타민의 경우 인체는 대부분 이물질로 판단해 배출해버린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허비되기도 한다.

유박사의 말에 따르면 비타민 음료, 종합비타민 속의 합성 비타민은 과일이나 채소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공장과 실험실에서 화학적으로 합성하거나 생물공학적으로 유전자 조작을 통해 대량 제조된다는 것.

비타민 제조업체들의 소비자 심리를 이용한 판매전술도 뛰어나 비타민 부족이 일어날 경우 공포를 극대화시킨다. 공포감 조성에 이어 건강기능식품, 영양제를 선전하며 안심시키기에 나서고 합성 비타민이라는 표현은 철저히 은폐한다는 것이다.

유박사는 결국 자연의 식품에서 섭취한 영양소를 대체할 수 있는 약은 없다며 자연식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 잘못 알고 있는 비타민 상식들 비타민 B군이 수용성이라는 사실은 다행이다. 인체의 대부분이 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 중년 여성의 경우 인체의 48%가, 갓난아이의 경우 70%가 물이다. 때문에 수용성 비타민이 체내에 잘 섭취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중에 나온 책에는 좀 다른 이야기들이 적혀 있다. 수용성 비타민은 배설물을 통해 쉽게 빠져나가 체내에 잘 저장되지 않으며, 음식을 뜨거운 물에 데치거나 삶을 때 쉽게 파괴된다고 한다. 결국 영양제를 통해 보충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비타민 B군은 요리할 때 다른 요소보다 덜 파괴되기도 한다. 또 며칠 동안 비타민 B를 섭취하지 않았다고 쓰러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 인체에는 아주 커다란 비타민 B군 저장소가 있기 때문.

심지어 비타민 B12 저장고는 너무 거대해서 몇 년 동안 비타민 B12를 섭취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그렇다고 물질대사의 이상이나 신체적 결함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예전에는 미생물 감염에 의해서만 질병이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면역력이 약회되어도 질병에 걸린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체내에 침투한 미생물과 싸워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면역체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때문에 사람들은 더 많은 비타민제를 구입한다. 진정한 면역체계 강화법인 금연, 규칙적인 운동, 크나이프식 수욕 요법(크나이프 박사가 온천 효과를 이용하여 발명한 자연 치료법)은 등한시하면서….

비타민이 면역체계를 유지시켜 주는 건 사실이다. 약초를 함유한 의약품이나 비타민제가 감기를 빨리 낫게 해주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가끔은 허브차나 과일차 또는 따뜻한 수프가 감기를 빨리 낫게 해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비타민제보다 직접 만든 차나 수프가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고함량 비타민들이 어떤 경우 면역체계를 약화시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고함량 비타민 E 제품은 백혈구의 항균·멸균 작용을 약화시킨다. 가장 많이 애용되는 비타민 C 제품이 우리의 기대를 배반할 때도 있다. 미국의 한 실험에서 실험용 쥐들에게 소음으로 스트레스를 주었고, 그 결과 쥐들이 혈중 백혈구 수가 감소되자 비타민 C를 다량 투입했다.

비타민 C가 약화된 면역세포의 활동을 회복시켜 주길 기대한 것. 그러나 면역세포의 활동은 오히려 감소됐다. 비타민 C가 코르티존의 분비를 촉진시킨 때문. 코르티존은 백혈구의 생산을 저하시켜 면역력을 약하게 만드는 호르몬이다.

예전에는 아이들에게 뼈가 튼튼해지라고 칼슘과 비타민 D가 풍부한 우유를 많이 먹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아주 어린아이에게조차 비타민 D 영양제를 먹인다. 뼈를 강화시키는 제품은 점점 더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초콜릿과 요구르트에도 칼슘과 비타민 D를 첨가한 제품이 수없이 많다.

물론 뼈를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비타민 D가 보충되어야 한다. 칼슘은 뼈를 구성하는 성분이고, 비타민 D는 칼슘을 운반해 뼈에 쌓아놓는 영양소이기 때문. 비타민 D는 칼슘이 부족할 경우 음식물에서 더 많은 미네랄을 채취해 칼슘의 빈 자리를 채워주기도 한다.

이러한 협력관계는 뼈를 위해 참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두 영양소가 동등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때에만 협력은 성립된다. 비타민은 과다 섭취되고 칼슘은 소량 섭취된다면, 비타민은 이기적으로 돌변한다.

자신이 직접 뼈로 가서 칼슘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 뼈는 칼슘이 부족하게 되고 대신 비타민 D가 뼈를 구성하게 된다. 뼈를 강화시키기 위해 복용한 비타민 D가 오히려 인체에 해를 미쳤다는 학계의 보고는 이미 수없이 많다.

# 때로는 ‘독’이 되는 비타민 비타민 중에서도 비타민 A, D, E 그리고 베타카로틴 같은 지용성 비타민이 특히 독성물질로 쉽게 변한다. 인간의 지방조직에 축적되어 저장되기 때문.

지용성 비타민 중에서도 요즘 들어 의사들이 빈번히 처방하고 있는 비타민 A는 더욱 위험하다. 비타민 A를 복용하는 이유는 눈, 점막, 면역체계의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비타민 A의 과다복용이 불러일으키는 결과를 잘 모르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현재 북유럽에서는 비타민 A 과다 복용으로 인한 골다공증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2002년 의학전문지 의 연구 발표에 따르면 7만2천여 명의 간호사를 대상으로 식습관과 생활방식을 조사한 결과, 매일 비타민 A 제품을 3㎎ 이상(일일 권장량은 1㎎) 복용한 간호사들의 골다공증 발생률이 급상승했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칼슘과 비타민 D를 충분히 섭취한 여성들이었지만 ‘약’보다는 ‘독’이 강했던 것이다.

임산부에게 고함량 비타민A 제품이나 특수 용도로 개발된 비타민A 제품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임신 중에 여드름 치료를 위해 레틴산을 함유하고 있는 특수 비타민 A 제품을 복용한 여성 1백54명을 조사한 결과, 95명의 여성은 인공 유산을, 12명의 여성은 자연 유산을 했으며, 눈과 뇌가 손상된 21명의 기형아가 출생했다는 끔찍한 보고가 나온 것.

고함량 비타민A 제품은 혈중 트리아실글리세롤 수치를 높이기도 한다. 트리아실글리세롤이란 일종의 지질. 트리아실글리세롤 수치가 높으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동맥경화나 심근경색의 발생률이 높아진다.

이러한 사건에도 불구하고 제약사들은 여전히 고함량 비타민 A 제품이 심근경색을 예방해 준다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들은 비타민 A 제품 복용을 삼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비타민 A에 베타카로틴을 함께 복용할 생각이라면, 일찍부터 포기하는 것이 좋다. 너무 위험한 짓이다.

최대 비타민 섭취를 위한 요리법

△찌기- 수증기를 이용해 조리하면 비타민을 성분의 손실을 막을 수 있다. 양배추나 옥수수와 같은 야채를 찌기 좋은데, 냄비에 1~2컵 정도의 물을 붓고 섭씨 50~60도 정도로 끓었을 때 야채를 넣어야 한다. 도중에 뚜껑을 열면 수증기가 날아가기 때문에 조리시간이 길어지고, 그만큼 비타민의 손실도 커진다.

△데치기- 펄펄 끓는 물에 살짝 담갔다 꺼내는 방법. 이때 야채를 오래 삶지 말고 그야말로 살짝 담갔다 꺼내는 것이 좋다. 살짝 데치기에 안성맞춤인 야채는 브로콜리, 콩, 시금치 등이다.

△볶기- 기름과 물을 이용한 조리법으로 특히 비타민 B군을 조심스럽게 다루는 방법이다. 야채를 잘게 썰어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가열한 뒤 기름이 달구어지면 야채를 넣고 볶는다. 물을 살짝 부어 찜의 효과를 낸다. 이때 약한 불이 좋다. 볶기 알맞은 야채로는 토마토와 버섯, 호박이나 파프리카처럼 물기가 많은 것들이다.

△튀기기- 펄펄 끓는 기름에 넣고 센 불에서 계속 저어주는 방법인데 특히 수용성 비타민이 들어 있는 음식을 요리하기에 적당하다. 야채는 끓는 작게 잘라 기름에 넣는 것이 좋고, 짧은 시간에 조리하는 것이 포인트. 적당한 크기로 자를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야채가 튀기기 좋다. 


황진 기자  hidmom@sayclu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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