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한국여성유권자 경기연맹 용인지부장 황선숙

권력을 주도하는 것은 당선자들인 반면 이를 한순간에 뒤집을 수 있는 것이 국민이며, 유권자들이다. 지금까지 선거를 좌우한 것이 후보자와 정당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유권자가 중심이 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지방자치를 꿈꾸며, 어떤 환경에서 살고 싶어 하는지를 열린 마음으로 듣고, 진심으로 관심을 갖는 후보를 내세우는 정당만이 살아남도록 해야 한다.  
 

특히 이번 선거는 올바른 지방자치 제도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새로운 분수령이라는 점에서 유권자와 후보자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높아진 국민들의 의식수준을 미처 깨닫지 못하는 정당과 후보자는 패자로 남게 될 것이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나서는 자격미달의 예비후보들을 가려낼 수 없는 정당이라면 지방선거에서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사실 이번 5.31 지방선거가 유례없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점은 여러 경로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자치단체장 선거에는 예비후보들이 대거 몰려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고, 기초와 광역지방의원도 유급화 등으로 지원자가 넘쳐나고 있다.

당사자들은 속이 타겠으나 진정한 지역 ‘일꾼’을 뽑아야 하는 유권자들로서는 모처럼 여유있게 옥석을 가려낼 좋은 기회가 될 듯하다. 지역에서 보면, 정치의 생리를 일컫는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다’는 말을 절감하는 순간들이 숱하게 벌어진다.  

예비후보들은 나름대로 최대한의 역량을 동원해서 치열한 물밑작업을 시작했고, 삼삼오오 연대를 계획하거나, 누구줄에 서야 공천이나 세력 확장에 유리한지를 저울질하기에 바쁘다.  

눈만 뜨면 밤새 날아온 무수한 소문들이 하루가 다르게 뿌연 황사를 타고 퍼지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유권자의 손에 승패가 달렸음에도 정당이 내세울 후보를 두손 놓고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일꾼’이 아닌 ‘정치꾼’이 공천을 받아 ‘선량’으로 둔갑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음에 우려가 앞선다.       

그러므로 유권자들은 두 눈을 크게 뜨고, 귀를 활짝 열고, 후보자들의 면면을 뜯어보고 샅샅이 살펴보기 바란다. 지방의원을 명예로 생각하고 선거에 임하거나, 의원이 되어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다짐이나 뚜렷한 목표의식 없이 정치판으로 착각하고 뛰어드는 후보들은 더 이상 지방의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이번 기회에 과감하게 심판해야 한다.       

유급화되는 지방의원의 세비는 모두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으로 충당해야 한다. 유권자들이 제대로 된 지역일꾼을 선별하는 지혜가 필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껏 행정기관의 무능과 예산낭비를 비난했다면, 이제부터 일꾼을 잘못 뽑은 유권자 스스로가 혈세를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유권자의 권리를 소중히 생각하고 냉정한 판단으로 진정한 지역일꾼을 뽑을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함께 고민해 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