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국무총리의 부산 아시아드CC 골프모임 파트너이자 ‘골프로비’ 의혹을 불러 일으킨 영남제분에 대해 검찰이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검찰은 영남제분 등의 밀가루 담합사건과 관련한 공정거래위의 고발장이 접수되는 대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특히 이번 수사를 통해 공정위 조사와 관련된 영남제분 등의 골프로비 의혹 실체에 대해 서도 진상 규명을 벌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이날 “공정위가 조사한 영남제분 등 6개 제분회사의 밀가루 가격 담합 사건이 2~3주안에 검찰에 고발될 것 으로 보인다”며 “공정위 조사와 관련된 로비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검찰이 이 부분도 짚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영남제분 류원기 회장이 이 총리와 3·1절 골프회동을 하면서 공정위 조사에 대한 무마 로비를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 해 별도의 고발조치가 없더라도 검찰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밀가루 가격 담합 사건은 공정위의 의결서 작성 및 해당 회사 통지 절차가 끝난 후 이달말 쯤 검찰에 정식 고발될 예정이다. 수사는 공정거래 전담부서인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가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현재 공정위 조사내용과 6개 제분회사의 담합 과정, 언론에서 제기되고 있는 공정위 조사 무마 로비 의혹 등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28일 밀가루 공급 물량과 가격을 담합한 국내 8개 제분회사에 대해 과징금 부과 결정을 내리고, 이중 6개 회사와 해당회사 대표이사·임원 5명을 검찰에 고발조치하기로 의결했다.

공정위가 고발키로 한 담합 업체는 대한제분(과징금 121억6400만원), 동아제분(82억3600만원), 한국제분(47억6600만원), 영남제분(35억1600만원), 대선제분(32억3000만원), 삼화제분(16억7200만원)이다. 이들 업체는 2000년 1월~2006년 2월에 걸쳐 가격을 담합, 소비자들에게는 4000억여원 규모의 피해를 끼친 것으로 밝혀졌다.

영남제분의 류 회장은 공정위가 조사결과를 발표하기 하루전인 지난 1일 이 총리와 골프회동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사결과 무마 로비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류 회장은 검찰 고발대상에서 제외되고 부사장이 고발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의혹이 더욱 확산됐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6개 회사중 대표이사가 고발대상이 된 회사는 2개사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담합회의에 직접 참석했거나 담합을 적극 실행한 담당 임원이 대상이 됐다”며 “류 회장은 2000년 2월 물량배분을 위 한 회의에 참여한 사실이 있지만 이 회의는 2002년 2월 새로운 합의에 따라 효력이 종료됐고 지난해 2월 법상 공소시효인 3년이 지났다. 류 회장은 또 담합 기간에 주로 수감생활을 한 점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류 회장이 시효 이전이더라도 담합 회의에 직접 참석했고, 담합행위는 류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에도 계속된 것으로 확인돼 ‘봐주기’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부산골프모임에 참석했던 이기우 교육부 차관은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류 회장은 전부터 이 총리의 후원자로 친분이 있다고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골프모임을 가지고 로비와 연결하는 것은 너무 억측”이라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