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자부 신정완 감사관>

금년 3. 29 국정브리핑에 지자체들 “감사 좀 해주세요” 별난 요청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난 적이 있다. 정부가 지난 2005년 하반기부터 전산 감사기법을 도입해 각 지자체의 묻혀진 지방세를 찾아줘 지방으로부터 감사요청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후 기사에 대한 의견달기를 보니 “진짜로 공무원이 감사를 받고 싶은 것은 아니겠지요. 단체장이야 좋을지 몰라도...”라는 글도 올라 있었다.

종래의 시각으로 본다면 수긍이 가는 면도 있다. 하지만 금년들어 정부합동감사의 운영기조를 바꾸고 지방세 분야 등에 대한 “컨설팅 감사”를 도입함으로써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로부터 기대이상의 환영을 받고 있다.

달라진 정부합동감사 환영, ‘격세지감’

‘확~ 달라진 정부합동감사’, ‘감사하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 전북도 의회 의장 감사장 방문 격려’, ‘고무적인 행자부 컨설팅 감사’

지난 3월 실시한 전북도 정부합동감사 기간 중에 중앙과 지방일간지가 보도한 기사제목 내용이다. ‘감사 사전협의제’, ‘피감기관 설문조사’, ‘이의신청 청문제’ 등 지방의 의견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감사 운영을 개선한데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었다.

정부합동감사는 지방행정의 실질적 주인인 주민의 입장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생산성 향상과 행정의 적법성 확보, 부정부패 근절, 공직사회 투명성 제고를 위해 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런 성과의 이면에는 감사대상·일정 등의 결정 과정에 수감기관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고, 합법성 감사에 치중한다거나 지나치게 적발·처벌위주의 감사 또는 고압적·권위적 감사라는 지적이 있어온 것도 사실이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행자부에서는 본연의 감사활동과 함께 지방의 의견을 반영하는 감사, 지방에 도움이 되고 필요로 하는 감사, 파트너십· 스폰서십을 형성하는 감사 등을 골자로 한 금년도 정부합동감사 혁신방안을 마련해 시행중에 있다.

지방에 도움이 되고 필요로 하는 감사

우선 감사관과 피감기관의 눈높이를 맞췄다. 감사 전·후 피감기관 소속 공무원 및 명예시민감사관을 대상으로 감사운영에 대한 개선의견을 설문조사 하고, 그 결과를 감사운영에 반영하고 있다. 또한 감사대상의 범위 및 감사일정을 감사대상 자치단체와 사전협의하고, 관계공무원과의 간담회를 수시로 열어 의견을 반영한다.

감사 이후에는 심의위원, 이의신청자, 감사자가 함께 참여하는 이의신청자 청문제도를 도입해 감사결과에 대한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였다.

권위적인 감사 형식과 감사자 위주의 절차도 피감기관에 맞춰 개편했다. 감사의 권위로 인식되던 ‘감사실시 선언’과 ‘공명정대한 감사를 위한 선언문’ 서명제도를 폐지했다.

감사장은 간담회 형식으로 바꾸고 수감자를 위한 휴식공간도 마련했다. 또한 기존 자료와 전자문서시스템을 우선 활용해 요구하는 감사 자료도 획기적으로 줄여 수감부담을 줄였다. 감사 과정에서 제기된 건의와 제도개선과제는 처리과정을 피감기관에 수시로 통보하여 사후관리(A/S)가 이루어지도록 운영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금년도 신규 시책 외에도 지난해 감사에서 성공적으로 운영한 명예시민감사관의 실지감사 참여제도, 감사결과의 행자부 홈페이지 게재, 감사개시 및 감사처분 내용의 지방의회 통보제 등은 내실있게 계속 운영하고 있다.

감사의 새로운 지평, ‘컨설팅 감사’

피감기관의 입장에서 달라진 감사를 체감하는 것은 컨설팅 감사다. 과거에는 지방세 감사를 할 경우 적발을 위해 표본을 뽑아 잘못된 부분을 찾아냈다. 피감자 입장에서는 표본에 걸리지 않기를 바라고, 적발되더라도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하기 쉬웠다.

하지만 컨설팅 감사는 지방세 발생원인 자료와 실제 납부 자료를 비교한다. 예를 들어 시군구 위생부서가 유흥접객원이나 주류판매 건으로 지적한 행정처분 결과와 지적자료에서 고급오락장의 요건을 갖춘 과세 물건을 찾아내 단란주점 취득세 납부실적과 비교함으로써 숨은 재원을 찾아낸다.    

지역입장에서는 숨은 재원을 찾아내고, 감사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관련 업무수준이 한 단계 높아지는 계기가 된다. 컨설팅 감사는 이처럼 지자체가 가장 취약한 지방세 분야 이외에도, 참여정부 들어 새롭게 강화된 기록물 분야에서도 운영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호응을 받고 있다. 

지난 3월과 4월 전북도와 경북도에 대한 정부합동감사에서 금년도 감사혁신 시책을 충실하게 운영한 결과, 공무원 및 공무원노조, 도의회로부터 대대적인 호응과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낸 바 있다.

감시와 관리는 옛말, 화합과 희망의 감사로

특히 전북도 의회는 “자치발전을 지원하는 큰 틀을 마련하여 지방을 도와주는 감사”라며, 의회의 도정질의 시기를 감사후반부로 조정하고 기간도 단축했다.

전북도와 경북도 모두 지방세 분야는 부분 감사가 아니라 스스로 요청해 전수 감사를 받았다. 올해 감사 대상이 아닌 지자체로부터도 지방세 분야 수감의향을 보이고 있고 지난해 말부터 이미 몇몇 시·도에서는 실제 감사를 해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하였다.

과거 지방감사는 ‘감시와 관리’의 상징으로, 처벌과 강제의 수단으로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로 비유되어지곤 하였지만 요즘은 이러한 비유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감사현장을 찾으면 정부합동감사요원 모두가 가슴을 열고 지방을 위해 무엇을 도와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지방 공무원들도 마음을 열고 감사에 협조하며 업무발전을 도모하는 생생한 분위기를 느끼곤 한다.

달라진 감사활동이 지방자치를 건전하게 육성·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중앙과 지방이 상생할 수 있는 희망의 견인차로 자리매김 하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