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의 과업, 「서울특별시 민간위탁 기본 조례」 재정비

서울특별시 민간위탁 기본조례 및 관계조례 제도 개선으로 법치행정 이뤄야 시사타임l승인2021.09.16l수정2021.09.16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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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자치법규연구소장 최인혜(고려대 국제관계학 박사)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지방행정의 사각지대인 '사무의 위탁'을 강의한 지도 6년이 됐다.

며칠전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0년간 서울시가 시민단체에 지급한 1조원이 넘는 보조금과 민간위탁금의 방만한 운영을 지적하면서 민간보조·민간위탁 사업에 대한 잘못된 행정을 바로잡아 시민의 곳간을 지키겠다"고 브리핑하는 모습을 관심있게 지켜봤다.

앞서 필자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세상을 떠나기 몇 달 전 참석했던 지방자치 관련 학회에서 고 박원순 전 시장의 기조연설을 듣고 그가 ‘질문 있는냐’는 말에 「서울시 민간위탁 기본조례」(이하 “기본조례”)의 문제 규정 몇 가지를 지적했던 적이 있다.

이번에 오 시장이 지적한 민간위탁금의 불합리한 지급 행태는 당시 필자가 지적한 바로 그 부분들이 시정되지 않은 결과이다. 따라서, 서울시 공무원들은 위법한 조례에 따라 위법 행정을 해 온 것이다.

실제로 오시장의 브리핑 후 서울특별시 민간위탁 기본조례를 다시 검토해보니 올해도 일부 부분개정됐지만 문제의 본질인 상위 법령에 위반되는 초법적 조문들은 그대로였다. 법령에 위반되는 조문 몇 가지를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오 시장이 ‘민간위탁금 지급 시 중간 지원 조직을 만들어 그 중개소가 선심 쓰듯 다른 곳에 예산을 지급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기본조례 제15조제6항을 보면 “수탁기관은 위탁사무를 직접 운영해야 하나 시장이 승인하면 제3자에게 위탁할 수 있다”고 돼있다. 따라서 이 조문은 지방자치단체장만 위탁할 수 있는 「지방자치법」제104조 및 제151조에 정면으로 위반되는 것이며, ‘제3자 위탁은 법령에 명시적 근거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례에도 반한다.

둘째, 제15조제4항에는 “수탁자가 시장의 승인을 받으면 시설의 증·개축, 신축 등 공사를 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하지만 「공유재산법 시행령」제2항을 보면 “관리위탁 행정재산의 원형이 변경되는 대규모의 수리 또는 보수는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시행한다.”라고 명시적으로 돼있어 법령에 위반된다.

셋째, 위탁은 최초 위탁이든, 재위탁이든, 반드시 지방의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취지이다. 그러나 이 조문을 보면 재위탁, 재계약의 경우 동의를 받지 않고 소관 상임위에 보고하도록 하면서 특히, 사무를 연속적으로 위탁할 때 6년이 경과한 후 동의를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만약, 계약기간이 3년인데 동의를 받지 않은 나머지 3년 기간 내에 사건·사고가 나면 책임질 자가 과연 있을까?

넷째, 서울시장의 사무를 수탁자가 그의 명의로 수행하는 위탁의 중대성에 비추어 처리결과에 대해서는 매년 감사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제16조제5항을 보면 “시장은 위탁사무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감사할 수 있다.”라고 돼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이 조문은 10년이고, 20년이고 감사하지 않아도 되는 근거가 돼버렸다.

다섯째, 제5조제4항에서 민간위탁 운영평가위원회의 위원의 임기는 2년으로 하되, 연임할 수 있도록 돼있다. 일반적으로 위원의 연임을 제한하느 것이 원칙임에도, 이 조문은 위원으로 한번 위촉 받으면 평생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여섯째, 다수의 법령에서는 위탁사무를 수행하는 수탁자의 지위와 자격을 공공과 민간부문 모두 참여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민간위탁 기본조례로 민간에만 위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공공부문에 위탁 줄 때는 민간위탁 기본조례를 적용하면 안된다’라는 법제처의 해석을 받고서도 민간위탁 기본조례만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 조례는 「지방자치법」 및 「지방계약법」 등 상위 법령 위반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서울시는 민간위탁 기본조례를 전부개정 하여야 할 것이며, 반드시 공공부문 수탁자의 지위도 이 조례에 넣어줘야 법령에 부합할 것이다.

우리나라 자치 1번지인 서울시 민간위탁 기본조례가 위법하고 하자가 많음에도 지방의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유명 교수들의 저서와 강의에서는 대놓고 위법한 서울시 민간위탁 조례를 벤치마킹 하라고 하니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때마침 전부개정돼 2021년부터 시행 예정인 「지방자치법」은 위법·부당한 지방행정에 대한 중앙행정기관의 감독과 장악력이 더욱 강해졌다. 이를 계기로 오세훈 서울시장은 민간위탁 기본조례부터 수술하고, 나아가 서울시 자치법규 전체를 개정 보완함으로서 법령에 부합되는 법치행정의 초석에 앞장서 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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