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남양주시, 재난기본소득 현금 지급 부작용 우려 알고도 지급

이재명 지사, 시장·군수 단체 채팅방에 지역화폐 지급 공지 사실 밝혀 권용석 기자l승인2020.07.07l수정2020.07.18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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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으로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해 '부작용 우려' 논란을 일으킨 수원시와 남양주시가 재난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라는 수차례 사전 공지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하고 현금 지급을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경기도내 시장·군수 단체 채팅방에서도 현금 지급에 대한 우려와 지역화폐 지급에 대한 공지가 이뤄졌지만 유독 이들 시만 현금으로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해 결국 경기도의 특별조정교부금(특조금) 지급에서 제외가 된 것.

특별조정교부금이란 시·군과 자치구의 재정격차 해소와 균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도지사가 시·군에 지원하는 재원이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는 지난 2일 경기도청 홈페이지 도민청원게시판에 ‘수원시민에게 경기도가 약속한 120억을 지급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과 관련해 이를 검토한 후 지난 5일 이 같이 밝혔다.

경기도에 따르면 이 지사는 지난 3월 2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재난기본소득 추가 시행 시.군 대상 재정 지원에 대한 도민의 의견을 구했고 다음 날인 3월 28일 시장·군수만이 참여할 수 있는 별도의 단체채팅방을 개설, 같은 글을 공유했다.

이 지사는 이어 지난 5일 이 단체 채팅방에 "일본의 경험상 위기시에 현금을 지급하면 미래의 불안 때문에 대부분 소비되지 않고 예금 보관 등으로 축장(蓄藏. 모아져서 감추어짐)된다"고 우려하면서 "재난기본소득은 꼭 지역화폐로 지급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일부러 단체 채팅방을 개설하고, SNS에도 글을 게시하는 등 시.군 교부금에 대한 시장·군수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현금 지급의 문제점을 분명히 밝혔는데도 이들 두개 시가 현금 지급을 강행한 것”이라며 “특조금을 받지 못하게 된 책임은 해당 시에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도는 이런 내용과 함께 그동안 제기된 주장들을 3가지로 정리하고 특조금 지급 불가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먼저, 현금 지급 시.군에 대한 재정지원 제외가 부당하다는 주장에 대해 도는 3월 31일 경기도의회가 제정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조례’에 재난기본소득은 지역화폐로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현금으로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한 시.군에 특조금을 지원하는 것은 ‘어려움에 빠진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특히 중·소 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소멸성 지역화폐로 제공한다’는 조례의 제정 취지에 맞지 않다는 것이 도의 입장이다.

아울러, ‘반드시 지역화폐로 지급해야 한다’는 등의 단서조항이나 사전 고지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지난 3월 24일 처음 ‘재난기본소득 지급 계획’을 발표할 당시부터 ‘3개월 후 소멸하는 지역화폐 지급’ 등의 원칙을 밝히는 등 수차례에 거쳐 이를 고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지사가 단체 채팅방에 밝힌 별도의 당부 외에도 도는 3월 30일 재난기본소득 자체 추가 지급 시.군에 재정지원을 하겠다는 계획을 알린 보도자료를 통해 “경기도형 기본소득사업에 동참하는 시.군을 대상으로 인구 1인당 최대 1만원에 상당하는 재원을 도지사 특별조정교부사업으로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면서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은 지급일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소멸하는 지역화폐”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수원시-남양주시 공무원들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도 발견됐는데 수원시 관계자는 지난 3일 보도된 한 기사에서 “재난기본소득 지급 결정이 늦어져 최대한 빨리 지급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현금으로 지급한 것이었는데 아쉽다"고 밝히기도 했다는 것.

그러나 수원시가 현금으로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개시한 날은 4월 9일로 도내 18개 시.군이 지역화폐로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시작한 날과 같다. 다른 시.군처럼 경기도와 공동으로 지역화폐를 지급할 수 있었는데도 자체적인 현금 지급을 고집한 셈이다.

또, 현금 또는 지역화폐(수원페이)로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도록 제도를 설계하면서 수원시 공무원들은 불필요하게 2개 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행정적 낭비요소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남양주시지부는 지난 4월 9일 "(남양주시의) 현금 지급으로 경기도에서 지원하는 특별조정교부금을 못 받게 됐다"며 시를 성토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따라서 몰라서 현금으로 지원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도는 설명했다.

도는 마지막으로, "지역화폐로 지급해야 한다"는 규정이 5월 초에 마련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5월에는 제도 취지에 맞게 운영한 29개 시.군에 대한 특조금 인센티브를 지급하기 위해 재정지원 현황을 파악한 것일 뿐’이라며 이 주장을 일축했다.

앞서, 경기도는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에 동참해 자체적으로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한 29개 시.군에 모두 1,152억원의 특별조정교부금을 당초 약속대로 지급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1일 이를 각 시.군에 통보했다.

한편 수원시장과 남양주시장의 오판으로 발생한 초유의 사태에 정치적, 행정적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다. 남양주시는 자그마치 70억원, 수원시는 약 120억원에 가까운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권용석 기자  kwonys63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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