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돈 없는 국민들에게는 돈 안 빌려줘"

권용석 기자l승인2019.10.11l수정2019.10.11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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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민연금은 노후긴급자금 대부사업(이하 실버론)을 통해 60세 이상 국민연금 수급자(노령연금, 분할연금, 유족 및 장애연금을 수급중인 자)에게 전월세자금, 의료비, 배우자 장제비 및 재해복구비 용도의 긴급 생활안정 자금을 연간 연금 수령액의 2배 이내(최고 1천만원)에서 지원해주고 있다.

정춘숙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실버론’을 통해 생활자금을 지원받은 국민연금 수급자는 모두 33,295명으로 총 1,687억원 가량 지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6월까지만 작년 수준에 육박한 5,638명이 339억원을 지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긴급한 생활자금이 필요했지만, 어디가서 돈을 쉽지 빌리지 못했던 60세 이상 국민연금 수급자들의 신청이 증가하면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210억원을 추가 증액하기도 했다.

그러나 돈 없는 국민연금 수급자에게 돈을 빌려준다던 ‘실버론’은 진짜 돈 없는 사람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었다.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런 인기 많은 ‘실버론’ 신청대상에 우리 사회에서 가장 생활이 어렵다고 인정되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는 제외하고 있었다.

돈 없는 국민연금 수급자에게 돈을 빌려준다던 ‘실버론’은 왜 돈 없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제외하고 있을까?

현재 국민연금을 받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는 총 96,957명이다. 이들이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었다면 모두 ‘실버론’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들 중에는 지난 330개월 동안 7천여만원의 국민연금을 납부해서 월 130만원의 국민연금을 받아 ‘실버론’기준으로 최대 1천만원까지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기초생활수급자도 있지만, 기초생활수급자라는 이유 때문에 이들은 긴급 생활안정 자금이 필요해도 ‘실버론’을 통해 단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그렇다면 국민연금은 왜 9만명이나 넘는 기초생활수급자들을 ‘실버론’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을까?

국민연금공단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실버론’에서 기초생활수급자들을 제외한 이유는 ①매월 대부 원리금 상환으로 인해 생활이 더 곤란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②기초생활수급자에게 지원하는 주거급여, 의료급여, 장제급여가 실버론 대부 용도와 중복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재 ‘실버론’을 받아간 수급자들의 99.2%가 이미 본인이 받아야 할 연금액에서 공제하는 방식으로 긴급생활자금을 지원받고 있어 매월 대부 원리금 상환으로 인해 생활이 더 곤란해질 수 있는 것은 기초생활수급자 뿐 아니라 대부자 모두에게나 해당되는데, 기초생활수급자에게만 이를 적용하는 것은 과도한 제한일 수 있다.

또한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지원되는 주거급여, 의료급여, 장제급여가 ‘실버론’ 대부용도와 중복되기는 하지만, 장제급여가 75만원 밖에 안되고 의료현실에서 의료급여가 적용안되는 비급여 사항이 많은 현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기초생활급여가 충분하지 않은 이런 상황에서 기초생활수급자도 긴급한 생활자금이 필요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데, ‘실버론’은 이런 기초생활수급자를 외면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실버론’의 과도한 제한으로 인해 우리사회에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생활이 어렵다고 인정되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 9만여명은 본인이 낸 돈 조차도 빌리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돈 없는 국민연금 수급자에게 돈을 빌려준다던 ‘실버론’이 정말 누구를 위한 사업인지 되물을 수 밖에 없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연금을 받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도 긴급시 생활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실버론’사업을 하루 빨리 개선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권용석 기자  kwonys63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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