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장의 집행권한 제한 조례의 효력!

시사타임l승인2019.05.06l수정2019.05.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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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용석 편집국장

심상정 국회의원(정의당)이 발의해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최고임금법'(일명 살찐고양이법)은 아직까지 수년째 국회 상임위에서 잠자고 있다.

조직 내 상.하간 임금 불평등을 해소하자는 의미로 발의된 이 법안의 취지가 시장경제체제에 맞지 않는다며 의원들이 동의하지 않는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번에 부산시의회에서 전국 최초로 의원발의된 '부산시 공공기관 임원 보수 기준에 관한 조례'가 재의결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부산시 산하 공기업은 임원 보수가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부채비율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시민의 혈세로 시민의 복리증진을 도모하는 것이 아니라 임원들의 복리만 추구해 왔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앞서 김문기(기획행정) 의원이 제정하여 발의한 '보수기준 조례'는 제276회 임시회 때 기획행정위원회에서 상정해 본 회의를 거쳐 의결, 통과된 바 있다.

하지만 부산시가 조례규칙심의회를 통해 보수기준 조례가 부산시장의 고유권한으로써 의원발의는 권한침해라는 이유로 재의를 요구했다. 그 결과 시의회는 47명 의원이 참여한 전자투표에서 찬성 44표(반대 1표, 기권 2표)로 압도적인 표차로 재의결됐다.

재의결 이후 5일 이내에 시장이 이를 공포하지 않으면 시의회 의장은 이를 공포할 수 있다. 이 조례가 시행되면 현재 부산시 각급 산하 공공기관장은 최저 임금의 7배, 임원은 6배 이내로 보수가 제한된다.

이와 관련해 부산시는 '지방공기업법과 출자 출연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법제처와 행정안전부 질의.회신을 근거로 시장이 이 조례를 공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시 관계자는 "조례안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법적인 문제가 있어 부득이 재의를 요구할 수밖에 없었다"며 "시 입장에서는 두 번이나 의결을 거쳤기 때문에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지만 행정안전부가 대법원에 조례 효력 정지 소송을 제기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재의 요구는 부산시가 지방자치법상 최선의 선택이었으며 관례로 볼 때 정부가 이 조례에 불복할 것으로 보여진다. 향후 제소로 이어져 대법원이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여져 귀추가 주목된다.

'헌법' 및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조례는 상위법령의 위임 범위 내에서만 제정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자치법'상 고유사무와 개별법에 따른 단체위임사무에 한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

조심스럽게 예단해보면 법령의 근거없이 조례로서 권리를 제한한다면 이는 위법하다고 보여진다. 이 조례의 주골자는 공공기관 임직원 보수를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그간 공공기관들의 운영상 각종 위법.부당행위들이 지속적으로 불거져 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 것은 그 나름의 법규대로 처리하면 될 것이다.

이 조례의 법적근거는 '지방공기업법' 및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법'이다.

공공기관 임원 보수를 포함하여 입법미비 사항들은 해당 법령을 먼저 정비하는 것이 순서라고 본다. 그 다음에 조례로 위임할 사항이 있다면 제정하거나 또는 개정이 가능할 것이다.

이번 사안의 본질은 지방공기업 및 출자출연기관장의 임원 보수 결정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장(부산시장)의 집행권한으로 보고 재의를 요구한 것이다. 법령의 위임 근거 없이 의원발의로 이를 조례로 제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행 지방자치법의 입법 형태는 기관대립형이다. 즉, 집행기관과 의회 간에 견제와 대립형 구도로서 양 기관은 서로의 전속적 권한을 침해할 수 없다.

판례에 따르면 지방의회가 단체장의 집행권한을 사전적, 사후적 개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또한 법령의 위임 근거 없이 새로운 견제장치의 신설도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지방의회는 단체장의 집행권한에 대해 견제나 제한 장치를 조례로 만들 수 없고, 단체장의 집행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거나 단체장의 고유권한 사항에 대하여 사전.사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조례도 만들 수 없다.

유사 판례를 비교해보면 부산시장의 재의 요구와 정부부처의 해석에 적극 동의하고 수긍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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