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시가지 중심을 관통하는 국도 1호선 시청사거리

경기도의 수부 도시라 칭하는 수원시.

시가지 중심 대로변에는 폭 40M, 왕복 8차선의 국도 1호선이 시원스럽게 관통하고 있다.

그런데 이곳을 지나는 시민이라면 누구나가  익숙할 정도의 초대형 간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바로 대형 건설업체들의 아파트 모델하우스이다.

모델하우스가 국도변에 밀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역시 아파트 분양자 모집에 있어 입지가 이보다 좋을 수가 없는 까닭이다.  

수원시를 관통하는 국도 1호선만 하더라도 그러하다. 특기 할만한 것은 건설업체들이 굳이 수원시내에 짓는 아파트가 아니더라도 모델하우스만큼은 수원시내에 지을려고 고집한다. 바로 사통팔달의 입지 배경 때문이다.

▲ 화성 동탄 택지지구의 모 아파트 건설현장

번듯한 아파트 모델하우스, 알고보면 불법 창고?

이곳에 모델하우스를 차리게 되면 반경 30킬로미터 이내 북으로는 안양.군포.의왕은 물론 서쪽의 용인. 광주시, 동쪽으로 안산. 화성시, 남으로는 오산. 평택. 안성시의 분양 예정자들을 끌어 모으기가 쉽다는 전략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독 수원시내 1번 국도에 모델하우스가 많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데 이 모델하우스 대다수가 불법 광고물로 도배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시민들은 드물다. 이름만 대면 금방 알 수 있는 공기업과 대형 건설업체들의 모델하우스들이기에 불법 광고물이라고는 언뜻 상상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취재진이 지난 2월 1달간에 걸쳐 공공기관은 물론 수원 시가지를 관통하는 1번 국도를 따라 설치돼 있는 약 20여개의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밀착 취재한 결과 100% 불법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이들 광고물 불법 설치업체 대다수가 공기업은 물론, 국내 굴지의 내노라 하는 대형 건설업체들이다 보니 취재진은 물론 시민들이 받는 충격은 허탈감 그 자체였다.

타의 모범이 돼야 할 공기업과 굴지의 대기업들이 축재에만 혈안이 돼 불법을 저지르는 행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망각함은 물론 법적, 도덕적 책임 따위는 애초부터 안중에도 없었다는 얘기이다.

그렇다면 국도 1호선에 밀집돼 있는 아파트 모델하우스의 불법 광고물이 무엇인지?... 재력있는 건설업체들이 광고물을 왜 불법으로 할 수 밖에 없었을까? 

이제 불법 현장속으로 들어가 보자.

▲ <수원시내 1번 국도변에 나란히 자리한 아파트 모델하우스의 불법광고물> 홍보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저마다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을 켜둬 밤새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번 국도변 수원시청 사거리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길게 자리잡고 있는 모델하우스, 이 지역은 수원에서도 모델하우스가 가장 많은 곳이다.

<시사타임>이 지난달 수원시를 상대로 행정정보공개를 통해 확인해 본 결과 현재 시 관내에는 팔달구의 경우 13개, 권선구 5개, 장안구는 모두 21개의 모델하우스가 설치돼 있다.

광고물 설치의 경우, 통상 모델하우스마다 가로간판과 세로간판은 물론 여러 형태의 대형 현수막 부착은 기본이다. 여기에다 홍보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야간에 휘황찬란하게 비춰주는 네온사인 등 유형도 다양하다.

건축물 등에 광고물을 설치하려면 원칙적으로 관할 시.군.구에 허가나 신고가 원칙이다.

아파트 모델하우스도 예외는 아니다. 통상 국도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옥상 간판이나 가로형, 세로형, 돌출간판, 현수막, 에드벌룬 등 많은 유형의 광고물 등이 부착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광고물 설치에 있어 유독 모델하우스가 문제가 되는 것은 불법적으로 엄청난 규모의 광고물들을 업체들간 경쟁적으로 부착해 두고 있는 것이다.

모델하우스마다 광고물들을 유심히 보면 먼저 가로형이거나 세로형, 혹은 건물 옥상간판, 또는 옥상에서 부터 지면을 향해 세로로 길게 표시하고 있다. 주 표시 내용으로는 아파트 브랜드명이거나 분양 평형, 분양방법 표기, 해당 아파트가 들어설 지역명 표기 간판 등이다.

법상 광고물 설치에 있어 창문 전체를 가리는 행위는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들 모델하우스의 불법 유형을 보면 현수막으로 창문을 가리는 정도는 애교로서 옥상 구조물을 이용한 전형적인 옥상간판에서 부터 판형과 전광류, 혹은 네온사인 등으로 제작 설치돼 있어 휘황찬란할 정도로 도심의 야간을 환히 비추고 있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번 국도변 소재 모 아파트 모델하우스. 밤 늦은 시간임에도 도로변에서 본 건물 전면에는 옥상 간판서 부터 가로, 세로형의 현란한 전광류 간판과 네온사인 간판이 환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건물 양 사방으로 초대형 간판과 현수막들이 볼썽사납게 덕지덕지 붙어 있다. 건물 좌측 부분 전광형 간판의 경우 가로 약 6M, 세로 10M 정도나 되며 건물 전면 상단에 건설업체 로고와 브랜드명이 새겨진 네온사인 역시 육안으로 보더라도 그 크기가 상당하다.  초대형 광고물의 제작 설치비도 만만치 않아 보였으며 야간 조명 유지를 위해서는 상당한 양의 전기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지나 재력있는 건설업체들이다 보니 이 정도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역시 1번 국도변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소재 모 아파트 모델하우스. 경기도가 100% 출자한 공기업인 이 업체가 설치한 모델하우스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 업체는 현재 용인 흥덕 택지개발지구내에 건설중인 아파트 분양을 위해 지난해 모 업체가 임대해 둔 곳을 재임차해 현재 사용중에 있다. 이곳 역시 건물 위 아래에서 부터 양 사방으로 가로형, 세로형의 대형 현수막은 물론 전광류, 네온사인 등 광고물로 모델하우스가 온통 도배돼 있는 실정이다. 건물 전면에 대형 판형 전광간판으로 도배한 이곳의 가로형 간판의 크기는 무려 가로 약 15M, 세로 8M나 되며 군데군데 제법 큰 네온사인 간판을 설치해 화려함을 더해 주고 있다.      그렇다면 아파트 모델하우스마다 경쟁적으로 설치돼 있는 이 초대형 광고물들은 과연 적법한 절차를 거쳐 허가나 신고가 되어 있는 것일까? 이는 천만의 말씀. 대다수 광고물(간판)들은 모두 '불법'이다. 옥외광고물등 관련 법률에 따르면 광고물을 설치하고자 하는 자는 사전에 관할 시.군.구에 광고물 신고 및 허가를 받아야 한다.   통상 국도변마다 우후죽순 설치돼 있는 아파트 모델하우스의 초대형 광고물. 옥상 간판이나 가로형, 세로형, 돌출간판, 현수막, 에드벌룬 등 많은 유형의 광고물 등은 모두가 표시 광고물이므로 법률에 의한 규제 대상이다.  더구나 건축법상 한시적 건물로서 가설건축물인 모델하우스에는 극히 일부(신고 미만 간판 등)의 소규모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대형 광고물(간판) 설치가 금지된다는 사실이다.   특히 옥상간판, 전광류, 네온사인류 등의 안전도검사 대상 광고물 등은 관할 감독관청으로 부터 허가대상이므로 더욱 가설건축물에는 이를 설치할 수 없다.   결국 아파트 모델하우스마다 이같은 불법행위는 비단 수원시내 1번 국도변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아파트분양 모델하우스가 전부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며 이는 실로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항간에는 방귀 꽤나 뀐다는 건설업체와, 뻔한 불법을 묵인. 방치하고 있는 감독관청의 상관관계가 이 지경까지 만들어 왔다는게 중론이다.   여기에다 사회의 공기(公器)로서 감시 감독해야 할 언론마저 본연의 역할 수행을 외면한채 광고 수주에만 혈안이 돼 건설업체들과의 유착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면서 이 역시 한몪했다는 얘기도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법은 분명히 존재하건만 이같은 불법행위는 장기간 아무 문제없이 진행돼 왔다. 뒤늦었지만 이후 문제점에 대한 감독관청의 엄정한 법집행을 기대하면서 공기업을 포함한 국내 굴지의 대형건설업체들의 각성과 함께 도덕적, 사회적 책임을 재차 촉구한다 <기획취재팀>       [관계 규정] 현행 옥외광고물등 관리법은 무허가나 무신고 행위에 대해 꽤 무거운 벌칙을 가하고 있다.  법 제18조에는 이들 아파트 모델하우스들의 불법행위(옥상간판, 전광류, 네온사인, 돌출간판 등 안전도검사 대상물)에 대해 현행 옥외광고물관리법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과하고 있다. 또한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광고물 등을 표시하거나 설치한 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입간판·현수막·벽보·전단의 경우 각 자치단체 조례에 의거해 과태료 부과 등 별도 기준을 마련해 두고 있다. 이에 응하지 않을 시에는 추가로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또한 동법은 양벌 규정을 둬 법인의 경우 법인의 대표자,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사용인 기타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8조의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 대하여도 동조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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