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삼성전자 LCD 공장노동자 희귀질환 산재 인정

권용석 기자l승인2017.07.26l수정2017.07.26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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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제1행정부, 재판장 최상열)은 지난 25일 삼성전자(현 삼성디스플레이) LCD 생산라인 노동자였던 김미선씨의 ‘다발성 경화증’을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앞서 지난 2월 10일 이 사건 1심법원(서울행정법원)이 같은 결론을 내렸으나 근로복지공단이 불복하자 그 항소를 기각한 것으로서 항소심 재판 시작 5개월 만에 내린 판결이다.   

다발성경화증은 중추신경세포에 원인 불명의 다발적 손상이 발생하는 질환인데, 국내 유병률이 10만명당 3.5명에 불과해 보건복지부가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관리하고 있다.  

김씨는 만 17세이던 1997. 6. 삼성전자 기흥공장에 입사해 3년간 LCD 모듈과에서 OLB 공정과 TAB Solder 공정의 오퍼레이터로 근무 중이던 2000. 3. 다발성경화증이 발병해 2000. 6. 퇴사했었다.

▲ 사진 제공-반올림

이 사건 1, 2심 재판부는 모두 김시가 업무 중 유기용제 등 신경독성 물질에 상당 수준 노출됐고, 만 17세부터 밀폐된 작업공간(클린룸)에서 교대근무ㆍ야간근무를 수행했으며, 과로ㆍ스트레스에 시달린 점 등을 다발성경화증의 발병 요인으로 인정했다.

또한 김씨가 이 병의 평균 발병 연령에 비해 어린 나이에 진단을 받은 점과 삼성전자 반도체ㆍLCD 사업장에서의 다발성경화증 유병율이 한국인 평균 유병율을 월등히 상회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도 산재인정 근거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 반올림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 소송에서 삼성과 화학제품 공급사, 고용노동부는 김씨의 업무 환경을 은폐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5년 7월 발표된 조정권고안(제3자 조정위원회의 권고안)을 무력화하기 위해 그 이후의 조정 절차를 중단시킨 후 2015년 9월 기습적으로 자체 보상절차(보상위원회)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반올림은 "그 절차에 따르면 최근 잇따라 산재인정 판결이 나온 ‘다발성 경화증’과 ‘난소암’은 치료비에도 못 미치는 가장 낮은 수준의 보상을 받게 되고, 지난해와 올해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로 각각 인정한 ‘폐암’과 ‘불임’은 보상 대상에서 아예 배제돼 있다"면서 "삼성은 이토록 협소한 보상기준을 일방적으로 정한 후 피해자들에게 합의를 종용해 왔다"고 밝혔다.

아울러 “근로복지공단은 김씨에게 즉각 산재 보상을 실시하고, 부실한 재해조사와 무분별한 항소로 직업병 피해자들의 고통을 가중시켜 온 점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라고 역설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작업장 안전보건관리를 소홀히해 직업병 피해를 유발하고, 그 피해자들의 업무환경을 은폐해 온 점에 대해서는 사죄하라"면서 "삼성전자는 조정권고안을 무력화하기 위해 강행한 자체 보상절차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반올림과의 교섭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권용석 기자  kwonys63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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