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휘슬러. 백색교향악1번 - 흰옷을 입은 소녀 1861~62

미국의 인상파화가 제임스 휘슬러(1834~1903)의 조안나 히퍼넌의 초상화, 순백색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제임스.

19세기의 미술세계에 흰색이라는 것은 스케치를 하기 전에 바탕색을 칠하는 것으로 쓰여졌지 어느 누구든 흰색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었던 때이다. 그야말로 흰색은 색으로 여기지 않았다. 그러한 흰색을 색의 반열에 올려놓은 화가가 제임스 휘슬러이다.

아일랜드 여인 조안나 히퍼넌의 청초하고 순수한 아름다움을 발견한 휘슬러는 그녀를 흰백색의 아름다운 여인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백색교향악의 조안나 히퍼넌은 아일랜드에서 태어나 부모를 따라 런던으로 이주했고 넉넉하지 않은 가정형편으로 학교를 갈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아름다움은 휘슬러의 정부가 되면서 사교계의 많은 예술인들에게 인정을 받았다.

휘슬러는 조안나를 동양적인 신비감과 슬픈 듯 우아한 표정의 아름다움을 백색교향악 1번(흰옷을 입은 소녀), 백색의 아름다움으로 그려냈다.

한 작품에 대부분이 흰색으로 그려진 흰옷을 입은 소녀 조안나 초상화에서 휘슬러는 색채의 마술사답게 흰색의 무한한 표현능력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주제보다는 색채의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

청초하고 순수하며 우아함을 휘슬러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 조안나에서 찾으려 했나 보다. 때문에 조안나의 세속적 아름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화려하지 않으며 맑고 깨끗한 순백의 이미지를 화폭에 담으며 자신의 모델을 사랑한 휘슬러.

그러나 조안나 히퍼넌은 발랄하고 사교적이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기를 좋아했고 자신의 모델 일을 즐겨 했던 사회적인 여자였다. 이처럼 활기차고 세속적인 여인을 순수함과 깨끗한 이미지로 모델을 세웠으니 그녀의 숨어있는 본능을 숨길 수가 없었나보다.

제임스 휘슬러가 여행을 떠났을때, 귀스타프 쿠르베의 모델 제안으로 조안나는 순수함보다는 섹시하고 성적매력이 넘치는 관능적인 자세로 모델의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다.

순수함을 사랑한 휘슬러, 관능적이고 세속적인 아름다움을 사랑한 쿠르베, 두 작가의 조안나의 사랑은 한 여인의 다른 면을 보고 있는 것이다.

▲ 서양화가 베로니카 유 미

휘슬러가 여행에서 돌아와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휘슬러와 조안나의 사이는 벌어지게 되었다. 한 여인을 두 화가가 사랑을 하게 되었고, 그 여인으로 인하여 두 화가의 우정은 변화를 가져다 준 것이다. 휘슬러도 조안나의 세속적인 아름다움을 알았을 것이다. 때문에 자신이 아닌 쿠르베의 모델이 되어 차마 말하지 않았던 그 세속적인 아름다움을 쿠르베의 모델로 보여 준다는 것에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그 후 다시는 조안나를 보지 않았던 휘슬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