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젠 들라크루아의 누나 레이몽 드 베르니낙 부인 초상화

자크 루이 다비드의 능력을 확인시켜 준 레카미에 부인의 초상화도 있지만 나에겐 그리스 신화의 여인과도 같은 아름다움과 온화함을 보여주고 있는 레이몽 드 베르니낙 부인의 초상화가 마음을 끈다.

레이몽 드 베르니낙 부인의 초상화를 그린 다비드는 19세기의 프랑스의 고전주의 대표화가이다. 다비드는 프랑스 파리의 경제적으로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로마로 유학을 가면서 그리스 로마미술에 대해 공부하고 프랑스에 돌아오면서 왕립미술아카데미의 회원이 되었다.

자크 루이 다비드(1748~1835)는 프랑스에서 예술적, 정치적 최고의 권력으로 화단에 영향을 끼쳤으며 프랑스의 역사를 화폭에 담은 역사 화가이다.

당시 프랑스화단에서는 바로크와 로코코 미술의 화려하고 관능적인 미술에 식상하여 그리스 로마미술에 대한 전통미술을 동경하고 그 뿌리를 끄집어내어 전통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시작한 것이 고전주의인 것이다. 그 고전주의 대표화가 다비드는 프랑스 혁명으로 루이 16세와 마리 앙뜨와네트를 단두대에 보내면서 나폴레옹의 공식적인 궁정화가가 되었다.

다비드는 단순한 고전주의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메시지가 전달되며 화려함을 뺀 엄숙함과 정중하며 엄격함으로 신고전주의 시대를 열어주었다.

프랑스역사의 현실적인 목격자로서 정치적이었고, 다체로운 활동으로 파란만장한 그의 인생은 루이16세 화가에서 혁명정부의 화가, 나폴레옹화가로 그 입지가 바꿔지는 살 얼음장 같은 인생행로로 프랑스의 역사를 자신의 삶을 통해 화폭에 담아냈다.

프랑스 대혁명이 1789년부터 1794년 혁명이 종식되고 나폴레옹 정부가 집권하여 이르기까지 다비드의 역사적 작품이 화가의 자신과 함께 한다.

예술가이면서 정치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다비드는 프랑스 역사를 화폭에 담았다. 다분히 정치적인 다비드는 경제적으로 부를 자졌지만 나폴레옹 정권이 무너지면서 브뤼셀로 망명을 가 다시는 파리로 돌아올 수 없게 되었다.

자크 루이 다비드가 베르니낙 부인을 그린 시기는 1799년이다. 정권이 바뀌면서 1794년 다비드가 감옥에 투옥된 5년 후의 작품이다. 베르니낙은 낭만주의 화가 들라크루아의 누나 앙리에트 들라크루아이다. 앙리에트 들라크루아는 정숙하고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앙리에트 들라크루아는 외교관 베르니낙과 만나 결혼하였고 이 그림이 그려질 시기에 들라크루아는 1세의 어린아이였다.

어두운 배경에 인물 중심적으로 그려진 초상화는 차분하고 고요하며, 고대의 의상으로 멋진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이 우아하고 엄숙하게 그리스 신화의 여신처럼 그려진 레이몽 드 베르니낙 부인.

▲ 서양화가 배로니카 유

시각적으로도 볼륨있는 모습과 주름진 드레스는 결혼과 가정의 여신 헤라같이 이성적인 온화함과 포근함이 당당한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며 아프로디테의 여신처럼 아름다운 관능미도 보여주고 있다.

어두운 배경은 여인의 피부색을 더욱 밝게 해주고, 부드럽게 흘러내린 곡선의 의상과 어깨에 걸친 황금색의 천은 여인의 여성스러움과 고전적 우아함으로, 베르니낙 부인의 초상화는 다비드의 신고전주의의 화풍으로 엄숙하고 정적이며 채색보다는 선을 중심으로 한 부드러운 곡선으로 여성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