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미유 코로의 진주 장식을 한 여인(1869년)

장 밥티스트 카미유 코로는 19세기 중반 바르비종파의 화가로 인상주의의 선구자이며, 신고전주의에서 근대풍경화로 이행하는 가교역할을 한 자연주의의 화가이다. 은회색의 부드러움과 음율과 시가 보이는 서정적인 풍경화가로 회화의 거장이라고 한다.

자연주의란 현실에 대한 설명을 거부하고 아무런 선입견 없이 양식화하지 않으며, 관념적인 것을 배제하고 그대로 충실하게 관찰하는 방법으로 예술에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자연의 재현에는 자연에 대한 탐구와 존중의 뜻이 들어있다. 때문에 자연에 깊은 애정을 갖고 그 자연에 젖어 자연의 미묘한 빛과 공기로 인한 정취 있는 자연을 표현한다.

장 밥티스트 카미유 코로는 1796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아버지는 포목상, 어머니는 모자상점을 운영하는 부유한 가정에서 학업을 마치고, 아버지의 뜻에 따라 직물가게에서 7년간의 수습사원으로 일하다가 뒤 늦게 미술공부를 하게 되었다.

마네가 연민한 여인 베르트 모리조의 스승이기도 한 코로는 친구의 딸 베르트 골드 슈미트를 모델로 머리에 장식을 하고 이탈리아 여행 때 자신이 구입한 옷을 입혀 그린 초상화가 초상화 중 최고로 알려져 있다.

운치가 있는 회색조의 사실적 표현과 고전적인 화풍을 유지하면서 단순하고 세밀한 세부묘사가 빛에 의해 더욱 빛나고 능숙한 빛 처리에 의해 인물이 뛰어나며 그 빛 속에서 자연주의를 보게 된다.

코로의 작품을 보면서 베르메르의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가 생각이 난다.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의 신비스러운 표정과 시선을 코로의 진주 장식을 한 여인에서도 볼 수 있다. 베르메르의 그림을 보며, 우울하면서 빛에 대한 화려함에 한동안 눈을 뗄 수 없었는데, 코로의 여인를 보며 여인의 우울함을 다시한번 느끼게 된다.

소녀의 터번 장식과 어느 시대를 의미하는지 모를 옷이, 코로의 작품 속에서도 어느 시대 어느 나라 것인지 불분명하지 않은 의상이 움직임이나 흔들림이 없이 고즈넉 해 보인다. 아마도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염두에 두고 그렸는지도..

베르트 골드 슈미트의 팔장을 끼고 앉아 있는 모습은 매우 안정적이며 긴장감 없이 다소곳함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초상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생각하게 한다.

▲ 서양화가 배로니카 유

부드러움으로 인물의 윤곽선이 흐릿해지고, 화면 밖으로 시선을 응시하며 관찰자와 마주치고 있는 모습이 모나리자와는 다른 슬픈 표정을 하고 있고 빛에 의한 확실한 명암처리와 사실적인 세부묘사가 르네상스 거장들의 고전주의를 보게 되는 그림이다.

턱 선이 갸름하게 내려오면서 아름다운 볼록한 옆선이 예쁜 라파엘로의 비너스와 같은 느낌을 하고 있으니 코로의 초상화에서 고전주의와 인상주의, 자연주의를 모두 볼 수 있다. 어두운 단색조의 바탕으로 인물에 시선이 집중하면서 잎사귀 장식의 아름다움은 진주로 오인할 정도이다. 그래서 앞머리에 잎사귀 장식이 진주로 오인해서 제목이 붙여졌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