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군기 국회의원

정부가 지난 9월 8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홍보하며 북한의 군사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DMZ 전력개선비를 올해보다 40% 대폭 증액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전형적인 ‘뻥튀기 예산’인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특히 이러한 전시성 홍보예산은 부풀리면서도 신형 구급차 도입 등 장병의 생명과 직결된 예산은 전액 삭감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이 2016년도 정부 예산안을 분석한 ‘2016년도 DMZ 작전능력 직접 보강 예산’ 자료에 따르면 올해 예산 2조 1,361억원보다 40% 증액해 3조 28억원에 달하는 내년도 DMZ 전력개선비 중 작전능력 보강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예산은 1,223억원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백 의원은 "정부가 지난 8월 북한 군사도발에 따른 국민여론을 의식한 예산홍보를 위해 무려 25배 가까이 ‘뻥튀기’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 의원에 따르면 2016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DMZ 작전 능력 직접 보강 예산으로는 방위력 개선비에 1,004억 8,800만원, 전력운영비에 218억 5,500만원이 투입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GOP과학화경계시스템, 차기열상감시장비(TOD), 다기능 관측경 등 탐지 전력 보강에 558억 4,300만원, 원격운용통제탄, 신형 7.62밀리미터 기관총.저격용 소총 등 타격 전력 보강에 416억 4,500만원이 편성돼있다. 전력운영비 218억 5,500만원은 GP철책보강?GOP전술도로?전방사단 간부증원 등에 쓰일 계획이다.

이에 대해 백 의원은 “2016년도 국방예산안을 샅샅이 뒤졌지만 3조원이 넘는 예산이 쓰일 곳을 찾기 어려웠다”며 “정부가 북한의 DMZ 도발에 따른 국민여론을 달래기 위해 DMZ 전력보강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사업들까지 무리하게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백군기 의원실이 정부 예산안을 토대로 작성한 ‘DMZ 도발사태 발생 시 지원가능 전력’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이미 국방중기계획에 반영돼있던 전력들까지 DMZ 전력개선비에 포함해 홍보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차기국지방공레이더(17억원), 차기대포병탐지레이더(60억원), 보병용중거리유도무기(83억원), 차기다련장(4,183억원), K-9자주포(5,875억원), K-55A1자주포(675억원) 등 DMZ 도발사태 발생 시 지원 전력에 해당하는 사업들까지 모두 포함해도 총 예산은 1조 2,120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백 의원은 “이런 식으로 고고도 무인정찰기(HUAV) 등 DMZ 전력보강에 직접 관련이 없는 지원 전력까지 포함시키면 더 큰 규모로 예산을 증액했다는 홍보도 가능하다”며 “국민을 기만하는 뻥튀기식 예산홍보는 그만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2016년도 예산안에서 야전부대 응급환자 후송능력 보강을 위해 구형 구급차 29대를 신형 구급차로 교체하는 예산 30억원과 북한의 생화학 공격에 대비해 개발한 신형 화생방정찰차 양산 예산 30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백군기 의원은 “최전방 장병들의 생명이 직결된 구급차나 화생방정찰차 예산은 모두 삭감하면서 DMZ 전력보강 예산은 대폭 증액하는 것처럼 부풀렸다”며 “이번 국회 예산 심사에서 이런 부분들을 강력히 지적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