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경기 수원시의 명품 "세계가 주목하는 화장실!"

화장실의 진화는 계속된다. 김점식 기자l승인2006.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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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달산 화성 입구의 진달래 화장실 내부 <사진 김영열 기자>

 

 

옛날 우리 조상들은 화장실을 뒷간, 잿간, 측간 등 각 지역마다 이름을 다르게 불렀다. 무수히 많은 단어 중, 경상도 지방에서 사용했던 ‘뒷간’이라는 말이 가장 흔히 쓰였다.

뒷간은 급한 용무를 보고 ‘뒤를 본다’는 표현으로 인해 이름지어 졌다고 한다. 또, 땔감을 태우고 남은 재를 모아두었던 잿간에 발 넓이에 맞춰 두개의 돌을 놓고 ‘일’을 본 뒤, 부삽으로 잿더미 속에 떠서 넣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 ‘잿간’이다.

또 다른 표현으로는 ‘해우소(解憂所)’가 있다. 해우소는 ‘생리현상을 해결하고 세상의 근심걱정을 잠시동안 잊을 수 있는 곳’이라는 뜻으로 사찰에서 불리웠다. 그 외에도 휴대하기 편리하고 이동이 용이한 ‘요강’이 있다. 요강은 시집가는 신부들의 필수적인 혼수품으로 남녀가 다르게 사용했다. 또한, 놋으로 만들었느냐, 도자기(사기)로 만들었냐에 따라 집안의 경제적 능력과 사회적 지위를 구분했다고 한다.

   
▲ 취재중인 외신기자들 <사진 김영열 기자>
이런 순수 우리말인 ‘뒷간’이 일제강점기에 새로운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다름아닌 ‘변소(便所)’다. 1970년대 아파트가 급속히 확산되기 전까지는 주로 변소라고 쓰였다. 아파트가 확산되고 밖에 있던 변소가 집 안으로 들어오면서 명칭도 화장실로 바뀌기 시작했다. 지금의 화장실이라는 말은 아파트 붐이 일던 1980년대에 통일한 명칭이다.

우리 속담에 ‘뒷간과 처가는 멀리 있을수록 좋다’라는 말이 있다. 화장실은 그만큼 쉽게 꺼낼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는 반증이다. 함부로 말하기 조차 어려웠던 우리나라의 화장실을 세계가 주목하기 시작했다. 2008년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중국이 ‘수원의 아름다운 화장실’의 벤치마킹을 위해 대단위 방문단을 파견하고 한국에 상주하는 외국통신사는 물론 외신기자들의 취재대상이 된 것이다.

   
▲ 17일 경기 수원 광교산 입구에서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하고 있는 심재덕 의원(열린우리당 / 수원 장안 / 전 수원시장) <사진 김영열 기자>
도대체 수원의 화장실이 어떻길래 세계가 주목하는 것일까?


수원시는 지난 1996년 화장실 개선을 위해 ‘아름다운 화장실가꾸기 운동’을 시작했다. 기존의 불결한 화장실은 대대적으로 보수하고, 부족한 지역엔 새로 지었다. 화장실 개선사업의 자금마련을 위해 ‘고의적으로 쓰레기봉투 가격을 올렸다’는 비난도 난무했고, ‘시장이 할 일 없으니까, 고작 하는일이 화장실만 고친다’는 구설수에도 올랐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은 수원의 화장실이 빛을 발휘한 것은 2002년 월드컵때다. 월드컵 경기장을 찾았던 외국 관람객들이 수원의 화장실에 감동을 받은 것이다. 반딧불이, 달맞이, 매여울 등, 이름도 제각각인 수원의 화장실이 도대체 어떻길래 외국인들이 놀란 것일까?

화장실 개선사업을 시작했던 심재덕 의원(열린우리당 / 당시 수원시장)은 “어렵고 힘들었지만 긴 시간을 참고 기다려준 수원시민에게 고맙다”며 지난날을 회고했다. 시민들의 빗발치는 비난이 이어졌지만 화장실 개선사업은 꾸준히 진행됐다. 현 김용서 수원시장도 ‘화장실 개선사업’ 만큼은 전 시장과 뜻을 같이 한 것이 오늘날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이다.

현재 수원시의 52개 공중화장실은 장애인협회 122명의 회원이 2교대로 관리하고 있다. 수원시청 화장실 담당인 박현주씨는 “년간 17억원이라는 관리비용이 들지만 107만 시민들과 수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훨씬 더 값진 선물”이라며 “청소년들에 의한 무분별한 파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시민이 한마음으로 리집 화장실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시민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이 아름다운 수원을 만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제 화장실은 ‘들어 갈 때 다르고, 나갈 때 다르다’는 말처럼 단순히 급한 용무를 보는 공간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 자신을 비춰 볼 수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곳, 자연의 경관을 살린 친환경 화장실 등 특색있는 화장실 조성에 자극을 주고 있는 것이다.

경제적 풍요와 함께 쾌적한 문화생활을 즐기려는 욕구가 화장실을 바꿔놓고 있다. 더러움의 대명사인 화장실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세계 언론이 주목한 수원의 화장실은 또 다른 변화를 꿈꾸며 오늘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 광교산 버스종점에 있는 다슬기 화장실 <사진 김영열 기자>


김점식 기자  sisatime145@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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