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 성인오락기 비리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23일 '바다이야기' 제작.판매사의 순이익 900여억원 중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500여억원을 몰수하기 위해 법원으로부터 추징보전을 허가 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17일 이들 두 회사가 예금과 부동산으로 남겨 놓은 500여억원을 빼돌릴 수있다고 판단, 추징보전을 청구했으며 앞으로 정치권에 리베이트 형식으로 들어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용처가 불분명한 나머지 400여억원의 행방을 추적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영등위 허가와 달리 오락기를 불법 개.변조해 얻은 수익은 범죄 수익금으로 볼 수 있다"며 "범죄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수익을 박탈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이날 영상물등급위원회와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을 압수수색한데 이어 상품권 발행 업체 주요 관계자 등 20여명에 대해 1차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도주우려가 있거나 혐의가 인정되는 사람 등을 중심으로 출국금지 조치는 계속될 방침"이라며 "아직까지 영등위와 게임산업개발원 관계자 중에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날 오전 전격 실시한 압수수색 자료와 서울동부지검으로부터 넘겨받은 수사기록에 대한 정밀 검토 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도주 우려가 있거나 혐의가 드러나는 경우, 영등위 및 게임산업개발원 관련자에 대해서도 출국금지 조치할 방침이다.

 검찰은  '바다이야기' 심의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영상물등급위원회 게임물 등급분류 소위원회 전.현직 심의위원 7~8명에 대해서도 조만간 출국금지 조치하고 검찰로 불러 사실 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은 또 상품권 발행업자 선정과정에서의 비리가 확인되면 19개 상품권 발행 업체와 인증은 받았으나 허위 자료를 제출한 사실이 드러나 취소된 22개 업체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벌일 예정이다.

 상품권 발행 19개 업체는 삼미, 한국문화진흥, 한국도서보급, 한국교육문화진흥, 인터파크, 싸이렉스, 해피머니아이앤씨, 씨큐텍, 안다미로, 싸이렉스, 다음커머스, 기프트캐시, 씨에스클럽코리아, 포리텍, 세이브존아이앤씨, 코윈솔루션, 동원리소스, 티켓링크, 차이컴, 코리아트래블즈 등이다.

 검찰은 앞서 오전 10시께 영등위와 게임산업개발원에 수사관을 각각 25여명씩 투입, 오후 4시까지 6시간 동안 압수수색을 벌여 게임기와 상품권 지정 신청 서류, 결과 보고서, 문화부 및 업체와의 공문, 컴퓨터, 회계장부 등 관련자료 일체를 확보해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들 두 기관과 함께 상품권 비리 의혹에 연루된 문화관광부에 대해서는 정부 부처임을 고려해 업무 협조 요청 방식으로 압수수색을 대신하기로 했다.

 검찰이 동부지검으로부터 수사 자료를 받자마자,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이번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심사과정, 권력실세 및 정치권 인사 개입설, 경품용 상품권 발행 과정 등 핵심 의혹이 집중된 영등위 및 게임산업개발원의 내부 자료 확보가 지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영등위는 '바다이야기' 등 성인오락기 심의 과정에서 4차례나 심의를 보류하고도 뒤늦게 이를 번복, 허가하는 등 권력실세 및 정치권 실세의 외압을 받았거나 오락기 사업자들의 로비가 있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게임산업개발원도 경품용 상품권 규모가 최근 2년 사이 4000억원대에서 27조원대로 급성장, 정치권 실세 외압 및 로비 가능성이 있다는 의구심을 일으켰다.

 실제로 경품용 상품권은 지난 2005년 3월 22개사를 발급업체로 지정하면서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으며 지난해 6월 22개 업체의 인증을 취소하고 같은 해 7월 상품권지정제를 도입, 19곳을 다시 지정하기도 해 이 같은 의혹을 가중시켰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수입업자 조모씨로부터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영등위 전 영화부장 홍모씨(57)에 대한 조사도 병행할 방침이다.

 검찰은 영등위 조직 규모가 비교적 작고 홍씨가 간부로 근무했던 점 등으로 미뤄 홍씨가 조씨의 청탁을 받고 다른 간부들에게 알선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