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얼빠진 경기도 "공증없이 사무 민간위탁" 남발 들통

국가 및 지자체의 고유사무와 관련해 민간의 전문성을 활용, 공공 효율성을 높이고자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민간위탁 제도가 당초 입법 도입취지와 목적에 부합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이와 관련 지자체 사무의 민간위탁에 있어 협약 체결시 법적으로 담보하고자 반드시 하도록 되어있는 ‘공증’(公證)을 경기도가 이를 방기(放棄)한 채 위탁 시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도는 2006년 6월 현재 총 49건의 민간위탁 사무 중 몇건을 제외하곤 각 실국마다 추진해 온 대다수 사무에 대해 공적 법률행위인 법무법인의 ‘공증’없이 무분별하게 남발. 추진해 왔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고되고 있다.



▲ 본지가 단독 입수한 경기도청 사무 민간위탁 협약 서류

시사타임이 지난 18일과 19일 양일간 경기도로부터 단독 입수한 위탁사무 추진 현황 및 관련 협약서등에 따르면 경기도는 2006년 6월 현재 본청의 산업정책과와 중기지원과 등 제2청 및 사업소를 포함한 총 21개 부서 49건의 사무를 민간에 위탁해 관리해 오고 있다.

그러나 도는 이들 공법인 및 단체 등과 사무 민간위탁 협약을 체결해 오면서 공증을 하지 않아 관련 법규에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는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관련 법규에 따르면 위수탁 협약서를 체결할때에는 목적과 위수탁 사무 및 기간을 특정해 두어야 하며협약의 해지 및 변경, 수탁사무 처리, 비품관리, 예산지원 및 집행, 정산보고, 지도감독, 위수탁 내역 등을 빠짐없이 기재한 후 문제 발생시 귀책 사유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 소재를 가리도록 규정해 두어야 한다.

이에 따라 협약서를 체결하면 필히 법무법인 등 공증인사무소에서 반드시 공증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 사진은 경기도 중소기업지원센터

취재 결과 청소년자원봉사센터와 보육정보센터가 그나마 공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취재 거부로 인해 확인하지 못한 일부 부서를 제외한 대다수 민간위탁 사무가 공증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도는 경기도청 어린이집 운영과 관련 수원여자대학과 총 3억3천5백만원, 2년 기간의 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나 공증을 받지 않았으며 또한 천주교 수원교구와 경기도 장애인종합복지관에 대해 3년 기간으로 3억7천만원에, 재활작업장 관리 운영과 관련 2년 기간으로 1억7천8백만원 등 총 5억5천만원에 위수탁 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나 공증없이 이루어 졌다.

도는 이뿐 아니라 매년 영세민들을 상대로 제공하는 가스, 전기 무료 개선.보수 사업 협약은 물론 경기도 중소기업지원센터 관리 운영 위수탁 역시 형식적인 협약만 체결, 이외에도 취업자 알선 및 전문교육 지원 목적으로 총 사업비 8억7천7백만원을 들여 경기 청년뉴딜 사업 명목으로 민간 업체인 인크루트와 (주)스카우트와 각각 위탁 협약하였으나 이 역시도 공증을 받지 않았다.



▲ 경기도 장애인종합복지관

이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고유 업무에 대한 민간위탁 제도 도입의 목적과 취지는 차치하고 당연 법률행위의 미비로 인해 절차상의 하자와 오류의 정도에 있어 자칫 민.형사상 문제 야기시에는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어서 소관 중앙정부는 물론 변호사 등 법률전문가 들의 자문을 통한 법률행위의 추인 등이 시급한 상황이다.

사안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도의 일부 부서 관계자들은 시사타임이 본격 취재에 나서자 “임의대로 보여 줄 수 없다. 정보공개 청구하라” “아무리 언론이라 해도 민간인에게 보여줄 수 없다”는 등 오만불손한 행태까지 보여 빈축을 자초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지난 91년 본격 지방자치 시대를 맞아 제정. 시행하고 있는 사무 민간위탁 제도는 지방자치법과 행정권한의 위임및위탁에관한 대통령령, 경기도 사무민간 위탁 조례에 법적 근거를 두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도지사의 권한에 속하는 사무중 일부를 다른 행정기관의 장(시.도지사를 포함한다 . 이하 같다)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법인.단체나 개인에게 위탁함으로써 민간의 자율적인 행정참여의 기회를 확대하고, 행정의 간소화와 능률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시사타임은 관련 법규를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는 경기도의 민간위탁 사무 전반에 걸쳐 좀더 구체적이고 심층적으로 취재해 기획 시리즈로 보도할 예정이다. ]

공증 [公證] 이란

특정한 사실 또는 법률관계의 존재를 공적으로 증명하는 행정행위.

준법률행위적 행정행위인 공증은 행정청(行政廳)에 의한 효과의사(效果意思)의 표시가 아니라는 점에서는 확인과 같으나 확인은 다툼을 전제로 하여 그 다툼을 해결하는 판단의 표시인 것에 대하여 공증은 다툼이 없는 것을 전제로 특정한 사항의 존재를 인정하는 인식의 표시라는 점이 다르다.

공증은 대체로 기속행위이며 요식행위이다. 등기부(登記簿)에의 등기, 등록원부(登錄原簿)에의 등록, 대장(臺帳)에의 등재, 회의록(會議錄)이나 의사록(議事錄)에의 기재, 증명서의 발급, 검인(檢印) 또는 증인(證印)의 압날(押捺), 인갇허가증의 교부, 여권(旅券)의 발행, 등·초본의 발급 등이 이에 해당한다.

공증의 일반적 효력으로서 공적 증명력이 발생하지만 그 효력은 진실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에 불과하므로 반증(反證)에 의해 다툴 수 있다.

공증의 개별적 효력은 각각 관계되는 법령이 정하는 바에 의해 발생한다. 예를 들면 각종 등기부와 등록원부에 등기 또는 등록을 함으로써 물권변동(物權變動)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 선거인명부(選擧人名簿)에 등재함으로써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 주민등록표에 등록을 함으로써 주택임차권(住宅賃借權)의 대항력(對抗力)을 갖게 되는 것, 광업원부(鑛業原簿)에 등록함으로써 광업권(鑛業權)을 취득하게 되는 것, 계약서(契約書)에 검인을 받음으로써 등기신청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