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용석 편집국장

언제부턴가 글 쓰기가 싫어졌다. 우울한 세상에 한동안 그렇게 지냈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놓은것도 아니다. 간간이 끌적거리기는 했으나 한번 놓은 펜은 이후 나의 필력을 한없이 무디게 만들었다. 어쩌다 몇자 적다보면 횡설수설 같아 겁이 나더니 숨이 목 끝으로 턱 받쳐온다. 아뿔싸! 글쟁이가 펜을 놓다시피 했으니 지금 꼬라지가 말이 아니다?

자고 나면 사건에, 일어나 보면 사고 투성이다. 무엇인지 감잡을 사이도 없이 세상이 너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언제나 세상은 늘 격동의 연속이다.

기자의 입장에서 보면 세상사가 모두 뉴스의 소재이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뭐니뭐니해도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소재, 특히 국내적으로는 남북간의 문제이다.

엊그제 북한의 NLL 침범과 함께 발생한 서해 교전만 해도 그렇다. 최근 남북 화해무드 조성으로 교류협력의 물꼬를 다시 틀것도 같았건만, 그래서 국민 모두가 이내 취해 있었던게 사실이다. 당시 교전 끝에 대파된 북측선이 즉각 퇴각함에 따라 더 이상의 불상사는 없었다고는 하나 이후 북한측의 대남협박 내용을 보면 가히 공갈협박의 수준을 넘어 금방이라도 도발을 해 올 기세이다.

이렇듯 남북간의 극단적인 대치상황을 지켜보노라면 우리가 한순간의 긴장도 풀어선 안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번 교전 역시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재차 확인 시켜준 좋은 계기가 됐다. 우리 군의 철통같은 방위태세 덕분에 국민들은 맘 편히 잠을 청할 수 있기에 큰 신뢰와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반면 국민들이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어지러운 문제가 여럿 있다. 바로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사업에서 부터 세종시 문제, 그리고 행정구역 통합이 바로 그것이다. 시발에서부터 현재까지의 파장, 파열음은 한겨울 동장군의 기습처럼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이 와중에도 빠지지 않는 메뉴 한가지, 여야 가릴것 없이 모두 국민을 들먹거린다. 연일 지리한 정쟁속에 애꿎은 국민들만 볼모로 잡혀 힘겨워 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역시 누가, 언제, 어떻게 풀지 걱정이다. 국민들이 국회의원에게 기대하는 것은 결코 되풀이되는 정쟁(政爭)이 아닌 화해와 협력, 상생의 큰 정치를 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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