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을 끌어온 검경간의 수사권 조정문제는 또 다시 해를 넘길 전망이다.

경찰이 검찰의 피의자 면담 서면 요청을 처음으로 거부하는 등 수사권 조정 문제를 놓고 검·경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사실상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에 따르면 대전지검은 지난 13일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피의자에 대한 영장 청구 전 면담을 서면으로 충남지방경찰청에 요청했으나 경찰측이 ‘법적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됐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이 검사의 서면지휘에 따르지 않은 것은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거부한 것으로,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즉 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를 보장한 관련 법률을 적용해 관련자들을 엄중 처벌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형법에는 ‘경찰의 직무를 행하는 자 또는 이를 보조하는 자가 인권옹호에 대한 검사의 직무집행을 방해하거나 명령을 준수하지 아니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년 이하 자격정지에 취한다’(139조)고 명시돼 있다.

검찰은 2003년 10월부터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사건 중 사안이 중요하거나 혐의가 불분명한 경우 검사가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피의자를 직접 불러 신문하는 ‘영장청구 전 피의자 면담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측은 “피의자에 대한 검사의 영장 청구 전 면담은 법적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피의자를 검찰청에 강제로 데려가는 것은 인권침해 우려가 있어 호송을 거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