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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S시의 H성인 PC방은 대낮인데도 입구가 굳게 잠겨있다. 가까이 다가서서 문을 두드리자 종업원이 손님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주었다.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정보가 돌기 때문이다.
컴퓨터
50여대가 늘어선 어두컴컴한 PC방의 컴퓨터앞에 앉자 종업원이 재떨이를 들고 다가왔다. 아르바이트로 보이는 종업원은 충전 금액을 묻고는 카운터로 향했다. 잠시후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인쇄된 얇은 플래스틱 충전카드를 내밀었다.
접속 전용프로그램을 켜고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넣자 충전한 금액보다 10%많은 숫자가 화폐단위인 ‘원’이 아니라 ‘알’이라는 단위로 표기되어 있었다. 원이라는 화폐단위를 쓸 경우 단속대상이고 적발시 도박장 개장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돈이 오가면서 교묘하게 법망을 피하는 방법이다.
이곳 S시청
주변의 요식업종은 장사가 안돼 문을 닫는 실정이지만 성인 PC방은 불황이 없다. 동네 어귀마다 화환이 놓여있는 개업집은 어김없이 성인PC방이 들어서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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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전용 카드 | ||
성인PC방은 일반게임장처럼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음반, 비디오물 및 게임에 관한 법률에 의해 학교정화구역 밖이면 어디서나 신고만으로 개업을 할 수 있다.
시청뒤 유흥가에 줄잡아 40여개의 성인PC방이 영업중이고 하루가 멀다하고 한집 건너 하나씩 생겨나고 있다.
강력한 사행성으로 무장한 성인 PC방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것은 부실한 법과 소극적인 단속이 가장 큰 이유다. 단속에 걸릴 경우 벌금만 내면 그만이고 업주 이름을 바꿔 다시 문을 열면 곧바로 영업을 할 수 있다. 하루에 천만원을 버는 성인 PC방이 벌금 2~300만원을 두려워 할 이유가 없다.
거기에 현장에서 현금이 오고 간 흔적을 발견하지 못하면 도박장 개장혐의를 적용하기도 쉽지 않다는게 단속경찰관의 전언이다. 일부 성인PC방은 단속에 대비해 대처방법뿐 아니라 컴퓨터를 순식간에 다운시켜 단속을 피하는 요령까지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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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박에 빠진 여자 | ||
업주의 말에
따르면, 기계를 공급한 운영업체는 경찰 단속에 걸려 기계를 압수 당할 경우 한번 더 기계를 세팅해주는 친절함까지 동원해 업주를 모집한다고 귀뜸했다.
성인PC방을 찾아 3만원을
충전하고 모두잃는 시간은 사람에따라 다르지만 단 한번 배팅에 몽땅 잃을 수도있다.
가장 작은 단위인 배팅금액 50알(원)짜리 포커 게임으로 취재기자가 잃는데 걸린시간은 단 15분.
아케이드게임과 달리 사람과 사람이하는 게임이라 딸 수 있는 확률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실력이 좋다거나 그날 재수에따라 확률도 달라진다.
그러나 이곳을 찾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자신이 잃고 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다. 매 게임마다 판돈의 5%를 시상금과 업주의 몫으로 떼어내기 때문이다.
결국
50만원의 판돈이 걸린 게임이라면 2만5천원은 게임수수료로 무조건 떼야하고 그 돈은 손님들이 부담하는 방식이다. 돈을 떼는 것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카드에 적립된 금액을 환전할 경우, 적립금액의 10%의 수수료를 환전상이 또 떼기 때문에 이래저래 고리의 수수료만 물게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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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문광위 손봉숙 의원이 밝힌 자료에 의하면 3월 현재 전국에 3만여개가 넘는 성인오락실이 난립하고 있으며, 연간 추정매출액이 합법적인 경마, 경륜, 경정과 강원랜드 카지노를 합한 매출액 10조원보다 무려 4배가 많은 40조원 규모라고 지적했다.
결국 대한민국이 온통 도박천국으로 변해가고 있는 셈이다.
이런 폐단을 일찍이 알아차린 김영삼 전 대통령은 전국에 있는 수백개의 슬롯머신영업장을 자신의 공약대로 모두
폐쇄시켰다. 그러나 개혁정권, 서민정권을 표방하는 참여정부는 도박산업에 대해 제대로 된 단속규정도 마련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대책없는 정부를 바라보며 오늘도 서민들은 패가망신의 늪속으로 서서히 빠져들고 있다. 도박공화국으로 변해가는 대한민국을 건전한 나라로 만들기 위해선 정부의 강력한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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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열 기자 sisatime62@yahoo.co.kr
김동연 “몇백조 써도 풀리지 않는 저출생, 사회 구조·의식 바꿔야”
